[샤버트]은하수 횡단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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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버트]은하수 횡단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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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횡단열차
 
kpc 샤를로트 르화 pc 휴버트 스튜어트
 
덜컹거리는 열차의 흔들림에 휴버트는 눈을 뜹니다. 얼마나 잠들어 있었던 걸까요?
 
눈을 뜨자 보이는 건 퍽 어두운 빛으로 깜빡거리는 열차 차량 내부의 조명과, 오직 달빛만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창문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눈을 뜬다)
 
아직 혼란스럽고 피곤한 정신. 곧장 휴버트의 귓가에 내려앉는 건 낮게 깔린 목소리의 열차 안내방송입니다.
 
다음 역은 이번 열차의 종착역인 알데바란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주시길 바라며, 폴라리스행 횡단열차 네뷸라에 탑승하실분께서는 첫 번째 게이트에서 환승 절차를…
 
… 네뷸라? 그런 열차가 있었나요? 알데바란은 어디인가요? 폴라리스는?
 
지능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머리 굴려본다..)
 
휴버트는 머리를 굴려 알데바란과 폴라리스는 별의 이름이라는 것 까지는 떠올릴 수 있지만 어째서 그런 것들이 ‘역’으로 언급되었는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애초에 어디에서부터 온 건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때, 휴버트는 누군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낍니다.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귓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휴버트의 눈앞에 내밀어지는 손.
 
휴버트 스튜어트:...(!)
 
샤를로트 르화:휴버트! 가자, 열차 놓치겠어. 은하수를 횡단하러 가야지.
 
휴버트 스튜어트:아, (잠시 멈칫했다가) 그렇죠. 얼른 가야겠네요. (자리에서 일어나며 샤를의 손을 잡는다)
 
샤를로트 르화:(웃으면서 휴버트의 손을 잡는다)응, 놓치기전에 빨리 가자.
 
"이번 역은 열차의 종착역인 알데바란, 알데바란 역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두고내리는 물건이 없으시도록 유의하여주시길 바랍니다."
 
덜컹, 덜컹. 빠르게 어두운 밤을 지나 달리던 열차는 서서히 속도를 줄입니다.
 
창문 너머로 빠르게 스쳐지나가던 풍경이 천천히 느려집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창밖을 잠시 보다가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를 내려다 본다.)
 
창밖을 살펴보고 싶다면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다시 창밖을 보며) 혹시 잊은 물건은... 없겠죠?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여전히 밤하늘입니다. 별들이 어지럽게 수놓아져 있고, 달빛이 은은하게 스며들어오는 밤.
 
샤를로트 르화:(끄덕이면서)여기 내가 들고있어.(들고있는 짐을 보여줍니다.)
 
이내 열차가 완전히 멈춥니다. 열차가 멈추고 나면 문이 열립니다. 이제 보니 열차 안에는 두 사람을 제외하면 승객이 아예 없었네요. 종착역이기 때문일까요?
 
휴버트 스튜어트:앗.(짐 보며) 제가 들까요? 무겁지는 않나요?
 
샤를로트 르화:괜찮아, 별로 무겁지 않은걸.(가볍게 미소)(기차가 완전히 멈추자)아, 내려야겠다.(휴버트의 손을 잡고 기차역으로 향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힘들면 언제든 저한테 주세요. ( 샤를을 따라 기차역으로 갑니다)
 
샤를로트 르화:앗...고마워.(두근..)
 
나가면 보이는 건 마치 유령 역과도 같이 아무도 없이 텅 빈 기차역이었습니다.
 
올라가는 계단도 스산하기만 하고, 역을 이용하는 승객이라고는 오직 단 둘 뿐인 것만 같습니다.
 
샤를로트는 이곳이 한 번 와본 적 있는 역인 것 마냥 자연스럽게 길을 찾아갑니다.
 
아무도 없는 역과 무인 매표소를 지나 환승 게이트까지. 꽤 복잡한길인데도 샤를로트는 익숙하게 걸음을 옮깁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여긴 사람이 별로 없는 역인가보네요.. (다시 샤를 보고) 샤를은 여기에 와 본적 있나요?
 
샤를로트 르화:응? 아니,나도 처음온곳이야. 하지만 길은 잘 알고 있으니까.(자신감있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휴버트 스튜어트:아, 미리 이 곳의 구조를 알아본건가요? 역시 샤를은 준비성이 뛰어나군요. 저는...(아무리 생각해도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떠오르지 않지만 일단 그건 말하지 않기로한다) ..아무래도 깜빡한 모양이에요.
 
샤를로트 르화:(칭찬에 쑥쓰러운듯한 표정을 지으며)응..너랑 같이 가는 여행이니까. 준비해놓고 싶었어.(헤헤)괜찮아, 깜박할수도 있지.(손을 잡고 역으로 마저 걷습니다)
 
샤를로트의 손에 이끌려 한참을 걸었을까요? 어느새 휴버트는 샤를로트와 함께 열차역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역에는 열차 한 대가 정차되어 있었는데 요즘 시대에서는 보기 드문 증기 기관차였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오.....)(기관차봄)
 
그리고 꽤 놀라운 풍경이 보이는군요. 아까까지만 해도 역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았는데, 이 역에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사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니였군요...
 
저마다 여행가방을 하나씩 끌어안고 열차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홀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온 건지 개인인 사람도 있었고, 가족 단위로 열차에 오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샤를로트 르화:그러게..생각보다 많네..(스윽 둘러보다가) 참, 환승할려면 차장실에서 미리 이야기를 해야해서..잠깐 갔다올게. 오래걸리진 않을거야.
 
휴버트 스튜어트:앗, 다녀오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샤를로트는 끄덕이면서 인파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러고 역을 둘러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NEBULA라는 커다란 글씨가 쓰인 열차와 선로였습니다. 역에는 벤치들과 자판기가 있고, 노선도도 붙어 있네요! 이렇게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역의 풍경 같습니다. 심지어 편의점도 있군요. 굉장히 본격적인 철도 역입니다.
 
열차, 선로, 자판기, 노선도, 편의점의 조사가 가능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두리번 거리다가 열차에 시선을 둔다)
 
네뷸라라고 쓰인 커다란 증기기관 열차입니다. 다소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열차 칸은 굉장히 길어 선로를 벗어나 있을 정도로 끝도 없어 보입니다.
 
가장 앞에 있는 칸은 차장 칸일텐데 창문부분에는 커튼이 드리워져 있어 내부가 보이지 않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이 열차에 타게 되는 건가? 안이 어떨지 궁금한데...)
(폴라리스행이라는 건 역이름만 폴라리스인건가....... 가보면 알게 되겠지만..)(여러 생각을 하며 시선을 선로 쪽으로 돌린다)
 
열차가 있는 일반적인 선로입니다.
 
...아니, ‘당연히’ 선로라는 것은지면 위에 존재해야하는 것인데...
 
이 선로, 허공에 떠 있습니다.
 
이성 판정(0/1)
 
휴버트 스튜어트:.....??(눈비빔)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시 봄)
??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선로가 발달된건가?)
 
아무리 눈을 비비고 다시봐도 선로는 여전히 허공에 떠있습니다.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 검푸른 색의 하늘 위에, 당연하다는 듯이 열차가 떠있습니다. 사람들은 별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위태로운 선로 위 열차로 걸음을 옮깁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요즘 선로는.. 허공에다가도 만들수 있나..?)(혼란)
(정신 다잡고 노선도를 보기로 한다)
 
역의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열차의 노선도입니다.
 
보이시나요?
 
휴버트 스튜어트:(보여요)
(일직선으로 가는 열차구나...)
 
현재 역은 알데바란이고 이 열차의 역은 여섯 개로 보입니다.
 
지금 휴버트가 있는 알데바란 역과 픽터 역, 오롤로지움 역, 시리우스 역, 케투스 역, 그리고 종점인 폴라리스 역까지요.
 
휴버트 스튜어트:(다 처음보는 역인 것 같은데...)
 
휴버트가 노선도를 확인하고 있으면 갑자기 곁에 어린 아이 한 명이 다가와서 휴버트에게 말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아이 본다)
 
아이:형! 형은 어느 역까지 가?
 
휴버트 스튜어트:어? 아... 저는 폴라리스 역까지 갈 예정입니다.
당신은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다.)
 
아이:폴라리스? 우리 엄마가 그랬는데 폴라리스는 갈 수 없는 역이라던데?(의아한 반응을 보이면서)..나는 케투스!(노선도의 케투스를 가리킨다)
 
어라,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샤를로트는 우리가 폴라리스까지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애초에 이 열차, 폴라리스 행이라고 했는데 폴라리스에 갈 수가 없다니 이게무슨 모순인지.
 
휴버트 스튜어트:폴라리스에 갈 수 없다고요...? 하지만...(노선도 다시 봄) 이 열차도 그렇고, 이 노선도에도 폴라리스 역이 나와있는데.... 폴라리스역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겁니까?
 
아이:그건 모르겠는데...(긁적)
 
휴버트 스튜어트:으음... 그렇습니까. (턱만지작...) 일단 알려줘서 감사합니다.
 
곧 아이의 부모님이 와서 아이를 데려갑니다. 아이가 사람만 보면 말을 걸고 싶어 한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이기까지 하면서요.
 
휴버트 스튜어트:아아..(꾸벅 인사하며) 전 괜찮습니다. 좋은 여행 되십시오.
(아이가 가고 난 뒤 몸을 일으켜 편의점 쪽을 본다)
(편의점과 자판기 중에 어느쪽이 더 가깝나요)
 
비슷합니다, 편의점 근처에 자판기가 놓여져 있네요.
 
휴버트 스튜어트:(잠시 고민하다가 자판기 먼저 가본다)
(자판기 살펴봄..)
 
역 한 켠에 놓여 있는 자판기입니다. 자판기 안쪽에는 단순한 음료수부터 시작해서 물티슈 같은 열차 여행에 필요한 생필품도 조금 들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휴버트, 돈은 있던가요?
 
휴버트 스튜어트:(돈..)(주머니 뒤적여본다)
 
휴버트는 주머니를 뒤적여 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뒤젹여봐도 동전하나 나오지 않네요.
 
휴버트 스튜어트:..........()
 
아무래도 한푼도 없는 모양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뻘줌해짐....)(돈도 없는데 편의점에 들어가서 둘러보기도 뭐하고..)
(그냥 얌전히 원래 있던 곳에 돌아가서 샤를을 기다리기로 한다)
 
휴버트는 얌전히 샤를을 기다립니다.
 
곧 샤를로트가 돌아오고, 돌아오는 타이밍에 맞춰 횡단열차 네뷸라가 커다란 소리를 내며 증기를 뿜어냅니다.
 
샤를로트는 차장과 잘 이야기가 되었으니 이제 열차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멋진 타이밍이네요. (열차 봄) 안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샤를로트 르화:그래? 그럼..빨리 들어가서 살펴볼까?
 
휴버트 스튜어트:좋은 생각입니다. (샤를 손 잡고 열차에 오른다)
 
휴버트와 샤를로트가 열차에 오르고 나면 자신의 객실을 찾아 짐을 옮기느라 분주한 승객들이 먼저 눈에 띕니다.
 
그러고 보니 휴버트는 지금 여행을 가고 있는 것일텐데, 짐은 어디 있죠?
 
휴버트 스튜어트:(앗) 그러고보니 저희 짐은... (샤를이 들고 있던가? 샤를쪽 본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가 바라보자)짐은 내가 미리 객실에 풀어놨어. (객실키를 들고)보고 싶으면 갔다와도 괜찮아.
 
휴버트 스튜어트:아.. 그런가요? 그럼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샤를로트 르화:응, 난 미리 자리에 앉아있을게.(객실키를 건네줍니다)
 
휴버트 스튜어트:(객실키를 받고 객실로 간다)
 
객실로 가서 문을 열면 내부는 1등석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열차 객실치고는 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좁긴 하지만 이정도면 큰 문제가 없겠지요. 창문 너머로는 우주와 비슷한 별하늘의 풍경이 보이고 깨끗하게 청소된 침구가 놓여 있습니다.
 
샤를로트의 자리로 추정되는 쪽에는 꽤 많은 짐이 풀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휴버트의 자리로 추정되는 쪽에는 썰렁할 정도로 뭔가 없군요.
 
휴버트 스튜어트:(내 짐이 별로 없었나보다)
 
침구, 샤를로트의 짐을 조사할수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침구부터 살펴본다)
 
하얗고 푹신한 베개와 부드러운 솜이불이 한 세트인 침구입니다. 침대 같은 건 따로 없어 보이는 게 아쉽네요.
 
