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백업

[세시] 은하수 횡단열차

마로시 2024. 4. 1. 21:45

 

은하수 횡단열차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더보기
은하수 횡단열차
 
kpc. 세레나 탈라사
 
pc. 시폰 빈
 
----------
 
덜컹거리는 열차의 흔들림에 시폰은 눈을 뜹니다.
 
얼마나 잠들어 있었던 걸까요?
 
눈을 뜨자 보이는 건 퍽 어두운 빛으로 깜빡거리는 열차 차량 내부의 조명과,
 
오직 달빛만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창문입니다.
 
아직 혼란스럽고 피곤한 정신.
 
곧장 시폰의 귓가에 내려앉는 건 낮게 깔린 목소리의 열차 안내방송입니다.
 
다음 역은 이번 열차의 종착역인 알데바란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주시길 바라며, 폴라리스행 횡단열차 네뷸라에 탑승하실 분께서는 첫 번째 게이트에서 환승 절차를…
 
… 네뷸라? 그런 열차가 있었나요? 알데바란은 어디인가요? 폴라리스는?
 
지능판정.
 
시폰: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알데바란과 폴라리스는 별의 이름이라는 것 까지는 떠올릴 수 있지만
 
어째서 그런 것들이 ‘역’으로 언급되었는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애초에 어디에서부터 온 건지는 기억이 나지않습니다.
 
시폰:(이건... 꿈인가?)
 
시폰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쯤.
 
누군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것을 느낍니다.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귓가에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탐사자의 눈앞에 내밀어지는 손.
 
세레나:시폰! 가요, 이러다 열차 놓치겠어요. 은하수를 횡단하러 가야죠!
 
시폰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익숙한 세레나의 모습입니다.
 
세레나는 시폰에게 손을 내민 채로, 어서 가자는 말을 할 뿐입니다.
 
시폰:(세레나를 바라보며 손을 잡는다) 은하수를 횡단해요?
 
세레나:(끄덕이고는)네! 저희 같이가기로 했잖아요? 폴라리스까지요.
 
시폰:음- (영문은 모르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으니) 그랬었죠.
(따라갑니다)
그런데 폴라리스는 어떤 곳이에요?
 
세레나:폴라리스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별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같이 여행가기로 했잖아요?
 
시폰:아름다운 별-... (주변을 둘러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빠르게 어두운 밤을 지나 달리던 열차는 서서히 속도를 줄입니다.
 
창문 너머로 빠르게 스쳐지나가던 풍경이 천천히 느려집니다.
 
관찰판정.
 
시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여전히 밤하늘입니다. 별들이 어지럽게 수놓아져 있고, 달빛이 은은하게 스며들어오는 밤.
 
이어서 안내방송이 들립니다.
 
:
 
이번 역은 열차의 종착역인 알데바란, 알데바란 역입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으시도록 유의하여주시길 바랍니다.
 
이내 열차가 완전히 멈춥니다.
 
열차가 멈추고 나면 문이 열립니다. 이제 보니 열차 안에는 두 사람을 제외하면 승객이 아예 없었네요.
 
종착역이기 때문일까요?
 
시폰이 세레나와 함께 열차에서 내려 역으로 나가면 보이는 건 마치 유령 역과도 같이 아무도 없이 텅 빈 기차역이었습니다.
 
올라가는 계단도 스산하기만 하고, 역을 이용하는 승객이라고는 오직 단 둘 뿐인것만 같습니다.
 
시폰:(아무도 없네...)
 
세레나:
 
세레나는 이곳이 한 번 와본 적 있는 역인 것 마냥 자연스럽게 길을 찾아 시폰을 이끌어줍니다.
 
아무도 없는 역과 무인 매표소를 지나 환승 게이트까지. 꽤 복잡한길인데도 세레나는 익숙하게 걸음을 옮깁니다.
 
세레나:(두리번거리면 길을 찾고는 )이쪽으로 가면 갈아탈 열차가 보일거에요.
 
시폰:(길 찾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되게 익숙하네요. 와본 적 있어요?
 
세레나:아니요, 저도 처음이에요. 하지만 길은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웃으면서...)
 
시폰:(사전조사 착실히 해왔구나!)(슬쩍 웃음)
그럼 세레나만 믿을게요.
 
세레나:(헤헤...)고마워요, 저만 믿으세요.(자신감 있게.)
 
세레나의 손에 이끌려 한참을 걸었을까요?
 
어느새 시폰은 세레나와 함께 어느 열차 역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역에는 열차 한 대가 정차되어 있었는데 요즘 시대에서는 보기 드문 증기 기관차였습니다.
 
그리고 꽤 놀라운 풍경이 보이는군요. 아까까지만해도 역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았는데, 이 역에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저마다 여행가방을 하나씩 끌어안고 열차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홀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온 건지 개인인 사람도 있었고, 가족 단위로 열차에 오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실 역에 사람이 있는 건 별로 신기한 일은 아닙니다.
 
그것보다도 더욱 신기했던것은 바로 이 역의 풍경이었지요.
 
시폰:(눈만 굴려 두리번)
 
세레나:참, 시폰. 여기서 잠시 기다려 줄 수 있어요? 이 역은 관리인이 따로 없어서 차장에게 직접이야기를 해야하거든요.
금방돌아올게요.
 
시폰:음? 그래요.
 
세레나: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인파속으로 들어가며...)
 
시폰:(우뚝 서서 세레나 눈으로 쫓습니다)
 
세레나는 열차의 머리칸이 있는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몇번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더니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NEBULA라는 커다란 글씨가 쓰인 열차와 선로였습니다.
 
역에는 벤치들과 자판기가 있고, 노선도도 붙어 있네요!
 
이렇게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역의 풍경 같습니다.
 
심지어 편의점도 있군요. 굉장히 본격적인 철도 역입니다.
 
시폰:(눈 꿈뻑이다가 노선도 읽어봅니다)
 
역의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열차의 노선도입니다.
 
현재 역은 알데바란이고 이 열차의 역은 여섯 개로 보입니다.
 
지금 시폰이 있는 알데바란 역과 픽터 역, 오롤로지움 역, 시리우스 역, 케투스 역, 그리고 종점인 폴라리스 역까지요.
 
노선도를 확인하고 있으면 갑자기 곁에 어린 아이 한 명이 다가와서 시폰에게 말합니다.
 
아이:형! 형은 어디까지가?
 
시폰:응? (아이 내려다봄)
아, 저는 폴라리스까지 갈 것 같은데-
 
아이:어? 폴라리스? 우리 엄마가 말했는데 폴라리스는 갈 수 없는 역이라고 하던데?(갸웃.)
 
시폰:갈 수 없다고요?
 
아이:응, 그래서 우리 가족은 케투스에 가.
 
어라,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세레나는 우리가 폴라리스까지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애초에 이 열차, 폴라리스 행이라고 했는데 폴라리스에 갈 수가 없다니 이게무슨 모순인지.
 
시폰:혹시 못 가는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아이:그건 나도 모르는데...그냥 못간다고만 들었어.(우어.)
 
시폰:그렇구나... (흐음.) 알려줘서 고마워요.
 
곧 아이의 부모님이 와서 아이를 데려갑니다.
 
시폰:(손 흔들어줍니다)
 
시폰에게 아이가 사람만 보면 말을 걸고 싶어 한다고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이기까지 하면서요.
 
시폰:oO(아이들은 다 그렇지.)
 
아이:(같이 손 흔들고 감~)
 
시폰:(다시 세레나가 사라진 방향을 봅니다.)
 
차장칸 근처에는 아직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대기하는 사람은 많은 모양입니다.
 
좀 더 역을 둘러봐도 괜찮을거 같아요.
 
시폰:(좀 걸리려나-)
(자판기 쪽으로 저벅저벅 가서 구경합니다)
 
역 한 켠에 놓여 있는 자판기입니다.
 
자판기 안쪽에는 단순한 음료수부터 시작해서 물티슈 같은 열차 여행에 필요한 생필품도 조금 들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시폰, 돈은 있던가요?
 
시폰:(곰곰)(주머니 뒤적뒤적)
 
시폰은 주머니를 뒤적여보지만...한 푼도 가지고 있지 않네요.
 
10원짜리 동전 하나조차요.
 
시폰:(쿠궁...)
 
이럴수가...
 
시폰:꿈이라서 그런가...? (두리번거리다 자판기 아래쪽을 슬쩍.)
 
행운판정.
 
시폰: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시폰은 자판기 밑을 살펴보지만...
 
자판기 밑은 먼지로 가득차있다는 사실만 알게됩니다.
 
시폰:(머리 긁적) 포기해야겠네...
(돈은 없지만 편의점 쪽도 구경해본다)
 
역 한 켠에 놓여 있는 작은 편의점 부스입니다.
 
안쪽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지만, 편의점을 관리하는 점원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안에 들어가서 물건을 집고, 계산대에 돈을 올려놓고 나가네요.
 
시폰:(마치 한국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아까 세레나와 헤어진 자리와 가까운 벤치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한다)
 
아까보다는 사람이 꽤 많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기차의 모습과 선로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기차는 네뷸라라고 쓰인 커다란 증기기관 열차입니다.
 
다소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하고 있고, 열차 칸은 굉장히 길어 선로를 벗어나 있을 정도로 끝도 없어 보입니다.
 
가장 앞에 있는 칸은 차장 칸일텐데 창문 부분에는 커튼이 드리워져 있어 내부가 보이지 않습니다.
 
열차밑에 깔린것은 일반적인 선로입니다.
 
하지만 보통,
 
아니,
 
‘당연히’ 선로라는 것은지면 위에 존재해야하는 것인데.
 
이 선로, 허공에 떠 있습니다.
 
이성판정. (0/-1)
 
시폰: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음... 무슨 원리로 가능한 일이지?)
(RC체크를 해봅니다.......)
(손바닥을 뻥 뚫어보자...)
 
뚫리지 않습니다.
 
어라...이거 현실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시폰:(모르겠다!)
(주변에 역 바깥을 볼 수 있는 창문 같은 것이 있을까요)1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는 검푸른 색의 하늘 위에, 당연하다는 듯이 열차가 떠있습니다.
 
사람들은 별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위태로운 선로 위 열차로 걸음을 옮깁니다.
 
주변은 사방이 뚫린 야외 탑승역인것 같습니다.
 
사방이 검푸른빛의 하늘에, 별들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시폰:(와... 예쁘다.)
(이게 꿈이 아니라니 놀라운 걸...)
(세레나를 기다리며... 별 구경 합니다)
 
별을 구경하며 세레나를 기다립니다...
 
잠시후, 세레나가 돌아오는 타이밍에 맞춰 횡단열차 네뷸라가 커다란 소리를 내며 증기를 뿜어냅니다.
 
세레나는 차장과잘 이야기가 되었으니 이제 열차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시폰:그런데 세레나-,
아까 이 열차는 폴라리스까지 가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아니, 갈 수 없는 역이라고 하더라고요.
 
세레나:네?(잠시 놀라더니)아아...괜찮아요, 이 열차는 분명이 폴라리스까지 갈거에요. 안내방송도 그렇게 말했으니까요.
그런데 어쩌다 그런이야기를 들었어요?
 
시폰:음, 어떤 아이가 제게 그렇게 말했어요.
폴라리스는 갈 수 없는 역이라서, 자기는 케투스에 간다고요.
 
세레나:(으음..생각하더니)그건...표가 케투스까지라서 그런거 아닐까요..?
 
시폰:그런가... (아이와 아이의 엄마를 떠올리며...)
(어린 아이를 납득시키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일까 생각중)
아, 맞다 세레나. 혹시 돈 있어요?
 
세레나:돈이요? 잠시만요...(주머니 뒤적이더니 지갑 꺼내며)아, 돈은 있네요.
그런데 돈은 왜...(짧은 생각)아, 혹시...뭐 필요한거라도 있어요?
 
시폰:물이라도 사둘까 싶어서요-
 
세레나:앗 그럼 제가 사올게요..! 먼저 열차에 들어가 있을래요..?(열차 객실의 열쇠를 건네줍니다.)(객석 자리도 같이 알려주면서...) 객실도 같이 예매했는데 구경해도 괜찮아요.
 
시폰:제가 사도 되는데. (열쇠 받고) 하지만 이쪽이 더 흥미롭네요-
그럼 먼저 들어가 있을게요. 조심히 와요 세레나.
 
세레나:(웃으면서)네! 금방 다녀올게요!(자판기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시폰:(먼저 열차에 올라탑니다.)
 
시폰이 열차에 오르고 나면 자신의 객실을 찾아 짐을 옮기느라 분주한 승객들이 먼저 눈에 띕니다.
 
열쇠에 적혀있는 번호의 객실로 가서 문을 열면 내부는 열차 객실 치고는 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상태를 보아하니 1등석인것 같습니다.
 
시폰:오-. (작은 감탄)
 
조금 좁긴 하지만 이정도면큰 문제가 없겠지요.
 
창문 너머로는 우주와 비슷한 별하늘의 풍경이 보이고 깨끗하게 청소된 침구가 놓여 있습니다.
 
세레나의 자리로 추정되는 쪽에는 꽤 많은 짐이 풀어져있습니다.
 
하지만 시폰의 자리로 추정되는 쪽에는 썰렁할 정도로 뭔가 없군요.
 
침구와 세레나의 짐을 조사 할 수 있습니다.
 
시폰:(두리번... 창밖 힐끔 열차 출입구쪽 힐끔 앞 뒤 힐끔)
(세레나의 짐을 슬쩍 훑어본다.)
 
세레나의 자리로 보이는 곳에 한 가득 풀어진 세레나의 짐입니다.
 
옷가지부터 시작해서 간식거리 같은, 여행하면 필요할 법한 물품들이 대부분이네요.
 
관찰판정.
 
시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위화감을 느낍니다.
 
여기에 있는 세레나의 옷들, 지금 세레나가 입고 있는 옷들이랑 똑같은 옷들입니다.
 
왜 굳이 같은 디자인의 옷을 이렇게 또 챙겨왔을까요?
 
시폰:음...? (세레나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의아하게 보다가 아무것도 못본 척 침구를 살펴봅니다)
 
하얗고 푹신한 베개와 부드러운 솜이불이 한 세트인 침구입니다.
 
침대 같은 건 따로 없어 보이는 게 아쉽네요.
 
그래도 역의 갯수를 보아하니 그렇게 장기적인 여행은 아닐거 같다는 점이 다행일까요.
 
시폰:(세레나가 오면 얼마나 걸리는 지 물어봐야겠어)
(아무것도 없이 썰렁한 자기 자리 봄...)
 
휑하네요...
 
시폰:폴라리스에도 마트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세레나 돈 쪽 빨아먹을 생각만)
(객실에서 나와 객석으로 이동해봅니다)
 
열차 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객석 칸입니다.
 
둘의 좌석이 있는 곳은 열차의 정확히 중간 쯤 되는 부분입니다.
 
자리에 앉아 옆을 보면 우주가 보이는 창문이 있습니다.
 
객실 칸의 앞뒤로는 다른 칸과 연결되어 있는 연결부가있고, 그 외에는 일반적인 열차 내부의 모습과 아주 유사합니다.
 
이 열차가 우주를 횡단한다는 것만 아니라면 평범한 열차에 불과했을 거예요.
 
잠시후 열차가 움직이는 느낌이 드는 동시에, 세레나가 돌아옵니다.
 
시폰:(창밖 구경하다가 창에 비치는 세레나 발견하고) 어서와요-
 
세레나:타이밍 좋게 왔네요.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뻔 했어요...(하하..웃으면서 물을 건네줍니다)
객실은 어때요? 괜찮죠?
 
시폰:완전 세련됐던데요-. (물 받아들고)
침대만 있었어도 여기 눌러 살았을텐데.
 
세레나:그러게요~ 그래도 침대없어도 꽤 푹신해서 괜찮은거 같아요. 음...그래도 사용할 일은 없을려나요...(음..폴라리스까지 그렇게 오래 걸릴거 같진않은데...생각함..)
 
시폰:그래요? (그리 오래 안 걸리나...) 모처럼 1등석인 것 같던데 아쉽네요.
폴라리스까진 얼마나 걸려요?
 
세레나:그렇죠? 하지만 중간에 역에서 내려 둘러보는 시간도 있으니까요. 폴라리스 까지면...음~ 오래걸려도 하루는 안 넘지 않을까요...(애매하다는 표정)
 
시폰:으음- 어떻게 해야 1등석 특권을 잘 누릴 수 있을지...
...! (번뜩) 낮잠을 잘까요.
밤인가? (창 밖 봄)
 
세레나:...! 낮잠이요..! 괜찮네요...!!(천재다.)
(창문 밖 같이 봄)
 
창문 너머로 화려한 우주가 보입니다.
 
창문 너머에 보이는 건 수많은 별들의 집합체입니다.
 
성운이 보이기도 하고, 때때로 나선형을 띤 은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눈에 띄거나 알아볼 수 있을 만한 천체는 없어 보입니다.
 
시폰:(와... 우주다...)
살다살다 우주를 다 와보네요.
 
세레나:정말요, 꿈속에서도 우주는 안가봤었는데. 이렇게 와보네요..(음~)
 
시폰:만약 갑자기 운석이 날아와서 부딪히면-...
어떻게 행동할거예요? (지극히 N적인 질문)
 
세레나:운석이요? 어어...글쎄요..?(당황하며 어떻게 해야하지? 갑자기 생각에 들어가다.)역시 안전하게 대피를 해야겠죠...?
 
시폰:역시 그렇겠죠-. 저는 운석이 부딪히기 직전에 머릿속에 작품 하나를 떠올린 뒤 강하게 인식하려고 노력할 것 같아요.
운 좋으면 그 작품 속의 주인공으로 환생하는 수가-... (중얼...)
 
세레나:(!!!)(우..우와앗...)시폰은 어떻게 그런 재미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거에요? 신기해요...(진심 감탄...)전...그래도 역시 살아있는 쪽이 더 좋을거 같아요. 정말로 운석이 부딫힌다면 제가 시폰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갈게요.
 
시폰:어. 진짜요? (감동적이라는 듯이 자신의 두 손을 깍지낀다.) 역시 믿음직하네요 세레나.
그럼 전 그동안 세레나와 제가 주인공인 작품을 열심히 떠올려볼게요.
살아남지 못했을 때의 플랜B죠.
기계가 많은 sf작품이 좋아요, 아니면 동물이 많은 중세 판타지 작품이 좋아요?
 
세레나:(숙쓰러운듯...)별거아니에요. 굴러도 이승에서 구르는게 낫다는 말도 있잖아요? 앗, 그거 좋은데요? 그렇게 하면 계속 함께 할 수 있겠네요!(와~)시폰이랑 같이 여행을 더 하고 싶었는데, 다행이네요.(웃으면서) 저는...둘 다 좋지만...기계가 많은 sf가 즐거울거 같아요.
 
시폰:sf작품이라면 거리에 로봇과 미래기술로 된 편의시설이 많이 보일 것 같네요. 어쩌면- 자가용으로 자동차 대신 우주선을 타고 다닐 지도. (곰곰...) 날카롭거나 둔탁한 소리가 많이 들릴 것 같은 분위기가 그려지네요.
만약 우리가 sf작품 속 주인공이라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세레나:시폰은 상상력이 좋군요...순식간에 풍경을 하나 상상해냈어요... 저희가 sf작품 주인공이면...sf에도 바다가 있을까요? 예전에도 계속 생각해봤지만...바다랑 관련된 직업이 가지고 싶었거든요. 잠수부라던가...앗, 이건 되고싶은 직업이니까 상관없을려나요...? 으음...시폰은 어떤일을 하고있을거 같나요?(시폰은 어떤일을 할까...생각해본다... ...왠지 파티셰를 계속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마들렌을 만들지 않는 시폰은 상상이 안돼...)
 
시폰:바다와 관련된 직업이라. 왠지 sf작품 속 바다는 그리 깨끗한 이미지는 아닌 것 같아요. 세레나라면 그런 바다를 관리하는 직업으로... 등대지기- 는 어때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등대를 관리하는 동시에 바다에 떠다니는 기계부품들을 건져내거나 해저동굴같은 비밀장소를 지키거나 하는거죠.
저라면 역시 파티셰가 아닐까요. sf작품의 과자와 케이크들은 어떤 맛이 날 지 궁금하네요-. (입맛다심)
 
세레나:(우와..!)정말 멋진거 같은데요...! 비밀장소라...낭만있고 좋아요. 정말 sf작품으로 환생한다면 그런 장소를 발견했을 때 시폰을 초대할게요. 그곳에서 시폰이 만든 과자를 먹어보고 싶네요.(비밀기지 같기도하고...작게 웃음...) sf작품의 케이크랑 과자들도 분명 맛있을 거에요. 어쩌면 지금까지 보지못한 특이한 모양의 케이크가 있을지도 몰라요..! 예를 들면...(음.)...공중부양하는...케이크라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이번 역은 그림의 별 픽터. 픽터 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실 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 주시길 바라며, 이 열차는 3시간 후 다시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그림의 별? 여기저기에서 의문 담긴 목소리들이 들립니다.
 
듣기판정.
 
시폰: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열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대부분 의문문이 가득한 소리이지만요.
“ 그림의 별? 여기는 뭐하는 별이지? ”
“ 글쎄, 예술가들의 별이라든가 그런 게 아닐까? ”
“ 정착하는 건 아니고… 그냥 구경해볼까? 괜찮으면 짐 가지러 다시 오고. ”
“ 나쁘지 않겠네. "
 
세레나:픽터는 그림의 별이군요...여기저기 그림이 많은 곳일까요? 벽화라던가...
 
시폰:음- 직접 보면 알겠죠. 같이 구경하러 가요.
 
세레나:좋아요, 그럼 내릴까요?(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시폰:(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둘은 함께 열차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 얘! 너희는 어디서 왔니? ”
 
시폰과 세레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입니다.
 
시폰:으음-?
 
마치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마을처럼 보이는 역이었습니다.
 
네뷸라가 멈춰선 역주변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고, 역의 벽면에는 낙서에 가까운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다소 누런빛을 띄고 있는 이 넓디넓은 거리에는 독특하게 생긴 집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비한 마을에 시선을 주기에는 지금 시폰과 세레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너무 많군요!
 
세레나:(저...정신없어...)
 
:“ 다들 이것 좀 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왔어! ”
“ 여기 신기한 사람도 있어. 얘들아, 안녕? 너흰 어디서 왔니? 이름이 뭐야? ”
“ 잠깐만, 너무 그러면 얘들이 놀라잖아! ”
 
시끌벅적하고, 요란합니다.
 
다들 굉장히 활기가 넘치는 것 같군요.
 
시폰과 세레나뿐만 아니라 픽터에 내렸던 다른 네뷸라의 승객들도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붙잡힌 모양입니다.
 
시폰:우리가 신기한가봐요. (소곤)
 
세레나:그런거 같아요...다른 분들도 잡히신거 같은데..(정신없어하며...)
 
그때 몰려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이 대표처럼 시폰과 세레나 앞으로 다가옵니다.
 
대표자:안녕, 픽터에 어서와! 아까는 많이 놀랐지? 미안해. 다들 새로운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거든.
 
시폰:안녕하세요-. 조금 놀라긴 했지만 흥미롭네요. 외부인이 오는 게 흔한 일이 아닌가봐요?
 
대표자:아아 그렇지. 뭐, 자주는 아니더라도 외부인이 종종 오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는 사람들이 온건 처음이거든. 그래서 다들 궁금해 하는거야.
 
시폰:(문득 주위를 둘러봅니다. 다른 사람들은 뭘 하고 있는지, 픽터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등을 살피며...)
 
픽터사람들은 제각기 열차에서 내린 탑승객들에게 질문을 주고받거나, 마을을 안내하거나 하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폰:(그렇군...) 어떤 점이 궁금하신가요?
 
대표자:(오호!) 이야기가 빠른 친구구만~ 나야 좋지만. 궁금한거야 많지, 마을이라도 천천히 둘러보면서 이야기를 해볼까하는데 어때?
 
시폰:(세레나 힐끔 보며) 괜찮아요?
 
세레나:아, 저는 괜찮아요. 일단...여기서 나가는게 좋을거 같네요.(아까보단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사람이 많은 역을 보며...)
 
대표자:그래, 일단 나가서 이야기하자고.(역 밖으로 향합니다)
 
시폰:좋아요. (따라 밖으로 향합니다)
 
대표자:(역 밖으로 나와 크흠, 하고 간단히 목을 가다듬더니)우선 여기부터 소개를 하는게 좋겠지. 여기는 픽터! 꿈의 땅이라고 불리기도 해.
여기서는 말이야, 이루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거든. 사람은 끝없이 살아가고, 꿈을 꾸고, 이루어낼 때 가장 행복한 게 아니겠어?
방금 나온곳은 이곳의 유일한 열차 역이야. 너희가 타고 온 열차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열차가 가끔씩 왔다 가기도 해.
 
대표자가 이렇게 소개하는 열차 역에는 꽤 높아 보이는 [시계탑]과 [안내판]이 붙어있었습니다.
 
확실히 대표자가 말한대로, 다소 고풍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으로 세워진 열차 역은 멋지다는 평을 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시폰:으음. 확실히 유일한 역인만큼 크고 멋지네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시계탑을 본다. 몇시지?)
 
대표자:(헤헤 뿌듯)
 
열차 역 사이드에 높게 세워져 있는 시계탑입니다.
 
가장 꼭대기에 달려 있는 시계는 지금 열두시를 가리키고 있는데, 열두시에서 시간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시폰:(고장...난 건가?)
시간이 안 가는 것 같네요? (대표자 봄)
 
대표자:(하하 웃으면서)고장이 아니라 원래 그래. 픽터에서 시간은 중요하지 않거든. 시간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타협하느라 이루고 싶어 하는 걸 이루지 못하게 될 테니까. 슬프게도 말이지.(음음.)
 
시폰:아하. 그렇겠네요. (납득이 간다는 듯 끄덕인다.)
그러고보니- 역 벽면에 낙서같은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던데, 디자인의 일부인가요?
 
대표자:이야~ 이걸 알아보다니. 안목이 좋은데? 비슷해! 처음에는 없었지만, 이 별의 화가들이 스스로 그려넣은 그림이야. 멋지지 않니?
 
시폰:오, 멋지네요-. 그림의 별이라는 설명이 더해지니 더더욱 멋져요. (끄덕이며 말하고는 안내판쪽으로 갑니다)
 
픽터 역의 안내 간판에는 이 별을 소개하는 짧은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이곳은 꿈의 별입니다.
 
대표자:언제봐도 마음에 드는 글귀야.(으음!)
역은..이 정도로 소개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마을에 들어가볼까?
슬슬 나도 질문을 해야지.
뭐부터 하면 좋을까...
 
시폰:(평소같은 표정으로 바라보며 기다린다)
 
대표자:(생각하더니 질문을 정한듯)우리들은 모두 우주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별들에서 왔어. 너희는 어디에서 왔어?
 
시폰:음- 저희는-... (세레나 본다)
 
세레나:(어...)저희는...지구에서 왔어요.! 각자 사는 곳은 다르지만..오랫만에 같이 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시폰:맞아요- 지구라는 별에서 왔죠.
 
대표자:오호! 지구라는 곳에서 왔구나! 들어봤지. 종종 거기서 오는 사람들도 있었고. (질문을 이어서)같이 여행을 왔다고 했는데 너희는 무슨 관계야? 가족? 친구?
 
시폰:우리, 친구죠? (세레나 봄)
 
세레나:당연히 친구죠! (시폰 봄)
 
대표자:친구구나~ 같이 여행도 올 정도면 사이가 엄청 좋은가 본데? 사이가 좋다는건 좋은거지~
 
시폰:(끄덕끄덕) 그런거죠-
 
대표자:그러고 보니...여행이면 이별을 떠나는건가? 정착하지 않고?
 
세레나:(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네, 저희는 폴라리스까지 가기로 했어서요.
그렇죠?
 
시폰:그랬었죠. 폴라리스.
1등석 객실도 마련했거든요. 1등석의 특권을 누리려면 어쩔 수 없네요.
 
대표자:아~ 이거 아쉽네~ 1등석은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조금 신기하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성취라는 행복을 찾아서 머무르곤 하거든. 너희의 행복은 무엇이니?
 
시폰:우리의 행복이요? 으음-
 
세레나:저희의 행복이라...(생각...)
 
시폰:글쎄요-, 저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만족하거든요. 이미 행복한 상태인 걸지도요. (눈웃음)
 
세레나:(!)그런걸까요...하긴, 같이 여행하고 있는 지금도 즐거우니까요.
 
대표자: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라...성취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도 좋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행복도 좋다고 생각해. 이미 너희만의 행복을 찾은게 되겠구나.(오옷!)
 
시폰: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하하-) 그런 당신의 행복은 어떤 건가요? 찾았나요?
 
대표자:당연하지! 나는 이 멋지고 아름다운 별의 대표자가 되게 바로 내 성취이자 행복이야. 이렇게 즐겁게 마을 안내를 하는 것도 정말 오랫만인걸?
 