휴버트 스튜어트:(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지 않지...)(베개 살짝 눌러봄)
 
푹신합니다, 베고자기 좋아보이네요.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짐쪽 슥 봄...)
(살짝 궁금한데... 그래도 함부로 보면....)(갈등함)
 
샤를로트의 자리로 보이는 곳에 한 가득 풀어진 샤를로트의 짐입니다.
 
뭔가 많아보이네요..
 
휴버트 스튜어트:(갈..등..)(살짝.. 보기만 하는건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고민..)
(결국 곁눈질로 보기로함..)
 
옷가지부터 시작해서 간식거리 같은, 여행하면 필요할 법한 물품들이한쪽에 잘 정리되어 늘어놓아져있습니다.
 
관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버트는 짐을 살펴보다 문득 위화감을 느낍니다.
 
여기에 있는 샤를로트의 옷들, 지금 샤를로트가 입고 있는 옷들이랑 똑같은 옷들입니다. 왜 굳이같은 디자인의 옷을 이렇게 또 챙겨왔을까요?
 
휴버트 스튜어트:...?
(그 옷이 마음에 들어서 여행 내내 계속 입고 싶었던건가.....)(흠터레스팅하다가 샤를에게 다 생각이 있겠거니 함)
 
휴버트가 객실을 둘러보고나면, 네뷸라가 출발을 한 건지 열차가 움직이는 느낌이 듭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창밖을 본다)
 
창문 너머로 화려한 우주가 보입니다, 반짝이는 별들 사이로 열차가 달리고 있음을 알수있네요.
 
휴버트 스튜어트:(예쁘다.... 지금이 아니면 저런걸 보기도 힘들겠지..)
(객실을 나와서 샤를에게로 돌아간다)
 
객실을 나오자 샤를로트가 자리에 앉아서 손을 흔들어줍니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 여기야.(손 흔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후다닥 샤를이 앉아있는 곳으로 간다)
 
샤를로트 르화:(웃으면서)구경잘했어? 객실 괜찮지?
 
휴버트 스튜어트:네. 생각했던 것보다 좋고 편안해 보이더라구요. (침구 떠올림) 베개도... 푹신하구요.
 
샤를로트 르화:그래? 마음에 드는거 같아서 다행이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옆에 앉으며) 그러고보니 아까 역에서 어떤 아이한테 이상한 말을 들었는데요.
 
샤를로트 르화:응? 무슨말인데?(갸웃)
 
휴버트 스튜어트:폴라리스역은 갈수 없는 역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 열차는 폴라리스가 종착역이잖아요? 폴라리스역에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걸까요...
 
샤를로트 르화:(아아..)그거라면...괜찮아. 별일 없을거야.(안심시키듯)...아마 착각한거 아닐까?
 
휴버트 스튜어트:..그런걸까요? 아무튼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네요. (창밖 보고) 이런 곳에 와볼 기회는 흔치 않을테니까요.
 
샤를로트 르화:응..그랬으면 좋겠다.
 
창문 너머로는 화려한 우주가 보입니다. 잠시 창밖을 바라보고있다보면 곧이어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이번 역은 그림의 별 픽터. 픽터 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실 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주시길 바라며, 이 열차는 3시간 후 다시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
 
네뷸라의 안내 방송음이 흘러나옵니다. 그림의 별? 여기저기에서 의문 담긴 목소리들이 들립니다.
 
듣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림의 별?)
 
열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대부분 의문문이 가득한 소리이지만요.
 
승객:"그림의 별? 여기는 뭐하는 별이지?"
"글쎄, 예술가들의 별이라든가 그런 게 아닐까?"
 
휴버트 스튜어트:(흠..)
 
승객:"정착하는 건 아니고… 그냥 구경해볼까? 괜찮으면 짐 가지러 다시 오고."
“ 나쁘지 않겠네. ”
 
주변 승객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샤를로트도 의문을 가지다가 휴버트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집니다.
 
샤를로트 르화:그림의 별은 어떤 별일까...너는 어떻게 생각해?
 
휴버트 스튜어트:그림의 별... (곰곰) 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림, 그러니까 예술과 관련되어있는 별이 아닐까요?
(다른 승객들 힐끔 보다가) 사실 저도 그림의 별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긴 한데,.... 저희도 잠깐 내려서 구경하고 가는 건 어떨까요?
 
샤를로트 르화:예술과 관련된...그럼 그림이 많이 있는걸까..(같이 곰곰히 생각해봄)구경할게 많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다가 휴버트의 말에)...아, 그럴까? 좋은 생각이야.
 
샤를로트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네뷸라는 달리는 속도를 서서히 줄여갑니다. 마침내 열차의 바퀴가 선로에 닿아 끼이익, 거리는 익숙하지 않은 소리를 냅니다.
 
네뷸라의 속도가 완전히 느려지더니 이윽고 완전히 멈춰서고, 열차가 증기를 뿜어내는 특유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후 열차 내에 감돌기 시작한 소리는,
 
"열차가 픽터 역에 정차하였습니다. 픽터 역에서 내리실 분들께서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도록 유의하여 주시고, 열차는 3시간 후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니 재탑승 의사가 있으신 경우 시간에 유의해주세요. "
 
… 끼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각 칸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무거운짐을 하나 둘씩 챙겨 역으로 내립니다.
 
샤를로트 르화:(내리는걸 슥 보더니)도착했나봐. 우리도 내리자.
 
휴버트 스튜어트:알겠습니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그림의 별... 어떨지 기대되네요.
 
휴버트는 샤를로트와 함께 열차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 얘! 너희는 어디서 왔니? ”
 
휴버트와 샤를로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어어 상황파악해본다)
 
마치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마을처럼 보이는 역이었습니다.
 
네뷸라가 멈춰선 역 주변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고, 역의 벽면에는 낙서에 가까운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 다소 누런빛을 띄고 있는 이 넓디넓은 거리에는 독특하게 생긴 집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비한 마을에 시선을 주기에는 지금 휴버트와 샤를로트를 둘러싼 사람들이 너무 많군요!
 
샤를로트 르화:(조금 놀란듯 휴버트 옆에 붙어있음..)
 
:“ 다들 이것 좀 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왔어! ”
“ 여기 신기한 사람도 있어. 얘들아, 안녕? 너흰 어디서 왔니? 이름이 뭐야? ”
“ 잠깐만, 너무 그러면 얘들이 놀라잖아! ”
 
휴버트 스튜어트:(당황스러운표정) 어... 잠시만요, 실례하겠습니다... (어떻게든 조금 더 한적한 곳으로 가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시끌벅적하고, 요란합니다. 다들 굉장히 활기가 넘치는 것 같군요.
 
픽터에 내렸던 다른 네뷸라의 승객들도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붙잡힌 모양입니다.
 
그때 몰려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이 대표처럼 휴버트와 샤를로트 앞으로 다가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대표자:안녕, 픽터에 어서와! 아까는 많이 놀랐지? 미안해. 다들 새로운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거든.
 
휴버트 스튜어트:아.. 안녕하십니까. (꾸벅 인사한다) 음... 전 괜찮습니다만...(샤를봄) 샤를, 괜찮습니까?
 
샤를로트 르화:으응, 난 괜찮아.(눈깜박..)
 
대표자:(둘 보다가)하하, 여기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보는걸 좋아하다보니..으흠.(헛기침)어쨋든..픽터에 온걸 환영해.
 
휴버트 스튜어트:감사합니다. 사람들이 다들 활기차 보이니.. 오히려 좋아보인다고 생각합니다. (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러고보니 저희가 이곳에 오는 것이 처음이라...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대표자:아아, 그러라면 맡겨둬.(기다렸다는 듯이) 여기는 픽터야! 꿈의 땅이라고 불리기도 해. 여기서는 말이야, 이루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거든.
사람은 끝없이 살아가고, 꿈을 꾸고, 이루어낼 때 가장 행복한 게 아니겠어?
 
휴버트 스튜어트:이루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다니... 그게 가능한겁니까? (조금 놀란 눈)
 
대표자:물론이지! 방금도 말했듯이, 사람은 이루고 싶은것을 이뤄낼때 가장 행복하지.(자신있게)
 
휴버트 스튜어트:물론 그렇게 된다면 정말 행복하겠지만.... (턱만지작..) 정말 꿈의 땅이라고 불릴 법하군요.
 
휴버트가 대표자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대표자는 갑자기 눈을 번뜩이며 휴버트와 샤를로트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대표자:그러니까, 이제 우리가 궁금한 게 아주 많은데 말이야...
 
휴버트 스튜어트:궁금한 것이라면.. 어떤것을 말하시는겁니까?
 
대표자:(!)이야기가 빠르군, 좋아. 답례로 마을이라도 구경하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는건 어때?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봄) 어떻게 할까요, 샤를?
 
샤를로트 르화:음...(잠시 생각하는듯 싶더니)너가 원하는대로.(미소지으면서 휴버트를 바라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전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벼운 미소를 지어보이다가 대표자 쪽으로 시선을 옮기며) 그럼... 안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대표자:좋아, 그럼 날 따라오라고.(마을을 향해 걷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과 함께 대표자를 따라간다)
 
대표자는 픽터를 안내하면서도 입을 멈추지 않습니다. 수다스러운 사람이로군요!
 
어쩌면 그림의 별 보다는 활기의 별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휴버트 스튜어트:(참 밝은 사람이군...)
 
대표자:우선 여기는 픽터에 있는 유일한 열차 역이야. 너희가 타고 온 열차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열차가 가끔씩 왔다 가. 꽤 멋지지?
 
대표자가 이렇게 소개하는 열차 역에는 꽤 높아 보이는 [시계탑]과 [안내판]이 붙어있었습니다. 확실히 대표자가 말한대로, 다소 고풍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으로 세워진 열차 역은 멋지다는 평을 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확실히.... 운치있는 풍경입니다. (시계탑을 올려다본다)
 
열차 역 사이드에 높게 세워져 있는 시계탑입니다.
 
가장 꼭대기에 달려 있는 시계는 지금 열두시를 가리키고 있는데, 열두시에서 시간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저 시계탑은... 원래 멈춰있는 겁니까?
 
대표자:(끄덕이면서)원래 그래. 픽터에서 시간은 중요하지 않거든. 시간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타협하느라 이루고 싶어 하는 걸 이루지 못하게 될 테니까. 슬프게도 말이지!
(질문에 대답을 마치자)참, 너희 둘은 어디에서 왔니? 어떤 관계야?
 
휴버트 스튜어트:(!!)(머쓱머쓱)저흰... 연인입니다. (살짝 부끄러워짐)
그리고.. 필레도라는 곳에서 왔습니다.
 
샤를로트 르화:(맞다는 듯이 끄덕이면서)(같이 머쓱부끄...)
 
대표자:오! 연인이라..정말 좋을때지..(음음.) 그럼...너희는 이 별에 머무를 생각이니, 아니면 다른 곳으로 떠나?
 
휴버트 스튜어트:저희의 목적지는 폴라리스니까요. 이 곳을 둘러보고 나면 시간에 늦지 않게 다시 열차에 오를 생각입니다.
 
대표자:(호오)그래? 신기하네,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성취라는 행복을 찾아서 머무르던데...너희의 행복은 무엇이길래?
 
휴버트 스튜어트:저희의 행복....... (한번도 깊게 생각해 본적 없는 것이였기에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제 행복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인 것 같습니다.
저에겐 딱히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욕심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전 그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있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의 말을 듣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저도...제 행복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게 좋아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다면..저도 행복하고요.
 
대표자:그렇구나..(둘의 말을 들으면서 내심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인다.) 너희는 너희만의 행복을 찾은 걸려나..좋아..그럼 마저 안내를 해줄까.(안내판을 슬적 보곤)
 
휴버트 스튜어트:(따라서 안내판을 본다)
 
픽터 역의 안내 간판에는 이 별을 소개하는 짧은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이곳은 꿈의 별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꿈의 별...)
 
대표자:자, 따라와. 아직 보여줄게 남아있으니까.
 
대표자는 말을 마치고 마을의 이곳저곳을 보여줍니다.
 
개성적이고 독창성이다 못 해 저런 데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걸까 의문이 드는 수준의 집들이며, 벽이나 바닥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왜 꿈의 별이 아니라 그림의 별이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다..)
 
이런 고딕풍의 거리를 걷고있다 보면 가끔 주변의 사람들이 대표자를 보고 좋은 아침, 좋은 점심, 좋은 저녁이라며 유쾌하게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관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여기도 가정집, 저기도 가정집. 집집마다 고개를 쏙 내밀며 인사를 해오는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사람이 많군..)
 
대표자:(인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같이 인사를 해주며 마을을 안내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대표자가 안내해주는대로 구경하며 걷는다)
 
샤를로트 르화:(안내를 따라걷다가 문득)...여긴..가정집만 보이는거 같네요..(주변을 둘러보면서)
 
휴버트 스튜어트:(앗 그러고보니.....?)
 
대표자:그건 다른 시설들이 필요 없으니까. 아마 너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겠지? 그렇지만 여기에 오래 있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걸. 아, 너희는 여기에 안 있으려나?
 
대표자는 태연하게 답해주고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깁니다.
 
이후로 대표자와 간단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마을을 둘러봅니다. 마을에는 독특한 모양으로 솟아나는 분수도 있고, 새들을 머리와 어깨에 잔뜩 얹은 채로 마을을 활보하는 특이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활기가 가득한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나면 어느새 멀리서 네뷸라의 경적 소리가 들립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이건.... 열차 시간이 벌써 다 된 모양입니다.
 
대표자:오..벌써 그렇게 되었나? 조금더 구경했으면 좋겠는데 아쉽네.
 
휴버트 스튜어트: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다면... 다시 구경하러 오겠습니다. 안내 감사했습니다.
 
대표자는 둘을 다시 역까지 데려다줍니다. 더 늦기 전에 열차에 올라야겠어요.
 
이곳이 참으로 멋진 별처럼 보인다고 해도, 휴버트와 샤를로트의 행복은 여기에서 찾을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이니까요.
 
휴버트 스튜어트:(다시 열차에 오른다)
 
다시 네뷸라에 오르면 대표자를 포함해 픽터의 사람들이 배웅하러 온 건지 역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그렇게 몰려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네뷸라의 승객이었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피어 있는 채로 네뷸라를 향해 손을 흔듭니다.
 
“ 조심해서 가! 너희도 꼭 너희만의 행복을 찾아! ”
 
휴버트 스튜어트:(창밖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준다)
 
네뷸라는, 다시 출발합니다. 선로 위를 한참이나 달리다가 이윽고 선로를 벗어나 다시 우주로 향합니다. 이 별에 도착했을 때 보다 더 적은 숫자의 사람만을 태운채로 말이에요.
 
샤를로트 르화:(다시 좌석객실로 돌아가 자리에 앉는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을 따라 앉는다)
 
샤를로트 르화:생각보다 괜찮은 별이였던거 같아, 너는 어때? 괜찮았어?
 
휴버트 스튜어트: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꿈을 이룰 수 있는 별이라니.... 꽤 인상적이였어요.
(기억을 더듬다가) 아까 창밖으로 보니 그곳에 남기로 결정한 것 같은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그들은 무언가 이루고 싶은게 있는 모양이겠죠.
저에겐 생판 남들이지만, 모두 행복해보여서 좋았습니다.
 
샤를로트 르화:(창밖에 있는 서서히 멀어지는 별을 보다가)응..정말 간절히 바라던 꿈을 이룰수 있다면 분명 행복하겠지? ...꼭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열차는 다음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다음 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열차 한칸을 조사할수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잠시 창밖을 보다가) 그러고보니 다음 역으로 가는 동안 다른 열차 칸을 구경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같이 둘러 보겠습니까?
 
샤를로트 르화:그러자, 어디부터 보고싶어?
 
휴버트 스튜어트:이 앞 칸은 식당칸 인것 같던데, 식당부터 둘러볼까요?
 
샤를로트 르화:좋아.(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칸으로 가본다)
 
네뷸라는 먼 길을 횡단하는 열차인 만큼 승객들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식당칸이 따로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식당 칸에는 승무원이 관리를 하고 있는 게 대부분일 텐데 네뷸라에는 승무원은 커녕 차장이나 기관사도 보이지 않는것 같았죠. 식당 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째 승무원 같은 사람은 커녕 식당 칸에 일반 승객들마저도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흠..) 아까 그 픽터 역에서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내린걸까요...
 
샤를로트 르화:그럴지도 모르겠네..꽤 많이 내렸으니까...
 
휴버트 스튜어트:조금 특이한 열차라는 생각은 했지만 정말 승무원이 한명도 보이지 않을 줄은 몰랐군요. (식당을 둘러본다)
 
식당 칸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바닥에 고정된 채로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코너부분에 [카운터]가 있고, 그 안쪽으로 주방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입니다.
 
물론 주방장으로 보이는 승무원도 없지만요.
 
휴버트 스튜어트:(테이블과 의자를 살펴본다)
 
열차 칸의 양 사이드에 고정된 채 쭉 늘어서 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입니다.
 
테이블위에는 새하얀 식탁보가 놓여 있고, 식기들도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습니다. 아무도펼쳐보지 않은 것 같지만 메뉴판도 있네요.
 
휴버트 스튜어트:정리는 깔끔하게 되어있네요. (메뉴판을 만지작 거리다가 카운터 쪽을 본다)
 
원래는 주문을 접수받는 카운터로 보이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습니다.
 
주문판을 만지작 거리는걸 본 샤를로트가 말을 겁니다.
 
샤를로트 르화:...혹시 배고파?
 
휴버트 스튜어트:....어... 배가 고픈 건 아닙니다. (왠지 머슥해짐) 그냥 이런 곳에 직원이 한명도 없으니 조금 신기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잠시 일이 생겨 자리를 비운 걸까요?
 
샤를로트 르화:하긴..원래라면 사람이 꽤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럴려나..바쁜걸지도 모르겠네..(같이 살짝 둘러보곤)
 
휴버트 스튜어트:(두리번 거리다가 주방 쪽을 흘긋 본다)
 
휴버트는 주방을 흘긋 살펴보지만 어째 사람이 있는 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말 아무도 없는거 같아요.
 
휴버트 스튜어트:(휴가 냈나..?)
여기는 아무도 없는 것 같으니 앞 칸으로... (갈수있던가? 살펴본다)
 
식당칸은 다 둘러본거 같습니다. 좌석객실로 돌아가도 괜찮을거 같아요.
 
휴버트 스튜어트:(두리번거리다 샤를본다) 그럼 돌아갈까요?
 
샤를로트 르화:응, 그러자.(끄덕)
 
둘은 좌석객실로 돌아갑니다.
 
자리에 앉자 행성을 둘러보느라 지치기라도 한 건지 피로감이 조금 밀려옵니다.
 
그러나 잠이 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객실에서 아이가 우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아이:싫어! 안 내릴래!
 
아이가 떼를 쓰는 건지 크게 소리를 지르는 어린아이 목소리가 들립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잠깨며)
 
주변을 둘러보면 휴버트의 뒤쪽 좌석에 앉은 아이 한 명이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떼를 쓰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아이에게 다다음 역에서 내려야한다고 아이를 달래지만 아이는 울음을 그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굉장히 곤란해 보이는 눈치입니다. 주변의 승객들도 처음에는 아이를 바라보는 듯하다가, 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되니 조금씩 불편한 기색을 지울수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되니 조금씩 불편한 기색을 지울수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는 왜 저렇게 열차에서 내리기를 거부하고 있는 걸까요?
 
주변 승객들도 불편하다는 기색을 내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개중 몇몇은 이해한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때 옆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승객 한 명이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자연스럽게 가족들의 좌석 옆에 앉아서 자장가처럼 들리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승객과 아이 본다)
 
붉은 눈의 전갈, 넓게 펼친 독수리의 날개
 
파란 눈을 가진 강아지, 빛나는 뱀의 똬리
 
오리온은 소리 높여 노래하고 이슬과 서리를 떨어뜨리네
 
안드로메다의 구름은 물고기 입 모양
 
큰 곰의 발을 북쪽으로 다섯 보 뻗어낸 곳
 
작은곰의 이마 위는 돌아가는 하늘의 기준점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아이는 떼를 쓰던 것을 멈추고 조용히 노래를 듣습니다.
 
샤를로트 역시도 노래를 듣더니 작게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하네요.
 
아이는 한참이나 떼를 쓰느라 피곤해졌는지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잠에 들어 조용해집니다.
 
휴버트 스튜어트:그래도 별일 없이 해결되서 다행이네요...(소곤)
 
샤를로트 르화:응...다행이다.(조용히 끄덕이면서 다시 노래를 따라 흥얼거립니다.)
 
기나긴 열차 여행에 피곤해진 승객들도 하나 둘씩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 시작하네요.
 
휴버트도 잠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z....zZ)
 
샤를로트 르화:(자는거 흐뭇하게 보면서 작게 웃는다.)잘자...(손 꼭 잡아줌)
 
휴버트 스튜어트:(왠지 따스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잠든다)
 
휴버트는 깊은 꿈을 꿉니다.
 
...아니, 꿈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꿈에서도 휴버트는 열차에 타고 있었으니까요.
 
곁에는 샤를로트가 있었고, 창문 너머로는 은하수가 가득한 밤하늘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꿈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건, 휴버트가 탄 열차는 새하얀 눈이 깔린 선로를 달리고 있었다는 점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샤를로트는 따듯해 보이는 옷을 입은 채로 창문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고, 같은 열차에 탄 수많은 승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 네뷸라가 덜컹, 하는 소리에 휴버트는 꿈에서 깨어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꿈에서 깨어났을 때 보인 건 곁에 있는 샤를로트의 모습이었습니다.
 
관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잠 덜깸)
 
비몽사몽한 정신이지만 휴버트는 꿈속과 지금 이곳이 미묘하게 익숙하다는 것만을 느낍니다.
 
워낙 정신없는 하루였으니, 이 하루의 이야기를 꿈으로 꾼 것이었을지도 모르지요.
 
휴버트 스튜어트:(눈비빔..)
 
샤를로트 르화:..잘 잤어?(깬것을 보고 웃으면서) 엄청 잘 자던데..
 
휴버트 스튜어트:아.... (부끄러움) 그런가요? 피곤했나봅니다... (뒷머리 긁적)제가 너무 오래 잤나요?
 
샤를로트 르화:(웃으면서 고개 젓는다)아니, 곧 다음역에 도착할거 같아.(창문밖 잠깐 보고) 딱맞게 일어났어.
 
휴버트 스튜어트:그렇다면 다행이군요. 다음역이... (잠깐 생각하다가) 오롤로지움역이였나요?
 
휴버트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것인지, 곧 네뷸라의 안내방송음이 들려옵니다.
 
"이번 역은 기계의 별 오롤로지움. 오롤로지움 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실 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주시길 바라며, 이 열차는 3시간 후 다시 다음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기계의 별이라는 말에 객실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열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약간은 토론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는군요.
 
승객:“ 기계의 별이라면 뭘 하는 별일까. 기계들이 사는 별일까, 아니면 별 자체가 기계로 이루어져 있을까? ”
“ 글쎄, 기계같은 사람들이 사는 별인 건 아닐까? ”
“ 그건 조금 무서운 말인걸. 사람이 기계 같다니. 너무 부자연스럽잖아. ”
“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수도 있어. 유능하다는 것 아니야? ”
 
주변 승객의 목소리를 듣던 샤를로트는 휴버트에게 말을 겁니다.
 
샤를로트 르화:나도 잘 모르지만...오롤로지움은 상당히 특이한 별인가봐..
 
휴버트 스튜어트:그런가요? (곰곰..) 전 좀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픽터 역의 사람들처럼 이곳의 사람들도 개성넘치고 행복한 사람들일지 궁금해졌거든요.
 
샤를로트 르화:(기대가 된다는 말에 다시 생각하다가)그럼...이번 별도 내려서 둘러볼까?
 
휴버트 스튜어트:(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할까요?
 
샤를로트 르화:(휴버트 환한 웃음보고 기분 좋아짐)응, 그렇게 하자.(덩달아 밝은 목소리로)
 
오롤로지움 역에 가까워지자 열차는 천천히 속도를 줄입니다.
 
다만 다른 행성에 정차하는 것 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열차의 바퀴가 선로에 닿은것 같은데도 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이윽고 묵직한 흔들림이 한 번 느껴집니다. 그러더니 네뷸라가 완전히 멈춥니다. 열차가 증기를 내뿜는 소리가 한 번 들리고, 안내방송음이 흘러나옵니다.
 
" 열차가 오롤로지움 역에 정차하였습니다. 오롤로지움 역에서 내리실 분들께서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도록 유의하여 주시고, 열차는 3시간 후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니 재탑승 의사가 있으신 경우 시간에 유의해주세요. "
 
… 끼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각 칸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선뜻 내리지 않습니다. 창문 너머로 그야말로 ‘절제’되어 있는, 완벽하게 열을 맞춰 세워진 커다란 도시가 보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객실과 이 부근에 감돌고 있습니다. 흠집이나 오점 하나 허용치 않을 것 같은 완벽한 도시의 앞에서 멈춰선 사람들.
 
…긴 침묵을 깨는 사람은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먼저 짐을 하나둘 챙겨 네뷸라에서 내립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네뷸라에서 내립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사람들의 반응이 픽터역과는 다르네요. "기계의 별" 이라서 그런걸까요?
 
샤를로트 르화:응..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그런가봐. 픽터랑은 정 반대인거 같네..
...우리도 내릴까?
 