대표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고딕풍의 거리를 걷고있다 보면,
 
가끔 주변의 사람들이 대표자를 보고 좋은 아침, 좋은 점심, 좋은 저녁이라며 유쾌하게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관찰판정.
 
시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을의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건물들이 모두 일반적인 가정집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을에 하나쯤 있을 법한 식당이나, 편의점 같은 공용 시설은 아까 지나온 역을 제외하면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시폰:(가정집들을 눈으로 세어본다.) 으음- 여긴 식당이나 가게같은 곳은 없나요?
 
대표자:맞아, 다른 시설들이 필요 없으니까. 아마 너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겠지?
그렇지만 여기에 오래 있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걸. 아, 너희는 여기에 안 있으려나?
 
대표자는 태연하게 답해주고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깁니다.
 
마을에는 독특한 모양으로 솟아나는 분수도 있고, 새들을 머리와 어깨에 잔뜩 얹은 채로 마을을 활보하는 특이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폰:(와아...)
 
대표자와 함께 활기가 가득한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나면 어느새 멀리서 네뷸라의 경적 소리가 들립니다.
 
대표자는 벌써 가야 할 시간이냐고 물으며 시폰과 세레나를 다시 역까지 데려다줍니다.
 
더 늦기 전에 열차에 올라야겠어요. 이곳이 참으로 멋진 별처럼 보인다고 해도,
 
이 곳은 세레나와 시폰의 목적지가 아니니까요.
 
네뷸라에 오르면 대표자를 포함해 픽터의 사람들이 배웅하러 온 건지 역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그렇게 몰려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네뷸라의 승객이었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 피어 있는 채로 네뷸라를 향해 손을 흔듭니다.
 
조심해서 가! 너희도 꼭 너희만의 행복을 찾아!
 
네뷸라는, 다시 출발합니다.
 
선로 위를 한참이나 달리다가 이윽고 선로를 벗어나 다시 우주로 향합니다.
 
이 별에 도착했을 때 보다 더 적은 숫자의 사람만을 태운채로 말이에요.
 
세레나:...픽터역에서 사람들이 꽤 내린거 같아요, 다들 픽터에서 행복을 찾았나봐요..(창밖으로 멀어지는 픽터를 바라보면서.)
 
시폰:(따라 창밖을 보며) 그렇네요-. 떠나기 직전에 봤을 때 다들 행복해보였죠.
우리도 역에서 내리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걸까요?
 
세레나:글쎄요...하지만, 행복에는 가까워 질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에게는 기회만 주어질 뿐, 그걸 어떻게 쓸지는 저희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해요.(손을 꼼지락 대면서 말한다.)
 
시폰:(작게 웃으며) 좋은 말이네요. 행복은 역시 스스로 쟁취해야 의미있는 거니까요.
세레나는 혹시 이루고 싶은 거 있어요?
 
세레나:(살짝 놀란듯이)네? 아, 저...그러니까...(으으음~생각하는듯 하다가)(가볍게 웃으면서)이루고 싶은 거라...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생각하니 잘 모르겠네요.. 분명히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이걸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고민이 되기도 해요.
 
시폰:역시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 고민이 많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음음. 끄덕이더니) 저 역시 아직까지 고민이에요. 분명 디저트로 세계를 평정하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막상 디저트를 만들면 평정은 무슨, 지배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농담투로 말하며 웃는다.)
 
세레나:그렇죠? 정말로 중요한 순간이니까요. 저는 늘 제 선택이 불행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요.
(아하하, 웃는다)네, 시폰이라면 분명히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폰이 만든 디저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최고인걸요. 저는 시폰이 만든 디저트가 아니면 잘 안먹게 돼요.(진심이에요. 덧붙인다.)
 
이렇게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네뷸라는 다음역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열차칸 중 하나를 조사 할 수 있습니다.
 
시폰:네-?! 그럴 순 없어요 세레나! 가끔은 다른 사람이 만든 디저트도 먹고 그래야 제 디저트만의 독특함을 더더욱 잘 느낄 수 있단말이에요. 저쪽에 식당이 있는 것 같으니 가서 디저트 하나 맛봅시다-!
 
세레나:네에!? 그.그런건가요..!(이럴수가...!)제가 시폰의 디저트를 제대로 못 즐기고 있었다니...(쿠궁-) 아-..갑자기 후회되는 기분이에요...(머리속에 스쳐지나가는 지금까지 먹었던 시폰의 디저트들...)...그럼..한번 가볼까요?(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시폰:(자리에서 일어나 식당 칸으로 가봅니다)
 
둘은 식당칸으로 향합니다.
 
네뷸라는 먼 길을 횡단하는 열차인 만큼 승객들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식당칸이 따로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통 식당 칸에는 승무원이 관리를 하고있는 게 대부분일 텐데...
 
네뷸라에는 승무원은커녕 차장이나 기관사도 보이지 않는것 같았죠.
 
식당 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째 승무원 같은 사람은커녕, 식당 칸에 일반 승객들마저도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시폰:(두리번...) 아무도 없네요-. 식사시간이 지났나?
 
세레나:그러게요...(두리번 거리다가)으음... 시폰, 오늘의 디저트는 뭐가 좋다고 생각하나요?
 
시폰:음- 우주를 달리고 있자니 도넛이 생각나네요. 행성 주변을 도는 고리같아요.
 
세레나:도넛 좋네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세레나는 말을 마치고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가, 안에 이어져 있는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시폰:(기다려달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넛을 가지고 나옵니다.
 
세레나:혹시나 해서 봤는데 이미 음식이 준비되어있더라구요...(머슥하게 웃음)
 
시폰:저기 들어가도 되는...? (카운터 안쪽 봤다가 가지고 나온 도넛으로 관심이 쏠린다.) 와, 이 도넛 맛있어 보이네요.
배경이 우주라서 그런가, 재료도 왠지 특별할 것 같고요.
 
세레나:그렇죠? 종류도 생각보다 다양해서...고르는데 고민했어요.(근처에 있는 테이블위에 도넛이 담긴 접시를 올려놓습니다.)...여기, 오늘의 디저트입니다. 맛있게드세요.(마치 식당의 웨이터처럼.)
 
시폰:(웨이터처럼 행동하는 세레나를 보곤 키득 웃는다.) 되게 잘 어울리네요. 감사합니다. 잠시만요, 분명 팁이... (자기 옷에 달린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적여본다.)
 
돈이...없어..
 
시폰:... (빈털털이.) 후후, 별 수 없군요.
이럴 때를 대비해 아침마다 조깅을 해왔죠. (안함) (테이블 위에 놓인 도넛 하나를 입에 물고 객실 쪽으로 도망치는 시늉을 한다.)
 
세레나:아앗...! 무전취식범...! 저도 이럴줄 알고 매일 경찰시험을 준비했었죠...!(무리수두며)(슥 시폰 뒤로가서 체포하는 척)......(해놓고 조금 부끄러운지 빨개짐.)
 
시폰:귱츨스험이요...?! 졌다-... (체포당한 척. 문득 세레나 얼굴을 확인하곤 재밌다는 듯 웃으며 물고 있던 도넛을 우물우물 삼킨다) ...그거 진짜예요?
 
세레나:(스르륵...시폰 앞에 앉음...)아니요...? 당연히 농담이였죠...(으음 부끄럽군...)무전취식이니까...잡는건 경찰이 할 일이기도 하고...(무마하려 이것저것 이야기하는 중.)
 
식당칸의 [테이블과 의자]를 조사 할 수 있습니다.
 
시폰:진짜로 해봤어도 이상하지 않은데요? 만약 정말 경찰이 되신다면 도넛은 꼭 저한테서 주문해주시길. (농담투로 말하곤 다시금 식당 칸을 둘러본다.)
그나저나 아무도 없는 식당 칸은 왠지 좋네요. 레스토랑 전세 낸 기분이에요-.
(괜히 손으로 테이블 두드리며 살펴봅니다)
 
세레나:이거 조금 숙쓰럽네요...(가볍게 웃는다)이제 경찰들의 도넛은 시폰이 당담하겠는데요?
평소에는 이런걸 할 수 있을까...tv에서만 봤는데. 이렇게 해보네요...조금 신기한 기분이에요. 시폰은 어때요?
 
열차 칸의 양 사이드에 고정된 채 쭉 늘어서 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입니다.
 
테이블위에는 새하얀 식탁보가 놓여 있고, 식기들도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습니다.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것 같지만 메뉴판도 있습니다.
 
시폰:음- 마치 꿈 속에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꿈처럼 모든게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아서 오히려 더 스릴있고 재밌는 기분이에요. 보세요, 저. 빈털털이잖아요- (라고 말하며 메뉴판을 펼쳐봅니다.)
 
메뉴판에는 스파게티나 빵, 연어 샌드위치, 미트스튜, 보쉬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특이했던 점은 거의 전부 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따듯한 상태로 나오는 음식들만 메뉴에 있다는 점입니다.
 
세레나:꿈이라...아무래도 우주를 여행하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죠. 저도 꿈으로 착각할 정도에요.(창밖을 바라본다.)(어머나...)돈이 없었나요...?(먼가를 깨달음)
 
시폰:세레나. 돈 많죠? (조금 뻔뻔한 얼굴)
 
세레나:으음~(눈 쪼금 굴림)아니요?(반은 사실임)
 
시폰:(심리학 굴려봐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시폰: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시폰은 세레나가 한 말이 거짓말은 아닌걸 깨닫습니다...아마 돈은 있지만 쓸곳이 정해진 돈이겠죠...
 
시폰:아쉽네요.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메뉴판 들여다본다)
저 배고파서 보쉬 시켜볼까 하는데, 세레나도 식사할래요?
 
세레나:앗, 저는 배가 별로 안고파서요...같이 못 먹어서 아쉽네요. 그럼..(살짝 일어나더니 다시 카운터 를 넘어 주방으로 향합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보쉬를 가지고 옵니다.)
 
시폰:(주방 다녀오는 세레나 봄)
 
세레나:신기하게도 주방안에 다 준비가 되어있더라구요?(신기하네...)
 
시폰:다 준비가 되어있다니, 신기하네요-
...세레나. 혹시... 열차 승무원을 부업으로 하고 계신가요?
 
세레나:네? 그럴리가요..!(손사래를 격하게 친다...)
 
시폰:아니구나...
 
세레나:당연하죠...저는 이 기차에 처음 타보는걸요?
 
시폰:그런 것 치고는 상당히 익숙해보여서요. 기차 많이 타봤어요? (보쉬 한 스푼 떠 먹는다.)
 
세레나:바리스타일을 하다보면 가끔씩 서빙을 할 때가 있어서요, 그 때 익숙해진거 같아요. 처음 했을 때는 음료를 엎으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는데.(웃으면서 이야기 합니다.)(한 스푼 떠 먹는걸 보고는) 맛은 어때요? 괜찮나요?
 
시폰:아하, 프로 바리스타라서 가능한 일이었군요. 저도 한 수 배워야겠네요. (맛을 물어보자 한 스푼 더 떠서 먹더니) 맛은- 굉장히 구수한 맛이네요. 언제 한 번 한국의 탕요리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비슷한 느낌이에요.
분명 감자가 들어가는 탕이었던 것 같은데... (곰곰)
 
세레나:프.프로까지는 아니에요...!(부끄~!) 저보다는 시폰이 더 프로가 아닐까요...저는 아직 배워야하는 것도 많고...(긁적..) 아, 보쉬는 저도 처음보는 요리인데 입맛에 맞는거 같아서 다행이네요...그러고 보면 시폰은 새로운걸 많이 알고 있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의 탕요리는 저도 들어만 봤지 먹어본적은 없어서...왠지 부럽네요.(미소짓는다.)
 
시폰:자신감을 가져요 세레나- 서빙도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말 나온 김에 나중에 스케이트 신고 서빙 한 번 해봅시다!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자기가 생각해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듯 양손끝을 맞부딪힌다.)
사실, 탕요리를 직접 한국에 가서 먹은 건 아니라서 애매하긴 해요. 다음에 한국으로 맛집탐방하러 가볼까 생각중인데, 같이 갈래요?
 
세레나:자신감...가져도 괜찮을까요...?!(으음!)...아-! 그거 맞죠? 다이너! 드라마에 보면 가끔씩 나오잖아요. 어떻게하면 그렇게 중심을 잘잡는걸까요? 역시...연습이겠죠?
한국이라...한번 가보고 싶지만...시간이 날지 모르겠네요...(으음.)이번 여행도 휴가를 최대한 사용한거라서...(긴 고민..........)
 
시폰:맞아요 그거-. 스케이트를 안정적으로 타는 것도 아슬아슬한데 대단하죠. 하지만 세레나라면 왠지 잘 할 것 같아요. 벌써부터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지네요-... (상상ing)
휴가라- 그렇네요. 휴가 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으니... (곰곰) 음- 뭣하면 제가 인수를... (파격적 발언)
 
세레나:(인수...?!)그럼...저희 사장님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우.우리 사장님...좋은분인데...)
 
시폰:(곰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사장님도 함께 한국으로 갑시다.
제가 다 쏠테니까요. (후후...)
 
세레나:(그런...!)시폰...못 본 사이에...부자가 되셨군요...(세상에...내친구가 부자다...)
 
시폰:최근 온라인 주문도 받기 시작했거든요. 매출이 제법이에요-. (말하다가 갑자기 창밖 보며)
...음. 그러고보니 알바를 구했던가... (가게 생각 하는 중)
우리... 여행 시작일이 어떻게 되죠?
 
세레나:대단해요 시폰...! 자영업은 정말 어렵다고 들었는데...(멋지다...) 아, 여행 시작일은 어제 였어요! 폴라리스에 가는 열차를 탈려면 출발지에서 알데바란까지 가야했으니까...알데바란까지 생각보다 더 걸렸네요.(시폰이 먹은 보쉬 그릇 본다...다 먹었나..?)
 
시폰:(가게 오픈을 했었는지 어땠는지 기억이 나질 앉는다...) 으음- 그렇군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 다음 역엔 뭐가 있을지 기대되네요. (틈틈이 먹어서 지금은 비어있다.)
 
세레나:저도요, 다음역은 오롤로지움 역이였던가요? 별마다 개성이 강하다고 들었는데..빨리 도착하고 싶어요.(다 먹은 것을 확인하고)...이만 일어나볼까요?
 
시폰:그럴까요. 다른 칸에 뭐가 있는지도 궁금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둘은 좌석 객실 칸으로 돌아갑니다...
 
자리에 앉으니 행성을 둘러보느라 지치기라도 한건지 피로감이 조금 밀려옵니다.
 
잠이 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객실에서 아이가 우는 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아이:싫어! 안 내릴래!!
 
시폰:(꿈뻑...) 응...?
(소리를 가만 들어봅니다)
 
아이가 떼를 쓰는 건지 크게 소리를 지르는 어린아이 목소리가 들립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탐사자의 뒤쪽 좌석에 앉은 아이 한 명이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떼를 쓰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아이에게 다음 역에서 내려야한다고 아이를 달래지만 아이는 울음을 그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부모는 굉장히 곤란해 보이는 눈치입니다.
 
주변의 승객들도 처음에는 아이를 바라보는 듯하다가, 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되니 조금씩 불편한 기색을 지울수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는 왜 저렇게 열차에서 내리기를 거부하고 있는 걸까요?
 
주변 승객들도 불편하다는 기색을 내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개중 몇몇은 이해한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폰:(이만큼 열차가 고급지면 내리고 싶지 않을만도 하지...)(끄덕끄덕)
 
그때 옆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승객 한 명이 다가옵니다.
 
그러더니 자연스럽게 가족들의 좌석 옆에 앉아서 자장가처럼 들리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붉은 눈의 전갈, 넓게 펼친 독수리의 날개
 
파란 눈을 가진 강아지, 빛나는 뱀의 똬리
 
오리온은 소리 높여 노래하고 이슬과 서리를 떨어뜨리네
 
안드로메다의 구름은 물고기 입 모양
 
큰 곰의 발을 북쪽으로 다섯 보 뻗어낸 곳
 
작은곰의 이마 위는 돌아가는 하늘의 기준점.
 
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아이는 떼를 쓰던 것을 멈추고 조용히 노래를 듣습니다.
 
세레나 역시 노래를 듣더니 작게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하네요.
 
아이는 한참이나 떼를 쓰느라 피곤해졌는지 오랜 시간 지나지 않아 잠에 들어 조용해집니다.
 
기나긴 열차 여행에 피곤해진 승객들도 하나 둘씩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기 시작하네요.
 
시폰 역시도 잠이 몰려옵니다.
 
시폰:(좋은 분위기네...)(눈 감음)
 
세레나:혹시 졸리나요..?
 
시폰:(꿈뻑) 아, 음-... 조금 피곤한 것 같네요.
 
세레나:그럼 푹 쉬는건 어때요? 다음역에 도착할 때 쯤이면 제가 깨울게요..!
 
시폰:그래주면 고맙죠-. 아, 기왕이면 객실에서 자고싶은데 괜찮을까요?
 
세레나:아, 그게 더 좋겠네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까우니까요.
 
시폰:(끄덕) 본전은 뽑아야죠. (자리에서 일어나 객실로 향합니다)
 
시폰은 객실로 향합니다.
 
객실에 들어가면 여전히 푹신한 침구가 시폰과 세레나를 반기네요.
 
시폰:(제 자리 찾아가서 침구를 실컷 즐긴다...)
 
푹신.....
 
잠이 솔솔옵니다...
 
시폰:(이것이 바로... 행복,)
 
세레나:(자신도 제 자리에 침구를 깔고 앉습니다.)정말 푹신하네요~..(좋다...)
 
시폰:그러네요-...... (점점 조용해진다)
 
시폰은 깊은 꿈을 꿉니다.
 
아니, 꿈인지, 현실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꿈에서도 시폰은 열차에 타고 있었으니까요. 곁에는 세레나가 있었고, 창문 너머로는 은하수가 가득한 밤하늘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꿈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시폰이 탄 열차는 새하얀 눈이 깔린 선로를 달리고 있었다는 점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세레나는 따듯해 보이는 옷을 입은 채로 창문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고, 같은 열차에 탄 수많은 승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번 네뷸라가 덜컹, 하는 소리에 시폰은 꿈에서 깨어납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보인 건 곁에 있는 세레나의 모습이었습니다.
 
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시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흐릿...)
 
시폰은 꿈속과 지금 이곳이 미묘하게 익숙하다는 것만을 느낍니다.
 
워낙 정신없는 하루였으니, 이 하루의 이야기를 꿈으로 꾼 것이었을지도 모르지요.
 
잠에서 깬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네뷸라의 안내방송음이 들려옵니다.
 
벌써 다음 역이라니, 시간을 잘 맞춰서 일어났네요.
 
:
 
“ 이번 역은 기계의 별 오롤로지움. 오롤로지움 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실 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주시길 바라며, 이 열차는 3시간 후 다시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
 
세레나:앗, 시폰 일어났어요? 타이밍이 좋네요.(방송이 들리는 스피커를 잠시 처다보다가)
 
시폰:(부시럭 몸을 일으켜 세운다.) 음... 뭔가 덜컹이는 느낌이 들어서 깼어요.
벌써 도착인가요?
 
세레나:(끄덕이면서)네, 이번 역은 기계의 별...? 이라고 하네요. 이번에도 내려서 둘러볼거에요?
 
시폰:기계의 별? 재밌을 것 같네요. 구경해보고 싶어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다.)
 
세레나:좋아요, 기대되는데요? (뒤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하차를 위해 좌석 객실 칸으로 돌아가면,
 
기계의 별이라는 말에 객실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판정.
 
시폰: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기계의 별이라면 뭘 하는 별일까. 기계들이 사는 별일까, 아니면 별 자체가 기계로 이루어져 있을까? ”
“ 글쎄, 기계같은 사람들이 사는 별인 건 아닐까? ”
“ 그건 조금 무서운 말인걸. 사람이 기계 같다니. 너무 부자연스럽잖아. ”
“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수도 있어. 유능하다는 것 아니야? ”
 
시폰:(기계같은 사람?)
 
세레나:그러고보니...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오롤로지움은 상당히 특이한 별이라고 들었어요...
 
시폰:특이한 별이요?
 
세레나:네, 방금 들은 승객의 말처럼요...기계가 많다고 하는거 같았는데...
 
네뷸라의 속도가 느려지고 다른 행성에 정차하는 것 보다 훨씬 조심스럽게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열차의 바퀴가 선로에 닿은것 같은데도 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객실의 사람들 사이에 알 수 없는, 미묘한 긴장감이 맴돕니다.
 
이윽고 묵직한 흔들림이 한 번 느껴집니다.
 
그러더니 네뷸라가 완전히 멈춥니다.
 
열차가 증기를 내뿜는 소리가 한 번 들리고, 안내방송음이 흘러나옵니다.
 
“열차가 오롤로지움 역에 정차하였습니다. 오롤로지움 역에서 내리실 분들께서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도록 유의하여 주시고, 열차는 3시간 후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니 재탑승 의사가 있으신 경우 시간에 유의해주세요.”
 
시폰:(창밖을 본다.)
 
창문 너머로 그야말로 ‘절제’되어 있는, 완벽하게 열을 맞춰 세워진 커다란 도시가 보입니다.
 
… 끼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각 칸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선뜻내리지 않습니다.
 
창문 너머로 그야말로 ‘절제’되어 있는, 완벽하게 열을 맞춰 세워진 커다란 도시가 보입니다.
 
객실과 이 부근에 감돌던 알 수 없는 긴장감은 바로 이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흠집이나 오점 하나 허용치 않을 것 같은 완벽한 도시의 앞에서 멈춰선 사람들.
 
...
 
… 긴 침묵을 깨는 사람은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먼저 짐을 하나 둘 챙겨 네뷸라에서 내립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네뷸라에서 내립니다.
 
세레나는 그 모습을 보고 시폰에게 묻습니다.
 
세레나:이제..저희도 가볼까요?
 
시폰:음, 좋아요-.
(네뷸라에서 내립니다)
 
시폰과 세레나가 네뷸라에서 내리면 도시의 모습이 더욱 눈에 잘 들어옵니다.
 
하늘을 가릴 듯 솟아 있는 높은 고층 빌딩과 하늘에 날아다니는 자그마한 비행선들.
 
마치 콘크리트 정글에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때 누군가 시폰과 세레나의 팔을 어디론가 잡아당깁니다.
 
아이:잠깐, 뭐하는 거야. 여기에 있지 말고 빨리 따라와!
 
시폰:...?
 
이건… 어린 아이의 목소리입니다.
 
세레나:어...어린이...네요..?
 
시폰과 세레나가 의문을 품으면 아이는 재차 당돌하게 말합니다.
 
아이:빨리 와, 안 그러면 걔네들이 와서 잡아갈 거란 말이야.
 
시폰:(꿈뻑) ...잡아간다고요?
 
아이는 시폰과 세레나를 고층 빌딩 사이에 난 조그마한 골목길로 데려가려 하는 모양입니다.
 
아이:맞아! 그러니까 빨리 이쪽으로 와!
 
시폰:네에... (이끌려가줍니다)
 
세레나:(어랏)따라가도 괜찮을까요..?
 
시폰:뭔가 재밌을 것 같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작은 목소리)
 
세레나:으음...별 일 만 없었으면 좋겠네요..
 
아이를 따라가면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가게 됩니다.
 
세 사람이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으로 키가 큰 사람이 한 명 스쳐지나갑니다.
 
아이:(슬적 망보다가)...다행이네. 그냥 지나갔어.
…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온 거야?
 
라며, 아이는 또 역정을 냈지만요.
 
시폰: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저 키가 크신 분은 누구죠?
 
아이:뭐?! 여기에 재미로 오는 사람이 어디있어!
방금 지나간 건...오롤로지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야.
...사람들이였다고 해야하나.
사람이 기계가 되어 사람 흉내를 내고 있는거야. 우리한테 온 건 우리가 아직 기계가 아니라서 그래.
 
시폰:으음 과연. 사람을 기계로 만들기 위해 잡으러 오는건가요.
 
아이:맞아, 감정이나 기억같은걸 전부 지우고 스스로 기계가 된 바보들밖에 없는 곳이지.
나는 이 별의 유일한 순수인간이고.
 
시폰:오오... 사람들은 어떤 심리로 그런 선택을 하는 걸까요. 흥미롭네요...
이 별을 뜰 생각은 없어요?
 
아이:모르지, 바보들 생각은 알고싶지 않아.
나? 아직은. 너희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이 별에 왔다가 기계가 되는걸 막아야하거든.
아무튼, 이 별에 너무 오래 머물지 마. 쟤네들은 저런 모습이 되는 게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인 줄 안단 말이야.
 
그러며 아이는 어두운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시폰과 세레나도 골목에서 빠져나와 이 거대한 콘크리트 정글이나 다름없는 별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나름의 관광객 ‘보호’라는 명목으로 둘을 졸졸 따라다닙다.
 
높게 세워진 [고층 빌딩]들과 [전광판]들. 네뷸라가 정차해 있는 역도 아주 고급스러워보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안내판]도 금속으로 번쩍번쩍 빛나고 있습니다. [행인]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규칙적인 발걸음으로 이런 고층빌딩 사이를 잘도 걸어 다니고 있습니다.
 
기계에서 시작해 기계로 끝나는,
 
그야말로 완벽한 기계의 제국을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시폰:기계의 별이라고 불릴만 하네요. 세상이 온통 기계라니- (두리번 두리번)
(전광판들을 읽어봅니다)
 
고층 건물 윗부분에는 꼭 하나씩 달려 있는 전광판입니다.
 
저마다 각기 다른 색으로 형형하게 빛나고 있는 전광판은 저마다 각기 다른 광고 내용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광고는 다름 아닌 ‘기억 소거’와 ‘감정 소거’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롤로지움에서 기억과 감정은 지울 수 있는, 그것에서 더 나아가서 지워야만 하는 것으로 취급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세레나도 꽤 복잡미묘해보이는 표정으로 이런 전광판의 광고 문구들을 올려다봅니다.
 
세레나:(전광판을 보다가...)기억과 감정이 이런 취급을 받는건 처음이네요...(매우 미묘함..)
언제나 소중한것 이라는 표현만 봐왔지 지워야하는 것이라는 표현은...(음..)
 
시폰:음~ (이런저런 생각하기)
원하는 기억만을 지울 수도 있는걸까요?
 
세레나:글쎄요...
 
아이:원하는 기억만 지우는게 아니야, 전부 지우는거야. 남김없이..
 
시폰:남김없이...
삶을 새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술이겠네요.
(안내판을 읽어봅니다)
 
금속에 음각으로 글자가 새겨져 있는 이 별에 대한 안내판입니다.
 
적혀 있는 글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별은 완벽의 별입니다.
 
아이:완벽은 무슨!(짜증.)
 
시폰:(짜증내는 거 보고는 고층빌딩들 둘러봅니다.)
 
이 도시를 가득하게 매우고 있는 고층 빌딩들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끝없이솟아 있어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기분마저도 듭니다.
 
관찰판정.
 
시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높은 건물들의 향연에 눈 앞이 어지러워지기만 합니다.
 
아이:그거 알아? 여긴 영화관도 없어.
 
시폰:(흐린눈으로 올려다보다가) 영화관이요?
음... 확실히 감정과 기억이 없다면 영화를 봐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아이:그러니까! 쟤들은 그런 즐거운 것도 전부 포기하고 기계가 된거라니까?
 
시폰:대체 무슨 심리로... (깊어지는 호기심)
한 번 물어볼까요?
(행인 하나 스캔함)
 
아이:뭐?!(기겁) 그만둬! 기억을 지웠는데 그런걸 물어봤자 답해줄리도 없잖아! 오히려 널 데려가서 기억이랑 감정을 지울걸?
 
시폰:역시 그런가요? (흠)
 
세레나:그럴지도요...
으음...제가 생각해봤는데 아마 예전에 가지고 있던 기억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볼 긁적이며...)
 
시폰:아하- (깨달은 표정) 다들 지워버리고 싶을만큼 힘든 기억이 있었던거군요. 그렇다면 아까 내린 사람들도... (두리번)
 
행인들을 잘 보면 익숙한 얼굴이 드문드문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시폰:세레나도 그런 기억이 있나요?
 
세레나:(어색하게 웃으면서)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테니까요.
만약 없는 사람이 있다면...그건 부러울지도 모르겠네요.
 
시폰:그렇구나- 혹시 지우고싶을 정도예요?
 
세레나:아마 그럴지도요. 그래도, 지우고 싶지는 않아요. 이 기억도 결국은 제 것이니까..제가 안고가야죠.(숙쓰럽게 웃습니다..)..시폰은 어떻게 생각해요?
 
시폰:좋네요, 그런거- 저는 딱히 지우고싶은 기억이랄게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세레나가 부럽네요.
아, 슬슬 다시 타러 갈까요? 계속 신세를 지는 것도 좀 미안하고요.
기계가 되는 것도 곤란하고.
 
세레나:엇, 그.그런가요...? 전 지우고 싶은 기억은 없는게 좋다고 생각했는데...(잠깐 두리번거려 시간을 보더니)아직 시간이 남긴했는데...괜찮으시다면야..
 
아이:뭐야, 벌써 돌아가게? 잘 생각했어. 여기 오래있는건 별로야.
 