휴버트 스튜어트:좋아요. (샤를의 손을 잡고 일어난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 손 꼭잡고 열차 밖으로 향한다.)
 
네뷸라에서 내리면 도시의 모습이 더욱 눈에 잘 들어옵니다.
 
하늘을 가릴 듯 솟아 있는 높은 고층 빌딩과 하늘에 날아다니는 자그마한 비행선들. 마치 콘크리트 정글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때 누군가 휴버트와 샤를로트의 팔을 어디론가 잡아당깁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아이:잠깐, 뭐하는 거야. 여기에 있지 말고 빨리 따라와!
 
샤를로트 르화:..?(깜짝 놀란채로 아이 봄)
 
이건… 어린 아이의 목소리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누구..
 
휴버트가 의문을 품자, 아이는 재차 당돌하게 말합니다.
 
아이:빨리 와..! 안 그러면 걔네들이 와서 잡아갈 거란 말이야.(팔을 계속 잡아 당기면서)
 
휴버트 스튜어트:잡아간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일단 따라간다)
 
아이:지금은 급하니까 일단 따라와!(두명을 끌고 골목으로 들어간다)
 
샤를로트 르화:..?(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따라간다)
 
휴버트 스튜어트:??? (당황스러운 표정..)
 
아이는 휴버트와 샤를로트를 데리고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갑니다.
 
세 사람이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으로 키가 큰 사람이 한 명 스쳐지나갑니다.
 
아이:(골목 바깥을 살펴보다가)...다행이네. 그냥 지나갔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온 거야?!
 
휴버트 스튜어트:.... 무슨 생각이냐뇨? 저희는 이 곳이 '기계의 별 오롤로지움' 이라는 것 밖엔 모릅니다. 일단 당신이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주셔야 할것같습니다.
 
아이:(끙...)...여기는 오롤로지움. 그야말로 최악의 별이지. (투덜대면서)대체 여기가 뭐가 좋다고 사람들을 저렇게나 많이 데려온 거야?
 
휴버트 스튜어트:최악..?
 
아이:..방금 지나간 건 오롤로지움에서 흔히 볼 수 있는…사람들이야.
..사람들이었다고 해야겠지.
 
휴버트 스튜어트:사람들"이였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아이:여긴 기계의 별 오롤로지움이야. 슬픔이라는 감정이나 마음이 상처 입는 게 무서워서 기억도 감정도 마음도 싸그리 지워버린 바보들의 별. 방금 우리한테 온 것도 우리가 아직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야.
 
아이는 척 보기에도 이 별을 별로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이는 질문에 몇 가지 답을 해주다가 말합니다.
 
아이:아무튼, 이 별에 너무 오래 머물지 마. 쟤네들은 저런 모습이 되는 게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인 줄 안단 말이야.
 
휴버트 스튜어트:하지만... (잠시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다 다시 아이에게 시선을 둔다) 저들이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지워버리고 기계가 된것도 그들의 선택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들의 행복이 될 수 있을겁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 정답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당신은 저들을 그렇게나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서 왜 이 별에 머물고 있는 겁니까?
 
아이:뭐?!(휴버트의 말에 경악하듯이 봄)...(그래도 사람상대로 굳이 화를 내고 싶지는 않은지 진정한다.) 그거야..여기 뭣도 모르고 내린 사람들을 위해서지. 대충..보호..라고할까.(흠) 남이 멋대로 정한 행복에 휩쓸려 감정도 기억도 없는 기계가 되는건..(싫다는 듯 몸서리를 친다)
 
휴버트 스튜어트:그러면 당신은 저 사람들처럼 감정을 지우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그뿐이죠.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그나저나 당신은 참 친절한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싫어하는 곳에 머무르며 사람들을 지켜준다니... 그것이 당신의 행복입니까?
 
아이:그렇지, 난 앞으로도 여기서 이 별의 유일한 순수인간으로 남을거야. 그게 내가 생각한 행복이기도하고.(자신있는 목소리로)..친절하긴, 아무것도 모르는 기계가 되서 후회하는 것보단 낫지. 기계가 되면 후회도 못느끼겠지만. ..뭐, 여기 온김에 둘러보기나 해봐.
 
그러며 아이는 어두운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휴버트와 샤를로트도 골목에서 빠져나와 이 거대한 콘크리트 정글이나 다름없는 별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그래도 착한 아이군요. (빠져나가는 거 바라보다가) 샤를, 저희도 여기서 나가서 저 빌딩들을 구경할까요?
 
샤를로트 르화:(가볍게 웃다가)응, 저 아이랑 함께면 여기 구경은 걱정 안해도 될거같아.(조금은 장난스레 이야기한다)
 
어두운 골목에서 빠져나와 주변을 살펴보면, 높게 세워진 고층 [빌딩들]과 [전광판]들, 그리고 그 사이를 걷는 [행인들]이 보입니다. 네뷸라가 정차해 있는 역도 아주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안내판]도 금속으로 번쩍번쩍 빛나고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여긴... 굉장히 멋지군요. (빌딩들 올려다본다)
 
이 도시를 가득하게 매우고 있는 고층 빌딩들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끝없이 솟아 있어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기분마저도 듭니다.
 
관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어지럽다..)
 
높은 건물들의 향연에 눈 앞이 어지러워지기만 합니다.
 
아이:그거 알아? 이 도시는 말이지, 영화관 같은 것도 없어.(불만스러운듯이)
 
휴버트 스튜어트:오...(턱만지작..) 이 곳 사람들은 그럼 어떤 문화생활을 합니까?
 
아이:없어, 즐겁다는 감정도 못느끼는데. 그런걸 할리가.
 
휴버트 스튜어트:그렇군요....
이 곳의 사람들이 부디 그 선택에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당신이 말한대로 이제 그런것은 못 느끼겠지만 말입니다.
 
아이:...그거야 그렇겠지.(툴툴댄다)
 
아이는 툴툴대면서 계속 도시를 안내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빌딩 곳곳에 있는 전광판 본다)
 
고층 건물 윗부분에는 꼭 하나씩 달려 있는 전광판입니다. 각기 다른 색으로 형형하게 빛나고 있는 전광판은 저마다 다른 광고 내용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광고는 다름 아닌 ‘기억 소거’와 ‘감정 소거’에 관한 내용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저게 그..)
 
오롤로지움에서 기억과 감정은 지울 수 있는, 그것에서 더 나아가서 지워야만하는 것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샤를로트도 꽤 복잡미묘해보이는 표정으로 이런 전광판의 광고 문구들을 올려다봅니다.
 
샤를로트 르화:...(복잡한 표정으로 광고문구를 올려다본다.)감정을 꼭..지워야하는 걸까?
 
휴버트 스튜어트:(곰곰)사실, 지우면 좋을 법한 감정이나 기억들은 분명 한두가지 정도는 존재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까지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과,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 뿐이죠.
그리고 저는 어느 한쪽을 선택하더라도 그들을 비난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생각을 저희가 이해할수 없는 것처럼, 그들 또한 우리를 이해하지 못할테니 말입니다. 그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열을 내봤자 거기서 이득을 얻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감정만 더 상할뿐이니까요.
 
샤를로트 르화:...내가 생각이 짧았던 걸지도 모르겠네. 각자 나름의 고민이 있고 그 고민과 생각끝에 내린 결정이였을텐데, 어쩌면 그 사람들에게 이게 최선의 선택이였을지도 몰라. 각자의 고통은 각자만 느낄수 있을테니까, 그 사람들에겐 기억과 감정이 그만큼 고통이였을지도.(복잡했던 느낌이 어느정도 가셨는지 한결 차분한 표정을 짓는다.)
 
휴버트 스튜어트:(그런 샤를을 보고 흐뭇한 표정 지으며) 샤를의 고민이 해결되는 것에 제가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네요.
 
샤를로트 르화:(살짝 웃고)고마워, 덕분에 괜찮아진거 같아.(기쁜듯 웃는다)
 
휴버트 스튜어트:저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감정과 기억은 지우지 않는 편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감정이 있기에 받는 상처는 굉장히 아프지만 동시에 감정이 있기 때문에 받는 행복감은 말로 다 할수 없이 즐겁고 황홀합니다.
저는 이 즐거움 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주변의 행인들을 둘러본다)
 
오롤로지움의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행인들입니다. 그 누구 하나 급하게 달려가거나 여유를 부리는 일 없이 걷는 속도가 일정합니다.
 
획일화된 프로그래밍 코드를 심은 기계도 저렇게는 안 움직이지 않을까요?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심리학 판정 시도가 가능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으음..)(지나가는 사람을 계속 쳐다보는 것은 실례지만..)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8
판정결과: 보통 성공
(?)
 
:0
 
표정과 몸짓, 움직임에서 감정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을 살펴본다는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이래서 기계의 별이라고 불리는 거군..)
 
그 외에는 알아낼게 없는것 같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음... (앗 그러고보니) (안내판 본다)
 
금속에 음각으로 글자가 새겨져 있는 이 별에 대한 안내판입니다. 적혀 있는 글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별은 완벽의 별입니다.]
 
아이:완벽은 무슨.(불만스럽게)
 
휴버트 스튜어트:완벽...
 
정말 어디를 보아도 똑같은 건물에, 똑같은 걸음의 행인들, 화려하게 빛나는 전광판과 네온사인만이 전부인 별입니다.
 
오롤로지움의 도시를 약간 둘러보고 있자면 아이가 질문을 하나 건넵니다.
 
아이:이 행성 사람들, 외부인이 보기엔 어때? 행복해 보여?
 
휴버트 스튜어트:흠, 겉으로만 봐서는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인 "행복해보인다" 와는 거리가 멀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행복은 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인, 그것도 외부인인 저희가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되는 문제같습니다.
 
아이:...(생각하던 답과는 조금 달랐는지, 영 이해할수 없다는 듯 고개를 기울입니다.)
 
도시의 스쳐가는 행인들과 별 볼일 없이 획일화된 건물들을 보고 있다 보면 네뷸라가 출발 시간을 알리는 경적을 울립니다.
 
아이는 이 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는 둘에게 이제 드디어 돌아가는 시간이냐고 말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아, 네. 그렇습니다. 열차를 타지 못하면 안되니까....
 
아이는 떠난다는 말에 굉장히 홀가분해보이는 모습으로 휴버트와 샤를로트를 역까지 데려다줍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여기까지 배웅해줘서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함)
 
다시 네뷸라에 오르면 아이는 여전히 당돌해보이는 투로 역에서 휴버트와 샤를로트를 향해 이야기합니다.
 
아이:남이 멋대로 정의해주는 행복 같은 건 믿지 마. 알았어?
알았으면 조심해서 가! 되도록 이 별은 다시 돌아오지 말고.
 
그러고선 아이는 휴버트와 샤를로트를 향해 두 팔을 흔들어 보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충고 감사합니다. ( 손흔들어주며)
 
이후 네뷸라는 오롤로지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말끔하게 정돈된 선로를 달려갑니다.
 
사람의 수가 처음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저 별에 남은 사람들은, 행복할까요? 그들은 그걸로 만족했을까요?
 
휴버트 스튜어트: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군요....
이러다가 폴라리스로 도착할 때 쯤에는 저희만 남겠어요.(농담조)
 
샤를로트 르화:(농담에 아하하, 웃으면서)그럼..우리 둘이서 끝까지 함께 가는거네?
 
휴버트 스튜어트:그렇군요. (미소 지으며) 끝까지....
 
역을 지나고 열차가 평탄하게 달려갑니다. 그때, 갑자기 열차의 안내방송음이 들려옵니다.
 
객석에 계신 승객 여러분께 알립니다. 본 횡단열차 네뷸라는 현재 터널로 진입할 예정입니다.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 흔들림이 다소 있을 수 있으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되도록 현재 있는 자리에서 이동을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터널도 있었군요.
 
샤를로트 르화:(방송을 듣더니)응, 자리에 앉는게 좋겠다.(휴버트의 손을 잡고 좌석객실로 향합니다)
 
안내 방송음이 들려오자 창가에 앉은 승객들이 창문 바깥을 내다보며 연신 감탄을 내뱉습니다.
 
바깥에 무엇이 있길래 그럴까요?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손을 잡고 따라가다가 문득 바깥을 본다)
 
자리에 앉아 바깥을 내다보면, 저 앞부분에 커다랗고 검은 구름과 유사한 물질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걸 터널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샤를로트는 휴버트에게 자리를 꽉 잡고 있으라고 주의를 줍니다. 생각하는 것 보다 더 크게 흔들릴수도 있다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고요.
 
휴버트 스튜어트:아.... 네. (어느정도까지 흔들리길래..)
 
샤를로트 르화:(휴버트의 손을 꼭 붙잡는다.)
 