시폰:네, 우릴 보호해줘서 고마웠어요- (아이를 쓰다듬습니다)
 
아이:(훗...)(쓰다듬받음)
 
시폰: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봐요.
 
아이는 시폰과 세레나를 친절하게도 역까지 데려다줍니다.
 
시폰과 세레나가 다시 네뷸라에 오르면 아이는 여전히 당돌해보이는 투로 역에서 시폰과 세레나를 향해 이야기합니다.
 
아이:남이 멋대로 정의해주는 행복 같은 건 믿지 마. 알았어? 알았으면 조심해서 가! 되도록 이 별은 다시 돌아오지 말고.
 
그러고선 아이는 시폰과 세레나를 향해 두 팔을 흔들어 보입니다.
 
시폰:(손 흔들흔들)
 
관찰판정.
 
시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열렬히 팔을 흔들고 있는 아이 뒤에 어쩐지 익숙한 얼굴의 사람들이 무감각하고 무표정한 얼굴을 지은 채 스쳐지나가는 것을 봅니다.
 
저 사람들, 오롤로지움에 내렸던 네뷸라의 승객들입니다.
 
… 저 사람들은 지금 행복할까요?
 
아무도 모르겠죠.
 
이후 네뷸라는 오롤로지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말끔하게 정돈된 선로를 달려갑니다.
 
사람의 수가 처음보다 많이 줄었습니다.
 
저 별에 남은 사람들은, 행복할까요? 그들은 그걸로 만족했을까요?
 
두 번째 역을 지나고 열차가 평탄하게 달려갑니다.
 
그때, 갑자기 열차의 안내 방송음이 들려옵니다.
 
“ 객석에 계신 승객 여러분께 알립니다. 본 횡단열차 네뷸라는 현재 터널로 진입할 예정입니다.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 흔들림이 다소 있을 수 있으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되도록 현재 있는 자리에서 이동을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
 
터널? 우주에 터널도 있던가요?
 
안내 방송음이 들려오자 창가에 앉은 승객들이 창문 바깥을 내다보며 연신 감탄을 내뱉습니다.
 
바깥에 무엇이 있길래 그럴까요?
 
시폰도 바깥을 내다보면 바깥, 저 앞부분에 커다랗고 검은 구름과 유사한 물질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걸 터널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세레나:참, 시폰. 자리 꽉잡고 있어야해요. 생각보다 크게 흔들릴지도 몰라요.
 
시폰:(창 밖 보면서 감탄하다가) 아, 그래요?
(주변에 잡을 만한 것이...)
 
좌석에 달린 손잡이를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시폰:(살며시 손잡이 잡고) 이정도면 충분하겠죠? 놀이기구 타는 기분이라 무척 설레네요-
 
세레나:(진짜 중요한걸 잊었다는 듯이)아, 시폰..! 귀도 막는게 좋을지도 몰라요. 큰소리가 들릴수도 있어서...(다급하게)
놀이공원이 아니에요..!(아이참!)
 
시폰:어라, 큰소리는 좀 곤란한데- (손으로 귀를 막는다...)
(손잡이를 포기함)
 
세레나:(본인도 손으로 귀 막으며...)
 
쾅!
 
충격과 함께 커다란 소리가 들립니다.
 
창문 너머로는 오직 검고 검은 빛 구름 덩어리만 보입니다.
 
그리고 불현 듯 시폰의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어떤 광경 하나.
 
사무치게 춥습니다.
 
금방이라도 의식을 놓아버릴 것만큼, 살을 에는 바람이 불어옵니다.
 
시폰의 눈앞은 새하얗게 빛나기만 합니다.
 
시폰:(추워...)
 
그곳에 어지러운 붉은빛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좁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망가지고, 여기저기가 부서져 찌그러진 열차의 모습입니다.
 
세레나:...시폰?
 
그러나, 이윽고 그런 풍경은 모두 눈앞에서 사라집니다.
 
세레나의 부름 때문에요.
 
시폰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네뷸라는 어느덧 ‘터널’이라 불리는 공간을 빠져나온 뒤였습니다.
 
승객들의 소란스러운 술렁임도 차츰 가라앉아 완전한 고요를 되찾았습니다.
 
운이 좋지 않았다면…
 
이런 아득한 우주 공간 속에서 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을까요?
 
이런 우주 속에 내던져진다면 분명 사무치게 추울 거예요.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세레나:...괜찮아요?
 
시폰:...네?
아, 네! 괜찮...은 것 같네요.
순간 굉장히 추웠어요- 세레나는 괜찮아요?
 
세레나:(헉)추웠나요? 지금은 괜찮아요? 담요가 있을려나요...(뒷쪽 칸을 잠시 처다보다가)...아, 저는 괜찮아요! 정말 생각보다 많이 흔들렸네요...
 
시폰:자칫하면 사고가 났을지도 모르겠네요. 스릴 넘치는데요- (태연)
 
세레나:농담할 때가 아니에요..!(놀라서 목소리를 약간 높이다가 흠칫 하고는)미.미안해요...너무 놀라서..귀는 괜찮아요? 방금 전에 소리도 엄청 컷었는데...
 
시폰:그건-... 아, 그러고보니 짧지만 뭔갈 봤어요.
하얗고 빨간 광경과 부서진 열차...
 
세레나:(어...)하얗고 빨간 광격과 부서진 열차...요? 하지만 저희는 지금 열차에 타고있고..열차는 아직 멀쩡한걸요.
 
시폰:으음- 잠깐 꿈 꾼건가...? 뭐,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러고보니 다음 역은 어떤 곳인가요?
 
세레나:다음 역이요? 시리우스 역인데...도착할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네요...(음)기차라도 둘러보는건 어때요?
 
객실 한 칸을 조사 할 수 있습니다.
 
시폰:그럴까요- (지금 있는 칸을 둘러봅니다.)
 
열차 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좌석 객실 칸입니다.
 
시폰과 세레나의 좌석이 있는 곳은 열차의 정확히 중간 쯤 되는 부분입니다.
 
자리에 앉아 옆을 보면 우주가 보이는 창문이 있습니다.
 
객실 칸의 앞뒤로는 다른 칸과 연결되어 있는 연결부가 있고, 그 외에는 일반적인 열차 내부의 모습과 아주 유사합니다.
 
이 열차가 우주를 횡단한다는 것만 아니라면 평범한 열차에 불과했을 거예요.
 
창문을 살펴보면, 창문 너머로 화려한 우주가 보입니다.
 
창문 너머 저 멀리에 창백한 푸른빛의 별 무리가 보입니다.
 
너무 멀리있어 꼭 점처럼 보이기도 해요.
 
교육 혹은 천문학 판정.
 
시폰:
교육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시폰은 저것이 성운이 아닌 마젤란 은하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지구가 속해 있는 우리 은하의 위성 은하이지요.
 
시폰:저건 마젤란 은하네요...! 이런 식으로 눈 앞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세레나, 혹시 종이랑 펜같은 거 있나요?
휴지나 냅킨도 좋아요.
 
세레나:종이랑 펜이요? 찾아보면 있을거 같은데...뭘 할려고요?
 
시폰:새로운 디저트의 디자인이 떠올랐거든요. 메모해두고 싶은데...
 
세레나:(!)그런거였군요...! 금방 찾아볼게요! (역시 시폰이야...!)(후딱 펜 찾으러가며...)
(잠시 후에 돌아옴...펜이랑 종이 들고 옴...)가져왔어요..!
 
시폰:고마워요- (바로 슥스슥 뭔갈 휘갈기며) 은하의 화려함을 표현하려면 역시 마블링이겠죠. 케이크가 나을지 마카롱이 나을지. 아, 도넛이나 에클레어 위에 크림을 얹는 방식이라든지... (주절주절)
세레나는 어떤 디저트가 괜찮나요? 음료나 빵, 아이스크림 등에서 고른다면요.
 
세레나:(휘갈기는 것 보면서 감탄하다가...)저는...아이스크림이 괜찮을거 같아요...! 우주는 춥다고 했으니까...아이스크림에 시럽이나 스프링클 같은걸 뿌리면..(같이 주절주절..)
 
시폰:아이스크림에 시럽과 스프링클... 그거네요. (손가락 딱 튕기고 휙휙) 은하 색 시럽을 따로 만들어서 바닐라 또는 초코 아이스크림 위에 뿌리거나 아예 크림을 은하 색으로 마블링한 뒤 얼리는 방식도 있고... 아, 자매품으로 지구 모양 아이스크림도 괜찮겠네요-! 가장 아래에 라즈베리 잼을 넣고 그 위엔 초코 아이스크림을 두껍게, 그 위에 얇은 녹차코팅을 한 뒤 파란색으로... (주절주절)
좋아요, 완벽한 디자인이에요. 돌아가면 바로 만들어봐야겠어요. 세레나, 시식해줄거죠?
 
세레나:(와아..!!)만들어 진다면 정말 아름다울거 같아요..! 대회가 있다면 우승은 간단하겠는데요? 저도 분발해야하는데...으음...뭐가 좋을까요..블루베리스무디랑 소다밀크쉐이크를 층 별로 담아서 살짝 섞으면 우주처럼 보일려나요...(몇마디 더 중얼거리다가..)돌아간다면요, 여행하면서 시폰의 디저트를 못 먹은지 오래된거 같은데...먹고싶어졌어요...
 
시폰:블루베리스무디와 소다밀크쉐이크를 층별로- 맛이 궁금해지네요. 안에 펄을 넣으면 펄 색에 따라 블랙홀이나 다른 별을 씹는 기분도 날 것 같아요. 위에 스파클링을 뿌리거나 작은 베리류를 얹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주절주절)
음... 저도 세레나가 만든 음료가 마시고 싶어져서 큰일이에요. 폴라리스에서 조리도구를 사용할 수 있으려나-
 
세레나:이거 조금 숙쓰럽네요...이렇게 음료를 레시피를 생각해본건 처음이에요. (아핫, 하고 웃고는)폴라리스에 가면 분명 있을거에요. ...지금까지 여행은 어때요? 불편한 건 없었나요?
 
시폰:불편한 건 전혀 없어요- 여태 재밌기만 했고요. 뭔가 새로운 이벤트도 많이 접해서 즐거운데다 앞으로 남은 길도 기대가 되네요-!
다음 역은 바닥이 얼음일까요. 아니면 엄청 뜨거운 용암바닥? 특이한 외형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든지-
 
"이번 역은 빛나는 별 시리우스. 시리우스 역입니다. 이번 역은 네뷸라가 통과하는 간이역으로, 승객 여러분께서는 잠시간의 휴식이 필요한 경우에만 잠시 하차해주십시오. 이 열차는 1시간 후 다시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타이밍 좋게 안내방송이 흘러나옵니다.
 
빛나는 별, 그리고 간이역이라는 소리에 여기저기서 승객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는 건지 그렇게 소란스럽지는 않네요.
 
듣기판정.
 
시폰: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열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이번 역은 안 내려도 되나 보네요. 하기야, 아무것도 없는 별이라 들었는데 내리게 될 리가 없겠지만요. ”
“ 그래도 잠깐 바람은 쐬고 올까 해. 같이 갈래? ”
“ 여기에 바람이 불기는 하나? 전 괜찮아요. 객실에서 한 숨 자고 있을게요. ”
“ 그럼 나 혼자 다녀올게. 쉬고 있어 ”
 
주변 승객들의 목소리를 들은 세레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시폰에게 묻습니다.
 
세레나:시폰, 시폰은 이번에도 내릴건가요?
 
시폰:궁금하니 내려보고 싶긴 하네요.
세레나는요?
 
세레나:시폰이 간다고 하니 저도 같이 가고싶어졌어요. 그럼 같이 내릴까요?
 
시폰:좋아요-
 
열차가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멈춰서 안내방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 열차가 시리우스 역에 정차하였습니다. 열차는 짧은 정비를 거친 후 1시간 뒤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오니 탑승 시간에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
 
… 끼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각 칸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숫자가 적습니다.
 
다들 짐도 챙겨가지 않는걸 보니, 긴 이동에 지쳐 잠시 몸이라도 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모양입니다.
 
시폰과 세레나도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반사적으로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역, 온 사방이 하얗게 빛나고만 있었으니까요.
 
시폰:와아-... (손으로 눈을 슬쩍 가린다)
 
온 사방이 눈부실 정도로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이 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 흔한 열차를 맞이할 역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눈부신 빛은 이 행성의 고요함과 공허함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에요.
 
세레나:정말 하얗네요...(살짝 찌푸리며)...저희도 조금 걸어볼까요?
 
시폰:그래요- 그나저나 정말 아무것도 없네요. 화장실조차도 없는 것 같아요.
바닥이 너무 밝아서-? 아니면 그 어떤 자원도 존재하지 않아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걸까요... 궁금하네요!
 
세레나:그래서 잠시만 쉬었다가는 역인가봐요...(두리번...)(시폰보다 조금 앞서서 걷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전부일지도요...?(밝고...아무것도 없는 땅 봄...)
 
. 걷고, 걸어서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 별은 정말 참으로, 아무것도 없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텅 비어 있다는 사실뿐일 것입니다.
 
이 별에서 살아가는 이가 있다면 아주 외롭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찰나 시폰은 어떤 기시감을 느낍니다.
 
관찰판정.
 
시폰: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주변에 무언가 있는 것 같은데,
 
원체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빛 밖에 없는 장소이다 보니 잘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시폰:음...? (두리번)
 
세레나:...어? 시폰! 저쪽에...누군가 있는거같아요...!
 
시폰:네? (세레나가 말한 방향을 봅니다)
 
사람입니다.
 
이런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별에,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시폰과 세레나가 여기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건지 그저 그 자리에 쭈그려 앉은 채 가만히 있습니다.
 
역에 열차가 왔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는 것 같네요.
 
시폰:여기 사는 사람인걸까요. (조용히 다가가봅니다)
 
시폰가 세레나가 그 사람의 근처로 가까이 다가가면
 
그제야 둘의 존재를 눈치 채고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봅니다.
 
그러나 시폰과 세레나를 보자마자 그의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역시 이번에도 아니구나.
 
꼭 체념하는 것 같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가 말했습니다.
 
시폰:음- (세레나 봤다가 사람 봄)
안녕하세요?
이런 곳에서 혼자 뭐하고 있어요?
 
세레나:
 
:나는...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있어… 아주 중요한 걸 잃어버렸거든.
...다시 돌아오기로 약속했는데, 돌아오지 않아.......영영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시폰:잃어버렸다니... 뭘 잃어버리셨나요?
 
:사람을...
그러고 보니 희한한 일이네, 지금껏 여기에 사람이 찾아온 적이 없었는데. 혹시나 했잖아. 내가 기다리는 사람인 줄 알고...
처음에 그 사람이 떠난다고 했을 때, 나는 그 사람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정말로 소중하니까, 기다리는 순간마저도 행복할 거라고 믿었어.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야… 여기는 너무 외로워. 불확실한 미래는 행복이 될 수가 없어. 나는 계속 후회가 돼. 그냥 그때 가지 말라고 할 걸…
 
시폰:여기서 떠날 수는 없는 건가요?
 
:...떠난다고 해도...그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는 걸...여기나 다른곳이나 마찬가지야.
 
시폰:그렇군요... (곰곰..) 혹시 그 분이 어디로 갔는지 아시나요?
 
:들었지만...너무 오랜시간이 지나서 잘모르겠어. 기억이나지않아...
 
시폰:이런, 그렇다면 그 분의 얼굴은 기억나요?
 
:(고개를 젓는다...)나는 내가 누구인지 잊어버릴 정도로 너무 오래 기다렸는걸…
 
그는 꽤 슬퍼 보이는 얼굴로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심리학 판정.
 
시폰: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특별히 알아챌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시폰:으음-.. (곤란한 얼굴로 세레나 봄)
 
세레나:(시폰 봄)...저희가 찾아드리기는 힘들거 같아요...(안타까운 표정...)
 
시폰:(곰곰... 생각하다가) 혹시 그 분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전하고 싶은 말...보고싶다는 말 밖에는...생각나지 않네. ...여기 시리우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혹시 하나만 물어봐도 괜찮을까?
 
시폰:예에, 뭐든지 물어보세요-
 
:내가 계속 기다리면… 그 사람은 돌아올까?
 
세레나:어...(어떻게 말 해야할지 고민하다가)...돌아올 수 있을거에요. ...아마도요.(자신없는 말투..)
 
시폰:(세레나 봄)(앉아있는 사람 봄)
음, 맞아요.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요. 같은 하늘 아래에 살고 있으니까요.
(하늘- 이라고 하는게 맞을까. 문득 우주를 봄...)
 
세레나:(우주보는거 봄...)
 
시폰:같은 우주... 안에 살고 있으니까요. (슬쩍 정정)
 
:... ...말해줘서 고마워.(부드럽게 웃는다.)
 
시폰:저도 약간이지만 도와드릴게요.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요.
장담은 못하지만...
 
:...괜찮아. ...난 그걸로 충분하니까..
...너희는 지금 행복해보이네. ...너도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
 
시폰:(괜히 뭐 줄 수 있는 거 없나 주머니 뒤적거리다가 텅 빈 거 떠올리고 손 빼며...) 충고 고마워요. 그쪽도 소중한 것이 꼭 돌아오길 바랄게요.
 
:(끄덕인다.)
 
어느덧 네뷸라의 경적 소리가 들립니다.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다니, 빨리 돌아가야겠어요.
 
경적 소리가 들리자 그는 열차가 있는 장소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시폰과 세레나를 보고 이야기합니다.
...정말로 행복한 선택이 무엇일지, 너희는 꼭 알았으면 좋겠어.
 
그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새하얀 지평선 너머로 걸어갑니다.
 
네뷸라에서 잠시 내렸던 승객들도 하나 둘, 다시 네뷸라에 올라타는 것이 보입니다.
 
시폰과 세레나도 다시 네뷸라에 오르면 네뷸라는 그제야 다시 출발합니다. 하염없이 눈부신 행성에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고서는.
 
기차는 다시 한번 덜컹거리며 다음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세레나:...소중한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좋을텐데요..(시리우스에서 만난 사람이 마음에 걸리는 듯.)
 
시폰:그러게 말이에요. 으음... (아까 받은 종이와 펜을 다시 꺼내놓고)
 
세레나:(종이랑 펜 꺼내든거 보고)음? 혹시 뭔가 또 생각났나요?
 
시폰:(종이에 ‘I miss you, Waiting in Sirius.’라고 적고 들어올려본다.)
역마다 붙여놓으면 언젠간 전해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앞으로 두 곳 밖에 안남았지만요.
 
세레나:좋은 방법이네요...! 그렇게 하면 금방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발견될지도 몰라요.
 
차량칸 중 한 칸을 조사 할 수 있습니다.
 
시폰:그렇죠-? 게다가 모르는 사람들도 이걸 보고 호기심에 한번씩은 시리우스 역에서 내려볼 수도 있으니 그 분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후후...)
아, 그러고보니 기차에 바깥쪽 칸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한 번 구경하러 가볼래요?
 
세레나:(가볍게 미소짓고는)그럴까요? 바깥쪽 칸이라면...우주를 맨 눈으로 볼 수 있을거에요.
 
시폰:산소가 없어서 숨이 안쉬어진다던가 하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겠죠? (말하며 일어나 바깥쪽 칸으로 이동합니다.)
 
세레나:그런 일은 없을거에요. 제가 장담할게요!(바깥쪽 칸으로 향합니다.)
 
열차의 가장 뒤쪽, 아예 열차 바깥으로 나와 있는 칸입니다.
 
혹여나 떨어지거나 뛰어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난간이 세워져 있습니다.
 
완전한 바깥으로 보이지만, 바깥으로 나가더라도 문제없이 숨을 쉴 수가 있습니다.
 
세레나:
 
바깥쪽으로 나가보면 네뷸라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 바깥쪽에서 [열차의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건지 사다리도 있네요.
 
세레나:밖은 생각보다 시원하네요...(난간에 손을 짚고 우주를 바라봅니다.)
 
시폰:(괜히 심호흡 한 번 해보더니) 와... 숨도 문제없이 쉴 수 있다니 신기하네요.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네뷸라가 지금까지 지나온 길을 보면 선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득하게 먼 우주 공간과 지금까지 지나왔던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는 것만이 보입니다.
 
시폰:사진... (자기 몸 뒤적거리다가) 아.
세레나, 혹시 카메라 있어요?
 
세레나:카메라요? (가져왔었나...고민함)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아마 가져왔을거에요, 한번 찾아보고 올게요.(짐 놔둔 곳으로 감...)
 
시폰:(카메라 찾으러 가는 세레나 봄)
 
세레나:(조금 있다가 시무룩해진 얼굴로 돌아옴)...없네요...분명 넣었던거 같은데...(잃어버린걸까...)
 
시폰:아-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이 장면을 확실하게 기억에 남기려면... (두리번)
(사다리 물끄러미)
 
세레나:(사다리 봄)사다리로 올라갈려고요? 조심해야겠는데요..?
 
시폰:네, 사다리가 절 유혹하는 느낌이네요. (아님)
위쪽에 뭐가 있는지 봐야겠어요- (사다리 타고 올라가봅니다)
 
세레나:조심해요-
 
사다리를 타고 네뷸라의 위로 올라가보면 시폰은 네뷸라의 위에 우주와는 어울리지 않는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우주에 눈이 내릴 리도 없고, 어울리지 않는 풍경인 건 분명합니다.
 
네뷸라가 원래 우주를 달리던 열차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시폰:(눈...?)
 
시폰이 네뷸라의 위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세레나도 열차 위로 올라오더니, 열차 위에 걸터앉습니다.
 
시폰:(세레나 봄)
 
세레나:(눈 슥삭 치우고는...)여기에도 눈이 있네요...?
 
시폰:으음- 문득 드는 생각인데요, 이 열차는 어디에서부터 출발한거죠?
 
세레나:음-...알데바란이 출발역이였었죠. 그런데 그건 왜...(궁금..)
 
시폰:사실 아까부터- (쌓여있는 눈 보며) ...새하얀 선로를 달리는 장면이 간헐적으로 떠올라서요.
왠지 이 열차가 사실 우주가 아니라, 눈길 위를 달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세레나:... ...(지나왔던 길을 꽤 오랫동안 다시 바라보고는.)...예전에 기차를 타본 적이 있었나요? 아니면 그런 풍경을 봤다건가... 어쩌면 그 때랑 비슷해서 같이 떠오르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시폰:그런가요... (기억을 더듬어본다. 세레나와 함께 겨울에 기차를 타봤던가...?)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음...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아닌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시폰:(가물가물... 미묘한 표정)
세레나, 우리... 겨울에 기차 같이 탄 적 있었나요?
 
세레나:저희요? (잠시 생각하다가...)...있었던거 같아요. 언제였는지는...기억나지 않지만요...(시선을 살짝 옆으로 치우며...)
 
시폰:(눈 돌리는 거 보고 조금 가까이에서 물끄러미 쳐다본다) 정말요?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전반적으로 사실이지만...뭔가...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세레나:(가까이 온거 보고 놀라며)(우와앗.)정말이에요...! (살짝...뒤로 물러섬...) ......새삼스럽게 말하는거지만 시폰은 정말로 좋은 사람인거 같아요. 방금 전의 시리우스 별에서도 그렇고...평소에도 늘 친절하고...가끔 이렇게 장난을 칠 때도 있지만요.(머슥하게 웃고는) ...시폰이랑 친구가 되서 정말...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시폰:(꿈뻑... 꿈뻑... 가만히 세레나 쳐다보기만)
 
세레나:...?(가만히 처다보는 시폰 봄)어...시폰?(뻘쭘.............)
 
시폰:...진짜 새삼스럽잖아요-! (하핫 웃는다.) 나도 마찬가지예요. 세레나랑 친구가 되어서 좋다고 할까, 매번 재밌는 반응 보여줘서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게다가 세레나 덕에 이런 멋진 열차도 타보고- (우주를 바라보며)
누군가 지금 행복하냐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네 하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세레나는 어때요? (다시 시선을 세레나에게로 옮긴다.)
 
세레나:재미있는 반응이라닌 뭐에요...(후후...웃고는)제 덕이라니 조금 부끄럽네요. 시폰이 여기까지 따라와준 덕이죠. ...저도요.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어떤 순간보다도, 특히 이 여행의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다는 점이요.(진심으로 기쁜듯 웃습니다.)
 
시폰:(웃는 거 보며 덩달아 미소짓는다.) 아, 그러고보니 세레나-. 폴라리스엔 무엇이 있나요?
우리... 폴라리스에 뭐하러 가는 거였죠?
 
세레나:저도 폴라리스는 처음이라서...아, 그런데 눈이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거 같아요.
네? 그야 당연히 여행하고 있는 중이였죠-! 시폰도 가끔 깜박할 때가 있군요?(웃음...)
 
시폰:(눈...)(신경쓰임) 아아- 맞다- 그랬었죠. 잠깐 깜빡했네요. (머쓱한 척 머리 긁적)
눈이 내린다면 그곳은 겨울이겠네요. 겨울은 좋죠- 고요하고, 새하얗고, 평화롭고- (열차 위 눈을 손으로 끌어모아 뭉쳐본다.)
 
세레나:괜찮아요.(웃으면서) 시폰은 겨울을 좋아하나요? 저도 나름 좋아하는 계절이였어요, 눈이 잔뜩내리는 날은 시폰 말처럼 고요하죠. 소리를 질러도 눈에 전부 파뭍히기도 하고...(눈 뭉치는거 보면서...)
 
시폰:네, 겨울만큼 잠 자기 좋은 계절은 없으니까요. 수많은 동물들이 괜히 겨울잠을 선택한 게 아니라니까요- (그런 이유가 아니겠지만.) 좋아하는 계절이었다니, 과거형이네요. 지금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거예요? (꾹꾹 뭉친 뒤 내려놓고, 다른 곳에서 다시 눈을 끌어모아 하나 더 뭉친다.)
 
세레나:겨울잠자는 시폰...(상상하고 웃어버림..)그래도 봄에는 일어나는거 맞죠? 계속 자고있으면 안돼요. 음~그렇다고 하는게 맞을려나요. 아무래도 해파리는 봄이나 여름에 더 살기 좋으니까요, 수온이 따뜻한 곳에서 잘 나오거든요.(눈사람 만드는 걸까...계속 구경함.)
 
시폰:당연히 봄에는 일어나야죠- 돈 벌어야 해! (아하하 웃으며 말한다.) 아아, 그렇구나. 해파리도 고생이 많네요. 겨울에도 살 수 있는 해파리는 없을까요? 심해는 미지의 영역이니 있을 법도 한데. (한치도 예상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 그의 좌우명이었다. (아님) 잘 뭉쳐진 눈뭉치 하나를 세레나 손에 쥐어준다.)
세레나. 사실 난 달리는 열차 위에서 눈싸움 하는 것에 대해 로망을 가지고 있답니다.
 
세레나:(같이 웃으면서)그렇네요~ 돈은 역시 중요하죠! 겨울이 끝나도 계속 잠들어 있으면 어떡하지..걱정했다고요.(장난스럽게.) 겨울에도 살 수 있는 해파리도 있어요, 다만 월동기라서 잘 안보일 뿐이에요. 해변에서 볼려면 역시 봄이...(좋아하는 주제...)
(눈뭉치 손에 쥐어진거 보더니)...네에? 전 눈사람 만드는 줄 알았는데...!
 
시폰:(갑자기 웃음 멈춤) 겨울이 끝나도 계속 잠들어 있다면 그건 정말 위험한 상황일테니 911에 신고해주세요. (다시 평소 표정으로 돌아가며) 그러고보니- 해파리는 뭘 먹고 사나요? 아는 정보가 심장 없이 살아간다는 것 뿐이라, 뭔가 이것저것 궁금한 점이 많네요. 세레나라면 잘 알 것 같아요-
후후- 아직 멀었네요 세레나. (자신의 손에 들린 눈뭉치 몇 번 더 꾹꾹 뭉쳐주며) 우리, 원찬스 선빵필승 눈싸움 한 판 해서 먼저 맞히는 사람이 세레나한테 밥 얻어먹기. 어때요? (뭔가 이상함)
 
세레나:(끄덕이고는)걱정마세요. 시폰이 위험해지면 저는 어떻게든 도울테니까요.
(머슥머슥 뒷목긁으며...)저도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해파리는 플랑크톤이나 어류의 알 같은걸 주로 먹어요, 종에 따라선 작은 물고기 같은걸 먹는 경우도 있답니다. 아, 제가 자주보는 책이 있는데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시폰이랑 꽤 오래 알고지냈다고 생각했는데...아직 멀었군요..(크윽..)(계속 듣다가)...어? 그거 어떻게 해도 제가 밥을 사는거 잖아요...!(치사하다---)
 
시폰:역시 든든하네요 세레나는- 과연 친구 하나는 잘 뒀다니까요. 해파리는 그럼 식사를 하면 그 반투명한 몸 안으로 식사나 소화과정이 다 보이는 걸까요? (정말 아는 게 별로 없다.) 책에 이런 정보도 나와있음 좋겠네요. 꼭 알려주세요-
아아- 이런, 들켰나요? (하하 웃으며 뒷머리 긁적)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걸요. 내가 밥을 사려면 지금 입고 있는 옷을 전부 팔거나 이 한 몸 바쳐서-... (말하다가 빈틈을 노려 눈 던진다.)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철퍽.)
 