샤를로트가 그렇게 경고를 준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장 열차가 굉장히 크게 흔들립니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고, 무언가 열차를 때리는 것 같은 불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람들의 술렁이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쾅!
 
커다란 소리가 들립니다. 창문 너머로는 오직 검고 검은 빛 구름 덩어리만 보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어어)
 
그리고 불현듯 휴버트의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어떤 광경 하나.
 
사무치게 춥습니다. 금방이라도 의식을 놓아버릴 것만큼, 살을 에는 바람이 불어옵니다.
 
휴버트의 눈앞은 새하얗게 빛나기만 합니다. 그곳에 어지러운 붉은빛이 뒤섞여있습니다.
 
그리고 좁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망가지고, 여기저기가 부서져 찌그러진 열차의 모습입니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
 
휴버트 스튜어트:......?
 
그러나, 이윽고 그런 풍경은 모두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찡글..)
 
샤를로트의 부름 때문에요. 휴버트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네뷸라는 어느덧 ‘터널’이라 불리는 공간을 빠져나온 뒤였습니다.
 
승객들의 소란스러운 술렁임도 차츰 가라앉아 완전한 고요를 되찾았습니다. 운이 좋지 않았다면… 이런 아득한 우주 공간 속에서 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을까요?
 
휴버트 스튜어트:.......(눈비빔)
 
휴버트도, 샤를로트도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샤를로트 르화:...괜찮아..?(걱정이 되는지 손을 놓지않은채로 바라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괜...찮은것 같습니다. 잠시 헛것을 본 모양이에요.
 
샤를로트 르화:...정말로...?...괜찮다면 다행이지만...(그럼에도 약간은 슬픈듯한 표정을 짓는다)
 
휴버트 스튜어트:..?
왜..그래요? 샤를? 전 정말 괜찮습니다.
....(안심시키려는듯 덧붙이며) 정말로요.
 
샤를로트 르화:(안심시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고)..응...너가 걱정되서 그랬는데...오히려 내가 널 걱정시킨거 같네..(머쓱한듯 긁적..)
 
휴버트 스튜어트:아.. 아닙니다. 전 그저... 제가 샤를을 너무 걱정시킨 것같아서요. 별 것 아니였습니다.
 
샤를로트 르화:괜찮아, 별 거 아니여서 다행이다...(안심한듯 바라봅니다.)
 
다음역에 도착 할때까지 객실 한 칸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그러면.. 기분 전환도 할 겸 열차 구경이나 더 할까요?
 
샤를로트 르화:...그러는게 좋겠다(끄덕이면서), 이번에는 어딜 볼꺼야?
 
휴버트 스튜어트:흠..(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저희 객실 뒤쪽으로 가볼까요? 아까 보니까 사다리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샤를로트 르화:객실뒤면...맨 끝 칸이지? 그럼 바깥도 볼수있겠다.
 
휴버트 스튜어트:간 김에 한번 보고 오죠. (샤를 손 잡고 일어난다)
 
샤를로트 르화:응.(끄덕이면서 일어남)
 
둘은 바깥쪽 칸으로 향합니다.
 
열차의 가장 뒤쪽, 아예 열차 바깥으로 나와 있는 칸입니다. 혹여나 떨어지거나 뛰어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난간이 세워져 있습니다.
 
완전한 바깥으로 보이지만, 바깥으로 나가더라도 문제없이 숨을 쉴 수가 있습니다.
 
바깥쪽으로 나가보면 네뷸라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 바깥쪽에서 [열차의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건지 사다리도 있네요.
 
휴버트 스튜어트:(지나온 길을 본다)(벌써 두 역이나 지나왔지....)
 
휴버트는 네뷸라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봅니다. 지나온 길을 보면 선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아득하게 먼 우주공간과 지금까지 지나왔던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는 것만이 보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아름답네요.... (우주공간과 별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지금 이 순간을 샤를과 함께 해서 너무 좋아요.
 
샤를로트 르화:(쑥쓰러운듯 얼굴을 감싸다가 휴버트의 옆에 가까이 붙어 손을 잡는다.)나도...(손을 조금 더 꼭 잡더니)너랑 함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몰라. 정말...너랑 만난건 내 삶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이였어.(천천히 미소지으면서)
 
휴버트 스튜어트:그거 엄청난 우연인걸요. (샤를쪽으로 시선을 돌리곤 눈높이를 맞춘다) 저도 그렇거든요. 저 또한 샤를을 만나게 된 것이 제 삶에서 손꼽히는 행운이자 최고의 행복입니다. 그리고, 지금 샤를과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제게 행복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환하게 웃어보이며) 저와 함께해주어서 언제나 고마워요 샤를.
 
샤를로트 르화:아하하...너가 그렇게 말하니까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올거 같아..(장난스레 웃으면서)(천천히 고개를 기울여 이마를 살며시 마주대고는)나도 고마워..언제나 함께 있어줘서..(눈을 감더니 가볍게 입을 맞춘다.)
 
휴버트 스튜어트:(!!!)(잠시 놀라 굳었다가 이내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오른손을 올려 샤를의 뺨을 감싸며 부드럽게 입술을 포갰다.)
 
샤를로트 르화:(!)...(자신의 뺨을 감싸는 감촉이 느껴지자, 손으로 휴버트의 등을 감싸 안고 떨어지기 싫은듯 포갠 입술을 더욱 밀착시킨다)
 
휴버트 스튜어트:(뺨을 감싸지 않은 다른 쪽의 손으론 샤를의 허리를 거의 포옹하듯 감싸안고 뺨을 감싸던 오른손은 어느새 뺨을 지나 샤를의 뒷통수를 받친 모양새가 되었다. 밀착된 입술은 한참이나 떨어질줄 모르고 맞닿은 피부로 느껴지는 온기를 한껏 만끽한다. 그대로 멈춰버렸던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미련이 남은 듯한 움직임으로 천천히 떨어지는 와중에도 넘치는 애정이 담긴 눈으로 샤를을 바라보았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의 손의 움직임에 저절로 품에 안기는 모양새가 되었다. 맞닿은 피부에서 스며드는 온기는 편안함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며, 안긴 품에서는 마치 햇살과도 같은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포근함도 느껴졌다. 영원했다면 좋았을 시간이 끝나고 자신또한 미련이 남았는지 휴버트의 등을 감싸안은 손은 떨어질줄을 몰랐다. 넘치는 듯한 애정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며 손에 천천히 힘을 주어 휴버트를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들인다.)
 
휴버트 스튜어트:(품안으로 끌어드는 손길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안긴다. 거부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제게 남아있는 샤를의 온기를 더욱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을 머리속에, 더 나아가 온 몸으로 기억하고 싶은 까닭이다. 두 팔로 자신을 안은 샤를의 몸을 힘주어 끌어안고, 두 손으로 샤를의 부드러운 황금빛 머리카락을 살포시 쓰다듬듯 감쌌다.) 샤를, 당신은 제게 영원한 행복이자 사랑이에요. 몇 번이고 되뇌이고 속삭여도 부족하겠지만, 지금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샤를로트 르화:(저항없이 안긴 휴버트를 힘주어 안는다, 휴버트가 자신을 끌어안은 힘, 품으로 전해지는 온기,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손길까지 전부 자신의 눈에, 품에, 기억에 남기려 하듯이. 사랑하면 닮는다고, 서로를 기억하고 싶은 방식마저 닮아갔다.)...사람은 기쁠때도 눈물이 나는구나...(물이 가득 들어찬 눈으로 그 어느 순간보다도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말해줘서 고마워...휴버트. 너는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구나..
 
휴버트 스튜어트:....! (눈물이라는 이야기에 살짝 당황했으나, 이내 침착하게 샤를의 등을 쓸어내리고 도닥여주며 편안한 미소를 짓는다.) 그럼요. 저는 언제나 샤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 샤를이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도 덩달아 행복해지고, 웃고 싶어지게 되고, 삶의 의미를 찾은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제게 샤를은 그런 존재입니다.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보물같은 존재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샤를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아 저도 기쁩니다.
 
샤를로트 르화:(편안히 품에 안겨 토닥임을 받는다 편안한 미소에 자신도 덩달아 편안해진다.)내가 너에게 그런 존재였구나...(쑥쓰러운든 고개를 살짝 숙이고)내가 네게 그런 의미여서 나도 같이 행복한걸지도 모르겠다.(서로가 서로의 행복이라는 사실에 배시시 미소짓는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보면 곧이어 안내방송음이 흘러나옵니다.
 
"이번 역은 빛나는 별 시리우스. 시리우스 역입니다. 이번 역은 네뷸라가 통과하는 간이역으로, 승객 여러분께서는 잠시간의 휴식이 필요한 경우에만 잠시 하차해주십시오. 이 열차는 1시간 후 다시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
 
휴버트 스튜어트:그것으로 샤를도 행복해진다면 더욱 기쁜일이죠. (샤를을 한번 더 힘주어 안았다가 놓아준뒤) .... 벌써 역에 도착했군요. 이번 역도 내려서 둘러보는게 좋을까요?
 
샤를로트 르화:(품에서 놓아지자 다시 손을 잡고)이번역은 간이역이네.. 음...너가 하고 싶은대로 해줘.
 
휴버트 스튜어트:전.. 둘러보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온 역들이 다 개성 넘쳤던 것처럼, 이번 역도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샤를로트 르화:(대답에 미소짓고 끄덕인다)그럼 내릴준비를 해야겠네, 자리로 돌아갈까?
 
휴버트 스튜어트:좋습니다. (덩달아 얼굴에 웃음을 띄우곤 샤를의 손을 잡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객실로 돌아가자 여기저기서 승객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고있는 건지 그렇게 소란스럽지는 않네요.
 
듣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열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승객:“ 이번 역은 안 내려도 되나 보네요. 하기야, 아무것도 없는 별이라 들었는데 내리게 될 리가 없겠지만요."
“ 그래도 잠깐 바람은 쐬고 올까 해. 같이 갈래? ”
“ 여기에 바람이 불기는 하나? 전 괜찮아요. 객실에서 한 숨 자고 있을게요. ”
“ 그럼 나 혼자 다녀올게. 쉬고 있어. ”
 
휴버트 스튜어트:(아무것도 없는 별..?)
 
승객들의 대화를 듣고있으면 열차가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멈춰서 안내방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열차가 시리우스 역에 정차하였습니다. 열차는 짧은 정비를 거친 후 1시간 뒤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오니 탑승 시간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
 
…끼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각 칸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숫자가 적습니다. 다들 짐도 챙겨가지 않는걸 보니, 긴 이동에 지쳐 잠시 몸이라도 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모양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시리우스역은 간이역이라더니, 그래서 '아무것도 없는 별' 이라는 소리를 듣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세한건 내려서 봐야 알겠지만요....(중얼)
 
샤를로트 르화:정말 아무것도 없는걸까..? 궁금해지네..(흐음..)..우리도 내리자.
 
휴버트 스튜어트:알겠습니다. (샤를의 손을 잡고 열차에서 내린다.)
 
휴버트와 샤를로트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반사적으로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역, 온 사방이 하얗게 빛나고만 있었으니까요.
 
온 사방이 눈부실 정도로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이 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 그 흔한 열차를 맞이할 역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눈부신 빛은 이 행성의 고요함과 공허함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느껴질정도로 말이에요.
 
휴버트 스튜어트:........ (다른 손으로 눈에 그늘을 만들고) 간이역이라고 할 만하네요.
 
샤를로트 르화:(눈이 부셔 잠깐동안 눈을 감았다가 뜬다)응...정말 아무것도 없네...그래도..한 번 걸어서 둘러볼까..?
 
휴버트 스튜어트:그러죠. 그래도 이렇게 빛나고 있으니.. 어딘가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것도 같습니다.
 
휴버트가 승낙하자 샤를로트는 조금 앞장서서 걷기 시작합니다.
 
걷고, 걸어서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별은 정말 참으로, 아무것도 없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텅 비어 있다는 사실뿐일 것입니다.
 
이 별에서 살아가는 이가 있다면 아주 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찰나 휴버트는 어떤 기시감을 느낍니다.
 
관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휴버트는 그때 온통 새하얗기만 한 주변 속에서 자신의 무릎을 감싼 채 쭈그려 앉아 있는 어떤 사람을 발견합니다.
 
사람입니다. 이런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별에, 사람이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그 사람은 휴버트와 샤를로트가 여기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건지 그저 그 자리에 쭈그려 앉은 채 가만히 있습니다. 역에 열차가 왔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 것 같네요.
 
휴버트 스튜어트:저기 사람이 있는데.. 한번 말을 걸어볼까요? (샤를봄)
어쩌면 이곳에서 사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샤를로트 르화:앗...정말이네.. ..그래, 그러자.(잠시 생각하다가 끄덕이고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에게 다가갑니다)
 
그 사람의 근처로 가까이 다가가면 그제야 둘의 존재를 눈치 채고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봅니다.
 
그러나 휴버트와 샤를로트를 보자마자 그의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역시 이번에도 아니구나.
 
꼭 체념하는 것 같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가 말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몸을 숙여 눈높이를 맞추며) 이번에도 아니라니... 그게 무슨 뜻인지 가르쳐주실수 있겠습니까?
 
:....아주 중요한걸 잃어버렸거든. 그래서..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있어.
..다시 돌아오기로 약속했는데, 돌아오지 않아. 영영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휴버트 스튜어트:(침묵하다가) 약속했으니, 언젠간 꼭 당신에게 돌아올겁니다.
상대를 믿고 약속을 지키다보면, 분명 상대로 약속을 지켜 돌아올거라 믿는 것이 좋습니다.
불안과 초조는 당신을 더욱 지치게 만들테니까 말입니다.
 
:...처음에 그 사람이 떠난다고 했을 때, 나는 그 사람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어. 정말로 소중하니까, 기다리는 순간마저도 행복할 거라고 믿었어.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야… 여기는 너무 외로워. 불확실한 미래는 행복이 될 수가 없어. 나는 계속 후회가 돼. 그냥 그때 가지 말라고 할 걸…
그래도...그렇게 말해주니까 위로가 되네..(고마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는 꽤 슬퍼 보이는 얼굴로 말을 이었습니다.
 
심리학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32
판정결과: 실패
 
특별히 알아챌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꼭 돌아올겁니다.
 
샤를로트 르화:(작게 끄덕인다)...휴버트 말처럼..꼭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고마워...(휴버트와 샤를로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너희 둘은 행복해보이네.
 
휴버트 스튜어트:... 그렇습니까? (샤를을 잠깐 바라보다) 아무래도..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니 그런것 같습니다.
당신의 그 사람은.. 어디로 떠난건지 알고 있습니까?
 
:응...(끄덕) 너는 지금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구나...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는건 정말 행복한거야... ...내 소중한 사람은...
 
대화를 나누던 도중 어느덧 네뷸라의 경적 소리가 들립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다니, 빨리 돌아가야겠어요.
 
휴버트 스튜어트:아.... (잠시 망설이다) 죄송합니다, 이만 가봐야합니다. 열차를 놓치면 안되서....
 
:괜찮아. (열차가 멈춘 곳을 바라보다가 다시 둘을 바라보고)...너도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
정말로 행복한 선택이 무엇일지, 너희는 꼭 알았으면 좋겠어.
 
그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새하얀 지평선 너머로 걸어갑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충고 감사합니다. (뒤에 대고 외침)
 
네뷸라에서 잠시 내렸던 승객들도 하나 둘, 다시 네뷸라에 올라타는 것이 보입니다.
 
휴버트와 샤를로트도 다시 네뷸라에 오르면 네뷸라는 그제야 다시 출발합니다. 하염없이 눈부신 행성에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서는.
 
휴버트 스튜어트:(샤를의 손을 잡고 자리로 돌아간다)
 
네뷸라는 시리우스를 떠나 다음 별을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다음 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열차 한 칸을 조사할수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아직 보지 않은 열차 칸은 차장 칸이던가...) 맨 앞칸으로 가볼까요? 구경도 할겸....
 
샤를로트 르화:맨앞칸..?(다리라도 아픈건지..)...미안해..나는 잠깐 쉬고있어도 괜찮을까..?(상당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휴버트를 바라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아... 저는 괜찮습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무리하면 안되니까요. 혹시라도 몸이 더 안좋아지면 말해주십시오.
당장 이곳에서 병원을 찾아 갈순 없겠지만... 뭐라도 조치를 취할만한 것을 찾아볼테니까요.
 
샤를로트 르화:걱정하게 해서 미안해...나는 괜찮아, 그냥..조금 쉬는 정도면 충분할거야.(안심시키려는듯 미소짓는다)
 
휴버트 스튜어트:.....(가볍게 미소지으며) 괜찮다면 다행입니다. 그럼... 전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샤를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차장칸으로 간다)
 
샤를로트 르화:응, 잘갔다와.(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게 손을 흔들어 준다)
 
열차의 가장 앞부분. 가장 머리 부분에 위치한 차장 칸입니다.
 
하지만 문은 잠겨있고,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에도 커튼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곳의 문은 늘 잠겨 있는 채인것같습니다. 안에 사람. 그러니까 차장이 있긴 한 건지 알 수도 없네요. 대신, 문에는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쪽지 본다)
 
[이 열차가 끝을 향해 갈 때]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져있습니다.
 
아직은 차장실을 볼 수 없는 모양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끝....?
폴라리스역을 말하는건가?
(중얼..)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와야할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시 좌석객실로 돌아가 그곳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것 같네요.
 
휴버트 스튜어트:(다시 좌석객실로 돌아간다)
차장 칸은 지금 보지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샤를 살핌)
 
샤를로트 르화:(쉬는동안 괜찮아졌는지 편히 등받이에 기대에 앉아있는다)..아, 정말? 아직은 운행중이라 그런가봐.
 
휴버트 스튜어트:역시 그런걸까요? (객실을 둘러본다)
 
열차 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좌석 객실 칸입니다. 휴버트와 샤를로트의 좌석이 있는 곳은 열차의 정확히 중간 쯤 되는 부분입니다.
 
자리에 앉아 옆을 보면 우주가 보이는 [창문]이 있습니다. 객실 칸의 앞뒤로는 다른 칸과 연결되어 있는 연결부가있고, 그 외에는 일반적인 열차 내부의 모습과 아주 유사합니다.
 
이 열차가 우주를 횡단한다는 것만 아니라면 평범한 열차에 불과했을 거예요.
 
휴버트 스튜어트:(창문을 바라본다)
 
창문 너머로 화려한 우주가 보입니다. 저 멀리에 창백한 푸른빛의 별 무리가 보입니다. 너무 멀리에 있어 꼭 점처럼 보이기도 해요.
 
천문학판정 시도가 가능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천문학...?!)(그런 학문과는 사이가 좋지 않은 탓에....)(별이 예쁘다는 생각만 한다..)
 
휴버트는 그저 별이 예쁘다는 생각을 합니다...
 
샤를로트 르화:(같이 창문 밖의 별 구경함)..예쁘다..(작게 중얼)
 
휴버트 스튜어트:....(구경하는 샤를봄)(별봄)(샤를봄)
 
샤를로트 르화:..?(시선이 느껴지자 휴버트를 바라본다)
 
휴버트 스튜어트:...(흠칫 놀라며 안본척함)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샤를로트 르화:?...(장난끼가 발동했는지 웃으면서 휴버트 주위를 기웃댄다)..정말로-?
 
휴버트 스튜어트:........(얼굴이 살짝 빨개진다..) 저...정말....(질끈..) 사실은... 봤습니다.
... 샤를이... 별만큼,... 어쩌면 별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점점 빨개진다..)
 
샤를로트 르화:(빨개지는걸 보자 귀엽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웃고는)봐도 괜찮은데...숨기지 않아도...(이어지는 말을 듣더니)...!(자신도 같이 빨개지기 시작한다)(부끄러운지 붉어진 양뺨을 감싼다, 그러나 기쁜듯 헤실 웃으면서)...고마워..
 
휴버트 스튜어트:..........(완전히 빨개져선 아무말 없이 필사적으로 앞을 본다..)(누가봐도 부끄러워하고 있는 모양새다.)
 
샤를로트 르화:(귀여워.....)귀여워.....(중얼..)
...(필사적으로 앞만보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다가 그냥 안아버린다.)
 
휴버트 스튜어트:(!!!) (그대로 굳었다가 뻣뻣하게 샤를쪽으로 몸을 돌리곤 자신도 샤를을 안는다.) ... 아까 시리우스역에서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소중한 사람의 행복을 우선시해서 자신의 곁에서 떠나보내고, 정작 본인은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저 또한 샤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그럴수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보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외롭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것이니까요.
제가 그것을 견딜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그 사람과는 다르게 바트라는 최고의 친구가 있지만, 샤를의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채울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문득 두려워졌습니다. 그리고 고민이 되었습니다. 만약 제게 그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지.....
 
샤를로트 르화:...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너를 위해서라면 무었이든 할 수 있다고. 혹시나 내가 이기적인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너는 언제나 내가 행복을 선택할수 있게 했었지, 그게 너의 행복이였고. 언제나 너가 행복하길 빌면서 너를 위해 늘 내가 원하는 선택을 했었어.
...그래서 나는 너가 나를 위해 많은걸 포기하고 있는게 아닌가 걱정이 돼.(안고있던 팔에 조금 힘을 준다)
...휴버트, 너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었인지 생각해줘.
네가 정말로 행복한 일을 한다면 분명...후회는 없을거야.
(진짜 행복은 무엇일까? 나는 너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게 나의 행복이야, 하지만 살아간다 한들 너가 고통스럽다면...)
 
샤를로트 르화:...너라면 분명..행복해질수있는 선택을 할수 있다고 믿어.
 
휴버트 스튜어트:.....(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제 선택,.... 분명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리기까진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만큼 또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후회없는 선택을 할수 있는거라면, 전 더이상 두려워하지않고 나아갈수 있겠죠. 모두... 샤를, 당신 덕분입니다.
제게 그런 말을 해줘서, 샤를의 그 말이 제게 이정표가 될수 있을겁니다.
 
샤를로트 르화:응...내 말이 도움이 되서 다행이네...어쩌면 내가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것도 휴버트가 내 곁에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너는 언제나 좋은 말을 해줬으니까..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내게 해준 말들...그 이전부터 해주었던 말들도 전부...(같이 마주 웃는다)
 
휴버트 스튜어트:(조금 쑥스러워진듯 볼을 긁적이며) 그건...
........샤를도 언제나 제게 멋진 말들을 해주고 있는 걸요. 저는... (잠시 멈췄다가) 제가 받은 것들을 돌려드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샤를한테 해주고 싶은 말, 해주고 싶은 것들,... 그것들에 비하면 정말 일부일 뿐이니까요.
 
샤를로트 르화:(휴버트의 말을 듣고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너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휴버트 스튜어트:하나씩, 서두르지 않고 해드리겠습니다.
...반드시요.
 
…대화를 나누면서 문득 좌석을 둘러보면 어느새 이 열차에 탑승해 있던 승객들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좌석 그 어디도 비어 있지 않고 사람들로 꽉 차 있었는데, 여러 행성을 거치고 나니 굉장히 썰렁해지고 말았습니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휴버트 스튜어트:.... 다들 자신들의 행복을 찾아 내린 모양입니다. (중얼)
 
‘정착’이라는 것은 ‘여행’과는 결을 달리하는 단어들이었습니다. 여행을 위해 온 휴버트와 샤를로트, 그리고 다른 승객들에게는 무슨 차이가 있던 걸까요.
 
"이번 역은 바다의 별 케투스. 케투스 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실 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주시길 바라며, 이 열차는 3시간 후 다시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다음 역의 도착을 알리는 안내방송음이 들립니다. 아직 비지 않은 좌석 여기저기에서부터 탄식에 가까운 한숨이 들립니다.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게 들립니다.
 
듣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열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승객:“ 바다의 별이라니, 온 사방이 바다이기라도 한 걸까? ”
“ 나는 바다가 좋아. 글쎄, 사실 바다에 가고 있었던 것 같긴 해. 그런데 눈을 떴을 때 어쩐지 열차에 올라타게 되어서는… ”
“ 그러면 이번 역에 정착하는 게 어때? ”
“ 그럴까? 어차피 폴라리스까지는갈 수 없을테니까. ”
“ 결국 마지막 역이네요. "
“ 어쩔 수 없지. 우리도 이제 그만 내리는 걸로 하자. 폴라리스까지 가는 건 정말 미련한 짓이잖아. ”
 
휴버트 스튜어트:(폴라리스..)
 
승객:“ 미련하다니. 혹시나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으면 당장에라도 붙잡았을 거잖아요? ”
“ 그건 그렇지만… 그런 희망은 이제 없다는 거, 잘 알잖아. "
“ 네에, 짐이나 챙길게요. ”
 
이게 무슨 말일까요. 폴라리스까지 가는 게 미련한 짓이라니. 저들은 태연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슬퍼 보이기도 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얼마 지나지 않아 네뷸라는 폴라리스 이전의, 마지막 역에 도착합니다. 남아 있던 사람들은 하나도 빠짐 없이 저마다 짐을 챙겨 내리려 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왜 다들 폴라리스역까지 못 갈거라고 생각하는걸까요?
 
샤를로트 르화:....(그저 말없이 어깨를 으쓱인다)(화제를 돌리려는 듯)...이번역은 바다의 역이래. ...바다여행도 재미있을거 같네. 휴버트, 어떻게 생각해?
 