세레나:전 시폰의 친구니까요. 이정도는 당연하죠.(후후...)음~먹이도 작으니까 잘 안보이지 않을까요? 좋아요, 폴라리스에 도착하면 그 때 알려줄게요.
그러면 제가 맞춰도 의미가 없잖...우왓...!(허둥지둥 피하고)...이제 눈덩이를 들고 있는 사람이 저 밖에 없네요...!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1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슈웅~)
 
시폰:(퍽 맞음)
(눈 후두둑...) ......풉...
 
세레나:제가 이겼네요...밥도 제가 사야하지만요...(멋쩍게 웃음...)
 
시폰:아하하하! (크게 웃기) 설마 진짜 맞힐 줄은 몰랐어요, 심지어 밥 사야하는 본인이- (말하면서도 킥킥 웃는다) 세레나, 우승...큭, 우승 축하드려요. (박수 짝짝짝)
 
세레나:저도 이게 정말로 맞을 줄은 몰랐다고요...(나한테 투척의 재능이...?)혹시 일부러 와서 맞은건 아니죠? (빤히 처다봄...)
 
시폰:큭큭. 그럴리가요- 이건 분명 세레나의 숨겨져있던 재능이 틀림없어요. 이 기회에 야구를 한 번 시작해보는 것도- (키득거리며 농담투로 말한다.)
 
이렇게 열차위에서 한참을 놀다보면 네뷸라호의 안내방송이 들립니다.
 
“이번 역은 바다의 별 케투스. 케투스 역입니다. 이번 역에서 내리실 분께서는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주시길 바라며, 이 열차는 3시간 후 다시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네뷸라호 안으로 다시 들어가면 바다의 별이라는 소리에 여기저기서 시끌벅적한 승객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듣기판정.
 
시폰: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열차에 탄 승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다들 들떠 있는 건지 많은 목소리들이 한 데 섞여 들려오네요.
 
시폰:(시끌벅적하네) 바다의 별이면 해파리도 있을까요?
 
세레나:(!)바다의 별이니까 있을지도요...? 정말 있다면 좋을거 같은데 말이죠...(사카나 생각남...) ..시폰은 바다 좋아해요?
 
시폰:음- 그럼요. 언제부턴지 기억은 안 나지만 세레나 덕분에 바다가 좋아졌던 것 같아요. 파도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물 속에 들어가있으면 고요하니 좋고요. 게다가 바다를 보면 세레나가 생각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세레나:왠지 뿌듯하네요...제가 좋아하는걸 같이 좋아한다는건 이런 느낌이군요...(숙쓰럽다...) 저도 그런 점에서 바다를 정말 좋아해요. ...바다를 보면 제가 생각나나요?(이건 몰랐다...)
 
시폰:네에- 세레나랑 바다는 한 세트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곰곰) 그 왜, 난 세레나의 무의식 속에 들어간 적이 있잖아요? 그것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상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세레나:(아...!)그런 일이 있었죠... 제가 그 정도로 바다를 좋아했군요...무의식에서 까지...(이렇게 전해들으니 새삼스러움...밤식빵 깨달은 기분)잘은 기억안나지만..(사실 기억나는데 부끄러워서 둘러댐) 그 때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시폰:에이 뭘요- 난 그 때 내가 뭘 했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재밌었던 것 밖에는... 뭐 아무튼, 제 머릿속에서는 바다! 하면 세레나- 인 게 당연한 거예요. 참, 이번 역에선 당연히 내릴거죠?
 
세레나:(후후 웃으면서.)와준것만으로도 고마워서 그래요. 당연하죠. 바다의 별인걸요? 바다여행대신으로 생각해도 괜찮을지도요.
 
세레나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네뷸라는 달리는 속도를 서서히 줄여갑니다.
 
마침내 열차의 바퀴가 선로에 닿아 끼이익, 거리는 익숙하지 않은 소리를 냅니다.
 
네뷸라의 속도가 완전히 느려지더니 이윽고 완전히 멈춰서고, 열차가 증기를 뿜어내는 특유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후 열차 내에 감돌기 시작한 소리는,
 
“열차가 케투스 역에 정차하였습니다. 케투스 역에서 내리실 분들께서는 두고 내리는 물건이 없도록 유의하여 주시고, 열차는 3시간 후에 다시 출발할 예정이니 재탑승 의사가 있으신 경우 시간에 유의해주세요.”
 
… 끼익. 묵직한 소리와 함께 열차 각 칸의 출입문이 열립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무거운 짐을 하나 둘씩 챙겨 역으로 내립니다.
 
… 그러고 보니 어느새 이 열차에 탑승해 있던 승객들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좌석 그 어디도 비어 있지 않고 사람들로 꽉 차 있었는데, 여러 행성을 거치고 나니 굉장히 썰렁해지고 말았습니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정착’이라는 것은 ‘여행’과는 결을 달리하는 단어들이었습니다.
 
여행을 위해 온 시폰과 세레나, 그리고 다른 승객들에게는 무슨 차이가 있던 걸까요.
 
아직 비지 않은 좌석 여기저기에서부터 탄식에 가까운 한숨이 들립니다.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게 들립니다.
“ 결국 마지막 역이네요. ”
“ 어쩔 수 없지. 우리도 이제 그만 내리는 걸로 하자. 폴라리스까지 가는 건 정말 미련한 짓이잖아. ”
“ 미련하다니. 혹시나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으면 당장에라도 붙잡았을 거잖아요? ”
“ 그건 그렇지만… 그런 희망은 이제 없다는 거, 잘 알잖아. ”
 
:“ 네에, 짐이나 챙길게요. ”
 
이게 무슨 말일까요.
 
폴라리스까지 가는 게 미련한 짓이라니.
 
저들은 태연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슬퍼 보이기도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뷸라는 폴라리스 이전의, 마지막 역에 도착합니다.
 
남아 있던 사람들은 하나도 빠짐 없이 저마다 짐을 챙겨 내리려 합니다.
 
시폰:(두리번) 다들 여기서 내리네요. 그러고보니 처음에 만난 아이도 케투스에서 내린다고 했었는데-
(여러 의문이 들지만 굳이 말을 꺼내진 않는다...)
(창밖을 봅니다.)
 
창밖을 보면 승차장 너머로 넓은 바다가 바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발을 딛을 수 있는 곳은 역이 유일해 보입니다.
 
세레나:... ...저희도 내릴까요?
 
시폰:좋아요, 내립시다- (내립니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아득한 지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바다였습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낡은 역]과 [안내 간판], 그리고 방금 막 선로에 정차한 네뷸라만이 이 별의 전부였습니다.
 
역에서 벗어나려 조금만 발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바다에 빠져들 것만 같습니다.
 
열차역의 계단은 바다 깊은 곳, 아득한 심해까지 이어져 있었고 열차에서 짐을 챙겨 내린 사람들은 그 계단을 따라 심해 밑바닥으로 가라앉아갑니다.
 
비현실적입니다.
 
비현실적이지만, 아름답습니다.
 
이 별을 뒤덮은 바다는 대기하나 없는 하늘에 수놓아진 별과 은하수를 한가득 집어 삼켰습니다.
 
바다,
 
그것보다는 우주.
 
은하수 그 자체가 이 별에 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레나:와아...(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감탄합니다)...정말 이름 그대로 바다의 별이군요...
 
시폰:그러네요, 바다의 별-... (옆에서 마찬가지로 감탄하며) 정말 아름다워요. 사람들이 이곳에서 내리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네요.
(안내 간판을 봅니다.)
 
케투스 역의 안내 간판에는 이 별을 소개하는 짧은 글귀만이 적혀있습니다.
 
이곳은 고요의 별입니다.
 
시폰:....아. (아까 I miss you 어쩌구를 적어둔 종이 꺼낸다.)
그 분이 찾는 사람이 이 곳을 지날지 모르겠지만... (낡은 역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본다.)
 
케투스 역은 굉장히 낡고 오래되어 보였습니다.
 
역의 절반은 이미 가라앉아 있었고 계단은 이미 바다 깊은 곳까지 이어지도록 침수되어 있었습니다.
 
바다의 별이라기보다는 오직 물 뿐인 행성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세레나:(같이 두리번 거리며 살펴보다가)...아, 저기는 어때요?(어느 한쪽 벽을 가리킵니다.) 저기라면 나중에 떨어져도 물로 떨어지지는 않을거 같아요.
 
시폰:오, 좋네요- (세레나가 가리킨 곳에 종이를 어떻게든 끼워붙여봅니다.)
 
살짝 흔들거리긴해도 잘 붙은것 같습니다.
 
벽에 종이를 붙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폰은 저 밑바닥에서 퍼져오는 어떤 웅장한 소리를 듣습니다.
 
듣기판정.
 
시폰: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저 심해의 밑바닥에서부터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시폰은 눈앞에 마치 꿈과도 같은 광경이 펼쳐지는 것을 봅니다.
 
거대한 고래가 해수면 위로 뛰어오르더니 은하수를 담은 듯한 반짝이는 물을 뿜어냅니다.
 
온 몸이 밤하늘 색으로 빛나는 아주 커다란 고래.
 
고래가 뛰어오르자 물이 이리저리 튀며 허공에서 반짝거리다가 이내 쏟아집니다.
 
커다란 고래는 그 몸을 다시 바다에 담그더니, 시폰과 세레나를 발견한 듯 서서히 다가와 묻습니다.
 
고래:오, 이런 외진 곳에 단체 손님이라니. 반갑지만 좋은 일은 아니로구나. 너희는 어디까지 가니?
 
시폰:와- 안녕하세요- 말하는 고래는 처음 만나봬서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저희는... (세레나 봤다가 다시 고래 봄) 폴라리스까지 가려고 합니다.
 
고래:그렇구나, 너희 둘이라면 분명 끝까지 갈 수 있겠지. 내가 데려다주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고래는 수면에 반쯤 가라앉은 채로 말을 이어갑니다.
 
고래:궁금한 게 있다면 물어보렴.
 
상냥하고 인자한 목소리.
 
세레나는 그저 웃으면서 시폰과 고래를 바라보기만 하네요.
 
시폰:그럼- 저 아래쪽엔 무엇이 있나요? (바다 아래로 향하는 계단을 가리키며 묻는다.)
 
고래:이 아래에는 긴 휴식을 취하는 생명들이 잠들어 있단다.
여기는 케투스, 안식의 땅이라고 불리는 곳이지. 이 넓은 세상 어딘가에는 긴 휴식을 원하는 생명들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선 방해받지 않고 긴 잠을 잘 수 있어. 이런 평온한 휴식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있어선 최고의 행복이겠지.
 
시폰:긴 잠이요? (솔깃)
 
세레나:(엣)(흠칫 시폰 봄)
 
고래:그렇지, 그래서 안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 곳에 오기도 한단다.
 
시폰:그거 되게 흥미롭네요... (호오...)
 
세레나:(저희..폴라리스까지 가는거죠? 시폰 봄)
 
시폰:(세레나 힐끔 봄)(고래 보며 흥미로워하다가 다시 세레나 봄)
 
세레나:(저희 폴라리스까지 가야해요...)(시폰 봄......)
 
시폰:(아 알죠 알죠)(괜히 하하 웃고는)
 
세레나:(안심..!^^)
 
시폰:(다시 고래 보고) 방금 전에 단체 손님이 온 것이 좋은 일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세레나:
 
고래:그야 안식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렇게 긍정적인 일이 아니잖니? 이곳에 안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찾아오기는 하지만 저렇게 단체로 찾아오게 어떤 이동수단을 쓰는 건 아주 드문 일이지.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이 만들어 낸 것 같구나. 참으로 상냥한 사람이야.
 
시폰:(고래의 말을 듣고 곰곰...) 으음- 이동수단을 쓰는 게 드문 일이라는 것은 평소엔 열차가 잘 다니지 않나요?
 
고래:그렇다고 봐야지. 참, 내 등에 한번 타보는건 어떻겠니? 여길 둘러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거란다.
 
시폰:와, 그래도 되나요? (세레나 봄) 같이 타봐요-
 
세레나:좋아요~ 꿈에서도 고래등은 못 타봤는데..신기하네요.(조심스레 올라탑니다.)
 
시폰:(같이 올라탑니다)
 
시폰과 세레나가 등 위에 오르면 고래는 케투스의 바다를 헤엄쳐가기 시작합니다.
 
케투스의 바다는 끝이 없어 보입니다.
 
육지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다에서 시작해서 바다로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고래의 등을 타고 헤엄을 친지 한참이나 된 것 같은데 말이에요.
 
바다는 굉장히 깊어 보이지만, 희미하게 바닥이 보이고 있습니다.
 
수면 아래를 들여다본다면 관찰판정.
 
시폰:(물끄러미...)
관찰력
기준치: 50/25/10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수면 아래에 수많은 사람들이 누워 잠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동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한 없이 편안해보였습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렇게 누워있는 걸 보게 되다니, 참으로 기묘한 일입니다.
 
세레나:저 분들은 편할까요...?(같이 바다 밑을 바라보다가.)
 
시폰:(이건 마치...)(어떤 장소를 떠올린다.)
표정을 보면 굉장히 편안해보여요.
어떤 느낌일 지 궁금하지만- 왠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세레나:그렇네요...다른 별에서 내린 분들은 계속해서 내일을 맞이하겠지만...이 분들은 계속해서 잠들어있게 되는 거잖아요. ...왠지..무섭네요..(어색하게 웃습니다...)
 
시폰:으음- 저렇게 잠든 사람들도 꿈을 꿀까요?
 
세레나:글쎄요...(꿈을 꾸는 것도 안식인가...?)(잘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 기울임...)
저희가 평소 생각하는 수면과는 조금 다른 느낌인거 같은데...(음...)
 
시폰:영원히 끝나지 않는 꿈을 꾼다면 조금 지루할 것 같네요...
 
세레나:(어라)조금 의외네요. 시폰은 꿈꾸는 걸 좋아하니까 왠지...그런걸 원했을거 같았는데.
 
시폰:꿈은 현실을 기반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영원히 잠들게 되면- 분명 소재가 부족해서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게 될 거예요. 그런 건 언젠간 질리기 마련이라서요.
물론 나도 어렸을 땐 영원한 꿈을 꾸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어보니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세레나:(이야기를 듣더니 안심한듯 웃습니다.)다행이에요, 사실...처음에 여기에 남겠다고 하면 어쩌지...하고 조금 걱정했었거든요.
 