휴버트 스튜어트:...(말없이 샤를을 바라보다) 바다... 괜찮죠. 이번역도 내려서 한번 둘러보고 올까요?
 
샤를로트 르화:응, 바다를 별로 본적이 없어서 그런가..기대된다.(헤헤..)
 
휴버트 스튜어트:그런가요? (생각해보니 자신도 바다에 별로 가본적 없음을 떠올린다)
 
샤를로트 르화:아무래도 필레도는 바다랑 멀리있으니까...그래도 이렇게라도 볼 수 있으니까 좋네..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네뷸라는 달리는 속도를 서서히 줄여갑니다. 마침내 열차의 바퀴가 선로에 닿아 끼이익, 거리는 익숙하지 않은 소리를 냅니다.
 
네뷸라의 속도가 완전히 느려지더니 이윽고 완전히 멈춰서고, 열차가 증기를 뿜어내는 특유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후 열차 내에 감돌기 시작한 소리는,
 
" 열차가 케투스 역에 정차하였습니다. 케투스 역에서 내리실 분들께서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도록 유의하여 주시고, 열차는 3시간 후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니 재탑승 의사가 있으신 경우 시간에 유의해주세요."
 
…끼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열차 각 칸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무거운 짐을 하나 둘씩 챙겨 역으로 내립니다. 열차 너머에서부터는 파도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저희도 내릴까요? (샤를 손을 잡으며 샤를을 본다)
 
샤를로트 르화:(손을 맞잡고 끄덕인다)응, 빨리 가보자.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아득한 지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펼쳐져있는 바다였습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낡은 역]과 [안내 간판], 그리고 방금 막 선로에 정차한 네뷸라만이 이 별의 전부였습니다. 역에서 벗어나려 조금만 발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바다에 빠져들 것만 같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이름 그대로 바다의 별이군요. (낡은 역을 둘러본다)
 
케투스 역은 굉장히 낡고 오래되어 보였습니다. 역의 절반은 이미 가라앉아 있었고 계단은 이미 바다 깊은 곳까지 이어지도록 침수되어 있었습니다.
 
바다의 별이라기보다는 오직 물 뿐인 행성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샤를로트 르화:(바다 밑을 바라보면서)그러게...정말 깊다...
 
휴버트 스튜어트: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 물 뿐인데.... (그렇게 말하며 안내 간판을 본다)
 
케투스 역의 안내 간판에는 이 별을 소개하는 짧은 글귀만이 적혀 있습니다.
 
[이곳은 고요의 별입니다]
 
길게 둘러볼 것도 없지만 역에 있는 것들을 짧게 살피고 나면, 저 밑바닥에서 퍼져오는 어떤 웅장한 소리를 듣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듣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휴버트는 저 심해 밑바닥에서부터 웅장하고 신비롭게 울려 퍼지는 고래의 울음소리를 듣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눈앞에 마치 꿈과도 같은 광경이 펼쳐지는 것을 봅니다. 거대한 고래가 해수면 위로 뛰어오르더니 은하수를 담은 듯한 반짝이는 물을 뿜어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온 몸이 밤하늘 색으로 빛나는 아주 커다란 고래. 고래가 뛰어오르자 물이 이리저리 튀며 허공에서 반짝거리다가 이내 쏟아집니다.
 
커다란 고래는 그 몸을 다시 바다에 담그더니, 둘을 발견한 듯 서서히 다가와 묻습니다.
 
고래:오, 이런 외진 곳에 단체 손님이라니. 반갑지만 좋은 일은 아니로구나. 너희는 어디까지가니?
 
… 어라, 방금 고래가 말을 한 건가요? 휴버트와 샤를로트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 바로 이 눈앞에 있는 거대한 고래가 정녕 맞는 것인가요?
 
휴버트 스튜어트:(고래가 말을 하네..)
저희는... 폴라리스역까지 갑니다. 이 곳엔 잠시 들른것 뿐입니다.
 
고래:오...폴라리스까지 가는구나, 너희라면 분명 끝까지 갈 수 있겠지.
 
고래는 수면에 반쯤 가라앉은 채로 말을 이어갑니다.
 
고래: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보렴.
 
상냥하고 인자한 목소리. 샤를로트는 그저 웃으면서 휴버트와 고래를 바라보기만 하네요.
 
휴버트 스튜어트:....(잠시 고민하다가) 열차에 타기 전부터, 여러 사람들에게서 ' 폴라리스 역은 갈 수 없는 역' 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째서입니까?
 
고래:그건 그곳에 도달할수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갈 수 없다고 알고있는 거지.
 
휴버트 스튜어트:도달할수 없는 사람들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죠? 그 역에 가기 위해선 무언가 조건 같은 것이 필요한 것입니까?
 
고래:...그건 때가 되면 알게 될거란다.(인자한 느낌이드는 표정...)
 
휴버트 스튜어트:...........(생각이 많아진 표정)
하지만 저희는 갈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은... 저흰 이미 그 조건을 달성했다는 말입니까? (샤를과 자신이 다른 승객들과 다른점이 뭔지 고민함..)
 
고래:아마 그렇겠지.
...생각이 많아보이는구나, 내가 태워줄 테니 잠시 바다를 둘러보는건 어떻겠니?
 
휴버트 스튜어트:(고래 봄) ....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래는 휴버트와 샤를로트 앞에 몸을 숙여 오르기 쉽도록 만들어줍니다. 고래의 등 위에 오르면 고래는 케투스의 바다를 헤엄쳐가기 시작합니다.
 
케투스의 바다는 끝이 없어 보입니다. 육지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다에서 시작해서 바다로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고래의 등을 타고 헤엄을 친지 한참이나된 것 같은데 말이에요.
 
바다는 굉장히 깊어 보이지만, 희미하게 바닥이 보이고 있습니다.
 
수면 아래를 들여다본다면 관찰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수면 아래에 수많은 사람들이 누워 잠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한없이 편안해보였습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누워있는 걸 보게 되다니, 참으로 기묘한 일입니다.
 
샤를로트 르화:...저 사람들은 지금 편할까..?
 
휴버트 스튜어트:...그건 저로썬 모르는 일입니다. 이곳에 내린 사람들이 저런식으로 누워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군요...
하지만... 이렇게 보면... 적어도 괴로워보이진 않네요.
 
샤를로트 르화:그렇네..어쩌면 이제는 쉬고싶어했던걸지도.(누워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휴버트 스튜어트:......(말없이 누워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저것 또한 저들이 행복을 찾는 방식일지도 모르죠.
 
샤를로트 르화:응..다들 각자 행복을 찾은 거였으면 좋겠네.
 
어느정도 대화를 나누자. 고래는 바다를 충분히 헤엄쳤는지 어느새 역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폴라리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요.
 
샤를로트 르화:(끄덕이고)이제 곧 도착 할수있을거야.
 
어느새 네뷸라는 다시 출발할 준비를 하며 경적 소리를 내고 있네요. 더 늦기 전에 열차에 올라야겠습니다.
 
고래는 두 사람에게 조심히 가라며 인사를 해줍니다.
 
고래:너희가 원하는 끝에 도달했으면 좋겠구나. 조심히 가렴.
 
휴버트 스튜어트: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한다)
 
휴버트와 샤를로트가 열차에 오르면 얼마지나지 않아 마지막 역, 폴라리스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과 자리로 돌아가 창밖을 바라본다)
 
다음역에 도착할때까지 남은 차장칸을 조사할수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다시 샤를 보고)샤를, 저는 아까 보고 오지 못한 차장 실을 한번 더 보고 올 생각입니다만.. 샤를은 어떻게 하고싶나요?
 
샤를로트 르화:나? 나는...(잠시 열차 뒷칸을 바라보다가)..정리할게 많은거 같아서..먼저 가있을래?
 
휴버트 스튜어트:알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차장실로 향한다)
 
열차의 가장 앞부분. 가장 머리 부분에 위치한 차장 칸입니다. 아까전과는 다르게 문이 열려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살며시 차장 칸으로 들어가본다)
 
차장 칸 안쪽의 조종석 부분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네뷸라는 조종하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은하수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외에 가장 눈에 띄는 건 벽 한 쪽에 놓여 있는 [작은 책장]입니다. 책장 옆에는 세로로 세워두는 형식의 [옷걸이]가 세워져 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이래도 괜찮은건가..?)(두리번 거리다가 작은 책장에 시선을 둔다)
 
자그마한 단칸짜리 책장에는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종류의 책들입니다.
 
. 바로 극지방에 대한 책이죠. 극지 여행에 대한 것들이나 극지를 횡단하는 열차에 대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여기는 우주를 횡단하는 열차인데.
 
휴버트 스튜어트:....?
 
자료조사, 혹은 관찰 판정.
 
휴버트 스튜어트: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휴버트는 그런 책장 사이에 굉장히 두꺼워 보이는 앨범이 하나 있는 걸 발견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앨범을 꺼내 펼쳐본다)
 
이곳에 꽂힌 다른 책들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두꺼운 앨범입니다. 앨범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사진이 하나씩 들어있는데, 모두 흑백 처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앨범을 넘기자, 군데군데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바로 휴버트의 앞, 옆, 뒤에 앉았던 승객들입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네뷸라호의 승객의 사진으로 가득찬 앨범, 그러나 아무리 페이지를 넘겨도 휴버트, 당신의 사진은 보이지 않습니다.
 
앨범을 끝까지 넘기자. 맨 뒷페이지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죽음 이후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휴버트 스튜어트:.......죽음...이라니.. (혹시 샤를의 사진도 있는건가? 찾아본다)
 
샤를의 사진을 찾기위해 앨범을 몇장 넘겨봅니다. 그러나 샤를의 사진은 보이지 않는거 같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없나..?) (앨범을 다시 꽂아두고 옷걸이를 살펴본다)
 
세로로 세워진 옷걸이에는 모자와 옷이 걸려 있었습니다. 흔히 열차의 차장이라하면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제복과 모자입니다.
 
이게 여기에 걸려 있다는 건, 이 열차의 차장은 지금 차장 같지 않은 차림새로 있다는 것이겠죠.
 
휴버트 스튜어트:..........
(잠시 차장실을 둘러보다 다시 객실로 돌아간다.)
(샤를은.. 짐을 정리하러 갔나?)
 
차장 칸을 모두 둘러보고 다시 객실로 돌아올 때 쯤. 네뷸라는 다시 검은 터널을 통과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
 
창문 바깥이 순식간에 검은색으로 물들고, 불 하나 들어오지 않는 열차 내부는 어두워집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시야가 환해집니다.
 
시야가 환해지면 아무도 없는 객실이 보입니다. 끝도 없이 늘어선 네뷸라의 좌석에는 각 자리마다 한 송이씩 새하얀 국화꽃이 놓여 있습니다.
 
오직 휴버트의 자리만을 제외하고.
 
환해진 창문 너머로 보이는 건 한없이 아득한 우주의 모습이 아닙니다. 새하얗게 눈이 쌓이고, 하늘에는 오로라가 드리운 넓은 설원의 풍경입니다.
 
열차가 선로 위를 달려갑니다.
 
커다란 흔들림이 느껴지다가, 열차가 뒤집어지는 감각을 느낍니다.
 
그리고 누군가 휴버트를 감싸 안았습니다. 따듯하고, 포근하면서도, 익숙한 온기가 느껴지는 품이었습니다.
 
“ 아무도 없나요? ”
 
“ 제발 살려주세요… 여기 아직 사람이 살아있어요... ”
 
휴버트 스튜어트:......
 
누군가의, 익숙하고도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눈앞에 보이는 건 뒤집어진 채로 눈에 파묻혀버린 커다란 횡단열차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열차에서 튕겨져 나와 눈밭을 나뒹굽니다.
 
열차에서 보았던 내리고 싶지 않다며 떼를 쓰던 아이가 저곳에 있습니다. 자장가를 불러주던 청년도, 휴버트에게 어느 역까지 가느냐고 물었던 아이도.
 
휴버트 스튜어트:..............
 
네뷸라는, 죽은 자들이 죽음 이후의 세계를 고르기 위해 만들어진 열차입니다.
 
지금껏 휴버트는 죽은 사람들과 기나긴 여행을 해온 것입니다. 어쩌면, 아마도, 분명히, 유일하게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이성판정.(0/1d6)
 
휴버트 스튜어트: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1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시간이 지나면 다시 눈앞에는 우주를 횡단하는 네뷸라의 내부 광경이 보입니다. 모두가 죽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선택한 안식을 위해 떠나 아무도 없이 텅 비어버린 이곳.
 
폴라리스까지 가야만하는 승객은 휴버트가 유일했습니다.
 
아, 그것은 죽은자들은 도달할 수 없는 역.
 
휴버트 스튜어트:그럴리가...
 
휴버트는 역에서 보았던 아이가 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폴라리스는 갈 수 없는 역이야.'
 
휴버트 스튜어트:.............
 
아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분명 아이와 아이의 부모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폴라리스는 살아있는 자들의 영역.
 
오직 휴버트만이 생을 위해 달려가고, 오직 휴버트만이 그럴 수 있었습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샤를은..? (두리번거리며 샤를을 찾는다)
 
…그렇다면 샤를로트는?
 
샤를로트는 다른 이들이 모두 안식을 맞이하려 들 때, 샤를로트만은 휴버트와 함께 열차를 타고 달려왔습니다.
 
샤를로트에 대한 생각이 들자, 휴버트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의 안내방송음이 들립니다.
 
이번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인 폴라리스, 폴라리스 역입니다.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주시길 바라며..
 
...안녕, 휴버트.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휴버트 스튜어트:............
샤를?
 
… 그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해집니다. 이번 역은 열차의 종착역인 폴라리스입니다.
 
휴버트는 이 안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휴버트. 당신의 샤를로트입니다.
 
이 열차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당신이 어째서 이 먼 거리를 횡단해야만 했는지. 모든 사람이 열차에서 내릴 때도 오직 휴버트만이 끝에 도달하기 위해 달려왔는지.
 
끝에 도달하는 휴버트의 곁을 계속해서 샤를로트가 지켜오던 이유는 무엇인지.
 
즐거운 여행이 되었기를 바란다는, 형식적이면서도 한없이 슬프게 떨리는 목소리의 의미는 무엇인지.
 
휴버트 스튜어트:.......(멍하게 앞만 바라본다.)
 
은하수를 머금은 하얀 국화를 들고 있는 샤를로트가 어느샌가 다가와서는 휴버트를 바라봅니다.
 
휴버트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습니다. 열차의 객석 여기저기에 놓여진 새하얀 국화꽃이 영원한 꿈을 꿀 때,
 
횡단열차 네뷸라는 휴버트와 샤를로트를 태우고 마지막 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덜컹, 덜컹. 어느덧 선로에 오른 네뷸라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별과 은하수로 이루어진 가장 아름다운 선로를 달려가는 네뷸라가 두 사람의 이별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한참이나 침묵을 유지하던 샤를로트가 말을 꺼냅니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
 
휴버트 스튜어트:지금...이게.. (떨리는 목소리로 한글자 한글자를 겨우 내뱉는다.) ... 제가.. 생각하는 그게 맞을까요. 제겐 너무 갑작스럽습니다. 받아들이기...힘듭니다.
 
샤를로트 르화:......응.(짧게 끄덕이곤 말을 이어갑니다)
여기는...네뷸라, 죽은 사람들의 안식을 위한 열차이자...너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주기 위한 열차야.
...우리가 극지방으로 열차여행을 하던중에 사고가 일어났고...나는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지만...마지막 순간에 너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알아차렸어.
그래서 누군가 너를 구해주길 바랐고...너가 살아남기를 기도했어...그리고 눈을 떴을때는 이 열차와 함께더라.
나는 이 열차를 보자 깨달았어.
...
 
샤를로트 르화:...네뷸라호는 너를 원래의 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한 나의 소원이자 바람이였다는 걸.
 
휴버트 스튜어트:...하지만.. 샤를도 저와 함께 여기까지 온 것이지 않습니까. 저와 함께 폴라리스로 간다면 샤를 또한 살아날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늦지 않았을수도 있습니다.
 
샤를로트 르화:(모든 일을 차분히 설명하지만 그안에 담긴 슬픔은 숨길수 없었는지 중간중간 목소리가 떨린다.)
(휴버트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젓는다.)...나는 이 열차의 차장이되어서 떠날수 없어.
(잠시 창밖을 보고)...이제 폴라리스에 도착할 거야. 그곳에서 원래 너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열차로 환승할 수 있어.
 
휴버트 스튜어트:...........(침묵을 유지하며 샤를과 열차, 창밖을 번갈아보다가) .........정말 이 방법 밖에는 없는 것입니까? 제가 살아난다고 해도, 샤를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그건.....
 
샤를로트 르화:....미안해. 내가...내가....(점점 더 떨려오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간다) 살아남았더라면...너가 이런 일을..겪지 않아도 되었을텐데....미안해.....(말을 끝마치자 참았던 눈물이 서서히 흐르기 시작한다.)
 
휴버트 스튜어트:............(터져나오려는 슬픔을 억누르며 가만히 샤를을 바라보다 천천히 안아준다.) .... 그건 샤를의 잘못이 아닙니다. 사고였을 뿐이니까요.
....샤를이 해준 말을 듣고 여러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 저의 행복...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샤를을 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의 진실된 행복이라고 느낍니다.
사실, 욕심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제가 여기서 샤를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제 욕심으로 제가 폴라리스에 내리지 않거나 환승을 하지 않게 된다면,.....
그건 샤를의 소원을 무시하는 행위겠죠. 그건 제 자신이 용납할수 없습니다. 그런 선택을 한다면, 당장은 행복해지겠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저는.. 샤를을 사랑하고, 또 존중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샤를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휴버트 스튜어트:환승을 하고, 제가 다시 살아나게 되면,... 그리고 샤를의 빈자리를 몸소 느끼게 된다면, 굉장히 슬플것입니다. 슬프고, 절망스럽고, 어쩌면 지금의 이 선택을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또한 제가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어떻게든 극복하여 언젠가 샤를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때, 샤를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샤를로트 르화:....(안겨서 말을 듣다가 결국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린다. 한동안 울다가 천천히 말을 꺼낸다.)마지막까지 날 위해주는구나...
(대답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뭔가를 결심한듯, 말을 이어나간다. ...너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휴버트, 내가 너의 삶의 의미이자 행복이였다는 말을들었을때는 정말 행복했어. 왜냐하면 너는 내 삶에서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활기를 되찾아주고, 행복으로 가득차게 만들어 줬거든. 나는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살아갈 이유가 생긴거야. 나에게 삶을 선물해준거야. 그래서 나는..널 위해서라면 뭐든 하고 싶었어.
...그래도 끝까지 너에게 의지한거 같네..미안해, 그리고...정말 고마워.(다시금 천천히 미소를 짓는다)너가 나를 위하는게 너의 진짜 행복이라면...
...내 마지막 소원이야. 내 행복이 되어서 계속 살아가줘.
나는, 이 마지막 횡단열차에 올라서서 너를 위해 영원을 달릴 테니까.
 
휴버트 스튜어트:(살짝 떨어져서 눈물로 얼룩진 샤를의 얼굴을 오른손으로 부드럽게 닦아준다. 얼굴에는 슬프면서도 행복한 웃음이 그려져있었다. 원하지 않는 이별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면 마지막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지.) 물론입니다.
그것이... 저의 행복이자, 샤를의 소원을 이루는 길이니까요.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언제나 당신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그 때가 되었을 때 당신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도록 행복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샤를로트 르화:(휴버트의 오른손에 손을 올리고는)응...언제나 기다릴테니까..그때가 되면 꼭 마중갈게.
...우리..다시 또 보자.(휴버트의 양손을 맞잡는다.)
 
휴버트 스튜어트:당연하죠.( 맞잡은 손을 내려다본다.) 다시.. 만날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네뷸라가 완전히 멈춥니다. 끼익 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린 객실의 문 너머로 기차역이 하나 보입니다.
 
폴라리스라고 적혀 있는, 아무도없이 고요하기만 한 역. 정차한 네뷸라의 반대편에 또다른 열차가 하나 보입니다.
 
샤를로트 르화:(창 밖을 보고)저 열차를 타면 다시 살아갈수있을거야. ...여행도..이걸로 끝이네.(쓴웃음을 살짝 짓다가)..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어서 가봐.(휴버트를 바라본다)
 
휴버트 스튜어트:..... (환승할 열차를 보다가 샤를을 본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안아봐도 되겠습니까?
 
샤를로트 르화:...얼마든지.(웃으면서 끄덕이고 양팔을 활짝 벌린다)
 
휴버트 스튜어트:(샤를을 안는다. 사실 '안겼다' 라는 표현에 더 가까운것 같지만. 품 안에 들어온 샤를을 더욱 힘주어 끌어당겼다.) 사랑합니다, 샤를.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요. 당신은 영원히 저의 연인일테고, 저는 다시 만나는 그 순간까지 샤를을 잊지 않고 기억할것입니다. (그리곤 천천히 샤를을 놓아주었다. 이제 긴 시간동안 만나지 못한다. 그 사실이 확연히 체감되었고, 참았던 눈물이 한줄기 흐른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샤를로트 르화:(품에 안긴 휴버트를 자신도 힘주어 안는다. 더이상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는 온기를 다시금 몸에 새긴다.)...나도 사랑해, 영원히... 기억하고 있다면 너도, 나도 언제나 함께 있는거니까.(휴버트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슥 닦아주며)울지마..다시 만날수 있을거야...그렇지..? (마지막은 웃는 얼굴이야, 다시 환하게 웃는다.)...잘가, 행복해야해...휴버트.
 
휴버트 스튜어트:......네. 그리울겁니다, 샤를. (한번 터진 눈물은 멈추질 않았지만, 표정만큼은 웃고 있었다. 애정,슬픔,그리움, 그 밖에 다양한 감정이 담긴 눈으로 샤를을 바라보다 천천히 몸을 돌려 자신이 타야하는 열차로 향한다. 뒤는 돌아보지 않았다. 혹여나 돌아보게 된다면, 겨우 다잡은 마음이 바뀌어버릴것 같아서.)
 
휴버트가 열차에 오르면, 맞은편 선 샤를로트는 휴버트가 열차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열차의 경적 소리가 들립니다. 휴버트가 탄 열차의 문이 닫히고 차츰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열차가 승강장을 떠납니다. 샤를로트는 열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다시 네뷸라에 올라탑니다.
 
횡단열차 네뷸라도 서서히 승강장을 떠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 휴버트는 눈을 뜹니다. 눈을 떴을 때 보인 건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거꾸로 뒤집어진 열차가 오로라가 쏟아지는 밤하늘을 달려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은 아주 아득한, 꿈과도 같은 밤하늘이었습니다.
 
온 몸이 짓눌린것 처럼 무거웠습니다. 귓가에 맴도는 건 차가운 겨울, 극지방에 내려앉는 바람소리.
 
차가운 감정이 이 주변을 휘감아올 때, 휴버트는 손 끝에 느껴지는 희미하고도 따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 따듯한 감각,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건 겨우겨우 자신의 손을 뻗어 휴버트의 손 끝을 맞닿게 하던, 휴버트, 당신의 샤를로트.
 
차갑게 얼어붙은 숨결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눈물에 침수되어버린 목소리가 휴버트를 향해 말했습니다.
 
샤를로트 르화:...고마워.
 
휴버트 스튜어트:.........샤를..
 
마지막이란 그랬습니다. 휴버트의 손 끝자락에 닿았던 샤를로트의 손 끝이 바닥으로곤두박질칩니다.
 
망가지고 부서진 열차의 파편, 눈 덩어리에 파묻힌 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샤를로트가 말한 샤를로트의 행복이었습니다.
 
그것이 샤를로트의 행복이었다면 휴버트, 당신의 행복은 무엇이었나요? 저 하늘 너머 끝자락, 오로라가 드리워진 은하수의 저편에서부터 네뷸라가 폴라리스를 완전히 떠납니다.
 
밤하늘에 어지럽게 그려지는 별빛에 질식할 것만 같은 이 밤에 샤를로트의 떠나간 마지막 생명만이 휴버트의 곁을 맴돕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휴버트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기에 부상자가 있습니다!
 
아, 사람들입니다. 사고가 난 걸 어떻게 알고 왔는지, 사람들이 구하러 왔습니다.
 
휴버트는 금방 들것에 실려 차가운 눈밭에서부터 빠져나옵니다. 죽은 샤를로트의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이 저 멀리에서 보입니다.
 
시야가 조금씩 희미해져갑니다. 여행이 너무 길었나봐요, 많이 피곤하네요. 샤를로트는 여전히 은하수를 여행하고 있겠죠.
 
… 그 후 휴버트와 샤를로트가 탑승했던 열차의 사고는 최악의 열차 사고로 기록에 남게 되었습니다.
 
휴버트는 병원에 입원했고, 많은 사람들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휴버트에게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에 대해 궁금해 했죠. 하지만 휴버트 역시도 아는 사실은 몇 되지 않습니다.
 
휴버트가 살아 있는 것은 휴버트와 샤를로트가 함께 정의한 행복의 이유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그날의 횡단열차는 여전히 은하수를 횡단하고있을 것이라는 사실.
 
휴버트 스튜어트 생환, 샤를로트 르화 로스트.
 
End 1. 그것이 너의 행복이라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