시폰: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럴까 생각하긴 했어요-
하지만 우리 여행지는 폴라리스라고 세레나가 말했으니까, 가야죠.
 
세레나:(머라구요. 벙찐 얼굴로 시폰 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표정을 풉니다.)정말 놀랐다구요... ...그래도 고마워요. ...폴라리스는 시폰도 저도 처음인데..믿고 따라와줘서요.
 
시폰:(세레나의 표정 변화에 하하 웃고는) 친구니까 당연하죠.
 
어느 정도 대화를 나누고 나면 고래는 다시 시폰과 세레나를 역까지 데려다줍니다.
 
어느새 네뷸라는 다시 출발할 준비를 하며 경적 소리를 내고 있어요.
 
이런, 더 늦기 전에 열차에 올라야겠습니다. 고래는 두 사람에게 조심히 가라며 인사를 해줍니다.
 
고래:...너희가 원하는 끝에 도달했으면 좋겠구나. 조심히 가렴.
 
시폰과 세레나가 네뷸라에 오르면, 네뷸라는 다시 출발합니다.
 
이 별에 도착했을 때 보다 더욱 적은 숫자의 사람만을 태운 채로 말입니다.
 
시폰:(객석을 한번 둘러봅니다.)
 
거의 비었습니다.
 
이젠 둘만 남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거 같습니다.
 
차량칸 하나의 조사가 가능합니다.
 
시폰:폴라리스에 가는 건-... 우리 뿐인가봐요.
 
세레나:네...그런거 같네요.(두리번...)
 
시폰:음- (곰곰)
모처럼 마지막 역으로 향하는 김에 차장 칸을 좀 구경하고 싶은데. 어때요?
 
세레나:차장칸이요? (창밖을 잠시 보다가)저는 이제 곧 폴라리스에 도착할거 같아서 정리를 조금 할려고 하는데...이번은 혼자서 봐야할지도요.(하하...)
 
시폰:아, 그래요? 하긴 세레나는 짐을 많이 챙겨왔었죠. (같은 디자인의 옷을 떠올리며...)
 
세레나:네, 그래서 미리 정리를 해둘까 싶어서요.
 
시폰:그럼 어쩔 수 없네요- 빠르게 둘러보고 올게요.
 
세레나:(손 흔들고...)그럼, 잘 갔다와요.
 
시폰:(손 흔들며 차장 칸으로 가봅니다.)
 
열차의 가장 앞부분.
 
가장 머리 부분에 위치한 차장 칸입니다.
 
언제나 커튼이 쳐져있던 것과 다르게, 문이 열려있습니다.
 
네뷸라의 차장 칸으로 들어가면 가장 눈에 띄는 건 벽 한 쪽에 놓여 있는 [작은 책장]입니다. 책장 옆에는 세로로 세워두는 형식의 [옷걸이]가 세워져 있습니다.
 
시폰:실례합니다- (두리번)
(아무도 없나?)
 
차장 칸 안쪽의 조종석 부분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네뷸라는 조종하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은하수를 달리고 있습니다.
 
시폰:(무인운전이 가능한 열차라니!)(몹시 흥미로워 하는 중)
(옷걸이를 봅니다.)
 
세로로 세워진 옷걸이에는 모자와 옷이 걸려 있었습니다.
 
흔히 열차의 차장이라 하면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제복과 모자입니다.
 
이게 여기에 걸려 있다는 건, 이 열차의 차장은 지금 차장 같지 않은 차림새로 있다는 것이겠죠.
 
제복에는 명찰이 달려있습니다.
 
제복에 적혀 있는 이름은 세레나의 이름입니다.
 
시폰:...오. (빤히 봄)
...그렇구나- 그랬던 거구나- (깨달은 표정)
(끄덕끄덕) 드디어 모든 퍼즐조각이 맞춰지네- (중얼거리며 옆의 작은 책장을 봅니다.)
 
자그마한 단칸짜리 책장에는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종류의 책들입니다.
 
바로 극지방에 대한 책이죠.
 
극지 여행에 대한 것들이나 극지를 횡단하는 열차에 대한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여기는 우주를 횡단하는 열차인데.
 
자료조사판정.
 
시폰: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폰은 그런 책장 사이에 굉장히 두꺼워 보이는 앨범이 하나 있는 걸 발견합니다.
 
시폰:(쑥 꺼내서 봅니다.)
 
이곳에 꽂힌 다른 책들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두꺼운 앨범입니다.
 
앨범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사진이 하나씩 들어있는데, 모두 흑백 처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시폰은 앨범에서 시폰의 앞이나 옆, 뒤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즉, 이 앨범에는 네뷸라의 승객들의 사진이 있습니다.
 
시폰을 제외하고 말이죠.
 
그리고 앨범의 가장 뒤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죽음 이후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시폰:(글귀를 소리내어 읽습니다.)
 
시폰은 글귀를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딱히 아무일도 일어나지는 않았지만요.
 
...이 열차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시폰은 왜 이 열차에 타고 있나요?
 
시폰:(앨범을 다시한번 훑어보며 제 사진이 없는 것을 확인한다.)
 
다시 훑어봐도 시폰의 사진은 없습니다.
 
시폰:(앨범 탁 덮은 뒤 원래 있던 자리에 꽂으려다가... 도로 들고 객석으로 돌아갑니다.)
 
차장 칸을 모두 둘러보고 다시 객실로 돌아올 때 쯤. 네뷸라는 다시 검은 터널을 통과합니다.
 
창문 바깥이 순식간에 검은색으로 물들고,
 
불 하나 들어오지 않는 열차 내부는 어두워집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시야가 환해집니다.
 
시야가 환해지면 아무도 없는 객실이 보입니다.
 
끝도 없이 늘어선 네뷸라의 좌석에는 각 자리마다 한 송이씩 새하얀 국화꽃이 놓여 있습니다.
 
오직 시폰의 자리만을 제외하고.
 
환해진 창문 너머로 보이는 건 한없이 아득한 우주의 모습이 아닙니다.
 
새하얗게 눈이 쌓이고, 하늘에는 오로라가 드리운 넓은 설원의 풍경입니다.
 
열차가 선로 위를 달려갑니다.
 
커다란 흔들림이 느껴지다가, 열차가 뒤집어지는 감각을 느낍니다.
 
그리고 누군가 시폰을 감싸 안았습니다.
 
따듯하고, 포근하면서도, 익숙한 온기가 느껴지는 품이었습다.
 
세레나:...아무도 없나요?
살려주세요...아직...살아있는 사람이 있어요...!
 
누군가의, 익숙하고도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눈앞에 보이는 건 뒤집어진 채로 눈에 파묻혀버린 커다란 횡단열차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열차에서 튕겨져 나와 눈밭을 나뒹굽니다.
 
시폰이 열차에서 보았던 내리고 싶지 않다며 떼를 쓰던 아이가 저곳에 있습니다.
 
자장가를 불러주던 청년도, 시폰에게 어느 역까지 가느냐고 물었던 아이도.
 
네뷸라는, 죽은 자들이 죽음 이후의 세계를 고르기 위해 만들어진 열차입니다.
 
지금껏 시폰은 죽은 사람들과 기나긴 여행을 해온 것입니다.
 
어쩌면,
 
아마도,
 
분명히,
 
유일하게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이성판정. (0/-1)
 
시폰: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간이 지나면 다시 눈앞에는 우주를 횡단하는 네뷸라의 내부 광경이 보입니다.
 
모두가 죽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선택한 안식을 위해 떠나 아무도 없이 텅 비어버린 이곳.
 
폴라리스까지 가야만하는 승객은 시폰이 유일했습니다.
 
아, 그것은 죽은자들은 도달할 수 없는 역.
 
역에서 보았던 아이가 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폴라리스는 갈 수 없는 역이야.
 
아이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분명 아이와 아이의 부모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폴라리스는 살아 있는 자들의 영역.
 
그렇습니다.
 
오직 시폰만이 생을 위해 달려가고,
 
오직 시폰만이 그럴 수 있었습니다.
 
… 그렇다면 세레나는?
 
세레나는 다른 이들이 모두 안식을 맞이하려 들 때,
 
세레나만은 탐사자와 함께 열차를 타고 달려왔습니다.
 
세레나에 대한 생각이 들자,
 
시폰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의 안내방송음이 들립니다.
 
이번 역은 이 열차의 종착역인 폴라리스, 폴라리스 역입니다.
 
두고 내리시는 물건이 없도록 주의하여주시길 바라며...
 
세레나:... ...안녕히가세요, 시폰. 즐거운 여행이...되었으면 좋겠네요.
 
시폰:...세레나는요?
 
… 그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해집니다.
 
이번 역은 열차의 종착역인 폴라리스입니다.
 
시폰은 이 안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친구, 세레나입니다.
 
이 열차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시폰이 어째서 이 먼 거리를 횡단해야만 했는지.
 
모든 사람이 열차에서 내릴 때도 오직 시폰만이 끝에 도달하기 위해 달려왔는지.
 
끝에 도달하는 시폰의 곁을 계속해서 세레나가 지켜오던 이유는 무엇인지.
 
즐거운 여행이 되었기를 바란다는,
 
형식적이면서도 한없이 슬프게 떨리는 목소리의 의미는 무엇인지.
 
 
 
은하수를 머금은 하얀 국화를 들고 있는 세레나가 어느샌가 다가와서는 시폰을 바라봅니다.
 
시폰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습니다.
 
열차의 객석 여기저기에 놓여진 새하얀 국화꽃이 영원한 꿈을 꿀 때,
 
횡단열차 네뷸라는 시폰과 세레나를 태우고 마지막 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덜컹, 덜컹.
 
어느덧 선로에 오른 네뷸라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별과 은하수로 이루어진 가장 아름다운 선로를 달려가는 네뷸라가 두 사람의 이별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한참이나 침묵을 유지하던 세레나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세레나:...시폰..
 
시폰:...네? (꿈뻑)
 
세레나:(손에 들린 앨범을 보고는...)으음... ...혹시...알아차렸나요?
 
시폰:(들고있던 앨범 내려다보고) ...네, 알아버렸어요. (다시 세레나 본다.)
세레나-... 같이 못가는 건가요?
 
세레나:역시 시폰이에요, 저는 아직 멀었네요...(어색하게 웃습니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여기는 횡단열차 네뷸라... 죽은 사람들의 안식을 위한 열차이자, 시폰을 원래의 세계로 보내주기 위한 열차니까요.
기억나세요? 저랑 같이 극지방으로 열차 여행을 떠났잖아요. 저는 그 때 사고로 분명히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시폰이 살아 있다는걸 알았어요.
그래서 누군가 시폰을 구해주길 바랬었고요.
눈을 떠보니까 여기였더라고요.
...저는 시폰이 원래의 세계로 되돌아가 계속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세레나:그게 제 꿈이에요.
 
시폰:세레나... (웃음기 없는 얼굴로 가만히 바라본다.)
내가- 내가 세레나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세레나:시폰... 저는...저는 괜찮아요. 시폰이 살아갈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해요.
 
횡단열차 네뷸라는 서서히 속도를 줄여갑니다.
 
세레나:이제 곧 폴라리스에 도착할거에요.
그곳에서 원래 세계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어요.
...이제 돌아갈 시간이에요.
 
…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네뷸라가 완전히 멈춥니다.
 
끼익 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린 객실의 문 너머로 기차역이 하나 보입니다.
 
폴라리스라고 적혀 있는, 아무도 없이 고요하기만 한 역.
 
정차한 네뷸라의 반대편에 또다른 열차가 하나 보입니다.
 
이제 저 열차를 타고 떠나면, 세레나는 영영 다시 보지 못하겠죠.
 
세레나 자신은 계속 네뷸라를 타고 떠날 것이라 말합니다.
 
네뷸라의 횡단은 끝나지 않을 테지만, 자신은 그걸로 만족한다는 말도 덧 붙이면서요.
 
세레나:...저는 시폰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시폰:......
 
이제는, 선택해야만 합니다.
 
시폰:(세레나에게 천천히 다가가 안습니다.)
나도 세레나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세레나:...(마주 안습니다.)저희는...
...정말 좋은 친구였어요.
그렇죠?
 
시폰:...좋은 친구였다니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친구라고요. 우리는.
 
세레나:시폰...
 
시폰:(뒤로 조금 물러서며) ...내가 저 열차를 타면 평생 세레나를 못 만나게 되는거죠?
 
세레나:(끄덕인다.)아무래도 그렇겠죠...
그.그래도 괜찮아요. 시폰은...시폰은 살아날 수 있다는거니까요.
 
시폰:그거 알아요, 세레나?
난 세레나가 옆에 있으니까 행복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문 너머 기차역 한 번 봤다가)
...여기에 남을게요.
 
세레나:...! ...정말인가요...? 하지만... ...시폰은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고...해야만하는 것도 있잖아요.(시폰의 선택에 혼란스러우면서도 어쩔줄 몰라합니다.)
 
시폰:저쪽으로 넘어가도 난 혼자예요. 그런 건 혼자 해봤자 재미없거든요-.
게다가 세레나도... 혼자서는 심심하지 않아요?
 
세레나:(정곡을 찔린듯한 표정...)...정말로 후회하지 않아요? 여기에 남는다는거...
 
시폰:네-! 정말 후회 안해요. 난 여기가 좋아요. 세레나가 있으니까.
 
세레나:(환하게 미소지으며)고마워요, 시폰...정말로...정말 고마워요..
(소매로 눈가 닦으며...)
 
시폰:에- 울어요?
 
세레나:(훌쩍...)고마워서 그런걸 어떡해요...
 
시폰:하하- 그래요. 많이 울어요. (안아준다. 토닥토닥)
 
세레나:(훌쩍...훌쩍.......)(토닥임 받으며...)
 
시폰:...나도 고마워요.
 
시폰이 오르지 않은 반대편의 열차는, 시폰을 태우지 않은 채 저 혼자 떠나갑니다.
 
생으로 되돌아가는 마지막의, 유일했던 길이 완전히 사라져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시폰이 선택한 것은 이 길입니다.
 
시폰의 행복은 삶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레나가 존재하지 않는 앞으로의 삶에, 시폰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네뷸라는, 순환합니다.
 
이 영원하고 무한한 우주를 누비며 끝나지 않는 여행을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찾은 행복의 정의입니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 행복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알려주지 않겠지만,
 
분명 모두가 이해해주지 않을까요?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분명 행복할 테니까,
 
우리는 함께 이 영원을 달립니다.
 
END 2
 
순환하는 별
 
시폰 로스트? 세레나 로스트?
 
시폰과 세레나는 육신이 없는 정신체로서 영원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현실 세계에서의 시폰도 그때 사고로 인해 함께 목숨을 잃은 것으로 처리됩니다.